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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선의 동물

거제도와 말 목장

작성자정발장군|작성시간16.02.15|조회수457 목록 댓글 2

<말을 사니 흥에 겨워(買馬偶興)>

거제도는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전쟁과 수군진영의 역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음으로는 유배의 역사, 목장의 역사이다.

섬이라는 환경으로 인해 약 900 년간 거제도 전체가 거대한 목장이었음을 알 수 있다.

거제로 유배 온 이행 홍언충 최숙생 정황 등은 약간의 현금으로 쉬이 말을 구입해서 거제의 절경을 구경할 수가 있었다.

거제도 전체가 거대한 목장인지라, 거제민들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가장 큰 고초는 3년마다 실시되는 목장의 구점(驅點 국마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현장 감사)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할 일이지만, 구점의 역(役)에는 백성들이 몇 백 몇 천의 인원이 동원되어 농번기나 흉년에는 그 고역이 상당했다.

거제도에 분산되어 있는 목장의 관리와 경비는 고스란히 거제민의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초기에는 각 목장을 7진영에다 분담하여 그 역할을 나누기도 했으며 부역하는 날수가 최소 보름 이상이나 되었다.

당시 가라산 목장의 구점 때에는 옥포, 지세포, 고현, 다대포에서 각기 수백 명의 장정들이 동원되어 그 피해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조선왕조실록).

이행(李荇)은 1506년 2월 초에 거제도 상문동 배소에 이배되어 그해 9월 9일 사면될 때까지 약 200여일 거제에서 귀양살이를 했다.

거제 말(馬)은 갈기가 검은색이고 몸통은 자흑(紫黑)색의 털을 가진 자류말(紫騮馬)과 빛깔이 검은 가라말(加羅馬)이 주종을 이루었다.

가끔은 흰점이 있는 말도 있었다한다.

거제도는 고려초기(칠천도)부터 목장을 중앙정부에서 설치하여 조선시대까지 목장을 운영하였으니, 거제도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다.

조선초기에는 거제 7목장을 두었으나 단종 즉위년 1452년부터 거제부 목장 9개소 설치, 4개포구 영전을 설치하였다.
거제 7목장은 "산달도, 구천동, 탑포, 구영등, 장목포, 구조라포, 지세포"이며, 이후 1678년 숙종 4년 기록 중 거제목장 9개소는 "칠천도, 가조도, 산달도, 구천동, 탑포, 구영등, 장목포, 구조라포, 지세포" 목장이다(대동여지도, 신동국여지승람).

조선말기에 거제목장이 통폐합 되어 가조도와 칠천도에만 명맥을 유지했다. 다음 작품은 이행이 거제에서 새말을 사고 난 후 절로 흥이 나서 지은 5언 한시인데 당시 그의 나이 29세였다.

새 자동차를 구입한 젊은이의 심정과 같이, 들뜬 그의 마음과 모습을 읽을 수 있다.

1) 거제 계룡산시(鷄龍山詩) 中 / 정황(丁熿) 1550년대.

三年驅點亦隨例 3년마다 하는 구점의 역은 또한 법식의 예에 따르나
惜哉誰能爲汝憐 애석하도다~ 누가 백성을 가엾게 여길까?
別有空羣矯矯性 성품을 바로잡아 고쳐서 백성을 동원함을 없애면 별천지라,
遊息不與同近阡 가까운 논두렁에도 한가지로 함께 못하면서 편히 쉰다네.
峯轉谷阻蹤不到 산봉우리 선회하다 골짜기에서 막혀 도달치 못하고
每至驅期晦雨煙 매번 말을 몰아내는 기한에 그믐밤 빗속 안개가 끼고
求固循常汝無意 상례에 따라 가두어 불러들이니 너에겐 의미가 없는데
死首且買應不然 죽은 머리도 또한 사는데 아마도 그러해야 하지 않겠는가.

2) 말을 노래하다. 진퇴격(詠馬進退格) / 이행(李荇).

新買紫騮馬 새로 자류마 한 필을 샀더니
自無靑玉珂 절로 청옥 말굴레 장식은 없다네.
千金那解惜 천금인들 어찌 아까워할 쏘냐
萬里未爲賖 만 리 길도 이제 멀지 않느니
蠻草春猶短 남방의 풀은 봄에도 외려 짧고
邊風晩更多 변방의 바람은 저물녘 더욱 많네
時時振翠鬣 때때로 푸른 갈기 떨쳐 달리니
不必駕瑤車 요화거를 탈 필요가 없어라.

[주1] 자류마(紫騮馬) : 털이 붉은빛이고 검은 갈기를 가진 준마. 자류마를 노래한 작품들은 대개가 돌아갈 것을 그리워하는 원정 나간 병사들의 마음을 읊은 것이다.

[주2] 요화거(瑤華車) : 좋은 수레를 말한다. 주 성왕(周成王) 4년에 전도국(旃塗國)이 봉황 새끼를 바치면서 요화거에 실었다 한다.

3) 말을 사다(買馬) / 이행(李荇).

舊馬騎十年 말을 십 년이나 오래 탔더니만
與我等衰老 나와 마찬가지로 노쇠하였구나
我今落海嶠 나는 지금 바닷가로 귀양 온 몸
馬亦甘伏皁 말도 달갑게 구유에 엎드렸어라
新駒未試鞍 새 말은 아직 타 보지 않았지만
已覺骨相好 골상이 좋은 걸 벌써 알겠구나
何時倚玉蹄 그 언제나 힘찬 발굽에 의지해
馳下章臺道 번화한 도성 거리 치달려 볼거나.

4) 자진(子眞)이 말을 샀다는 말을 듣고(聞子眞買馬) / 이행(李荇).

買馬從胡奴 되놈에게서 말을 샀지만
馬實非胡種 말은 기실 되놈 종자가 아닐세
一顧人豈無 한 번 보아 줄 사람 어찌 없으랴
萬里氣空勇 만 리 달릴 기운만 용맹스럽구나.
古來穆王駿 옛날 목왕이 타고 다녔던 준마도
未必皆龍媒 반드시 다 용마였던 것은 아니지
長風起日夕 긴 바람이 밤낮으로 일어나건만
伏櫪慙雄才 재능을 못 펴고 구유에 엎드렸나니.

[주1] 한 번 보아 줄 사람 : 전국 시대에 말을 잘 감정하던 백락(伯樂)을 가리킨다.

[주2] 목왕(穆王)의 준마(駿馬) : 주(周)나라 목왕이 천하를 주유하면서 요지(瑤池)에 당도하여 서왕모(西王母)를 만나기까지 하였는데, 이때 타고 다녔다는 여덟 필의 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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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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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발장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2.15 거제도... 어디일까?
  • 답댓글 작성자영취산 | 작성시간 16.02.15 임진왜란 이동경로 보면 부산포 다음이 거제도라고 ....! 산동성 안쪽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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