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다 음악 >
이 동 주
2026.06.11.목요일
하얀 바탕에 그린 까만 선 사이로 노란색이 보인다.
오늘 읽을 그림책 <모두 다 음악>이다. 표지에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상을 받았다고 적힌 금색 인장이 보인다. ‘미란’이라는 작가님이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를 만들다가,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일상에 지친 얼굴로 앉아있는 두 회원의 마음을 위로해 줄까?
기대 반, 피곤 반으로 그림책을 펼쳤다. 음악을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했다. 작은 소녀는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하루를 시작한다.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서는 순간, 들리는 음악이 노란색의 악기로 보인다. 옆집의 담장에 있는 실로폰으로 연주하는 비발디의 사계, 첼로 끝 스크롤 분수에 뿜어져 나오는 음악과 아이들의 웃음소리, 하프의 우아한 곡선을 타고 흐르는 연주곡, 도시의 높은 건물들 사이로 오르내리는 음악 소리, 도로의 횡단보도 위로 펼쳐진 피아노의 건반들은 음악이 우리의 일상에서 가까이 있음을 느끼게 했다. 소녀와 친구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공원의 기다란 가로수길을 따라 높이 뻗어있는 트럼펫의 시원한 소리를 눈으로 충분히 체험할 수 있었다. 음악의 이미지화는 청각의 시각화로 아이들의 공감각을 길러주고 오감의 교류를 도와준다.
<모두 다 음악> 그림책을 덮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도서관에서 빛그림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정란샘의 마음도, 비속어를 쓰는 아이들에게 상처받은 나의 아픔도 위로받았다. 마치 시원한 바람이 흐르는 공원 한 바퀴 돌고 온 기분이다. 평온한 하루를 지내기도 어렵지만, 누군가의 하루를 음악으로 가득한 24시간으로 그림책으로 풀어내는 것도 쉽지 않다. 음악이 주는 위로와 선물을 눈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그림과 글이라는 매체로 잘 보여준 점이 볼로냐의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 같았다. 삶의 어려움도, 하루의 번잡함도 모두 다 음악처럼 듣고 경험하고 흘려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림책은 복잡한 성인의 마음을 가라앉힌다.
더 편안하고 가볍게 만들어서 주변과 환경에 더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그런 과정에서 위안과 즐거움을 얻는 듯하다. 저녁에 글과 그림 사이에 있는, 보이지 않는 미묘한 간극(間隙)을 내 생각과 상상력으로 채우는 시간이 행복했다. ‘아, 나의 하루도 그림책처럼 쓰고 그려서 표현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펜으로 엽서에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해 본다. 그래서 오늘도 늦은 시간에 어린이도서연구회 모임에 와서 그림책을 읽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PhIKoyYln_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