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 종합병원에 아이 치료차, 방문했습니다.
늘 병원 가는 길에 소지하는 방사능측정기를 가지고 갔습니다.
얼마전에 이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병원내 방사선실태에 대해 원자력안전기술원에
신고는 했지만, 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 확인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대체적으로 방사선 관리가 잘 이루어진다고 안심하고 늘 가는 병원안의 까페에
들어가는 순간, 측정기는 0.0300-0.0500 마구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을 일단 피신(?) 시키고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서 그 주위를 서성이다가
분명 까페안에서 뭔가 방사선이 잡히는 것을 확인했고,
안내데스크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 안내데스크 분과 수치 확인을 재차 한 후, 그 분이 제 측정기를 가지고
핵의학과와 방사선 관리과를 찾아 가지고 가 버리셨고,
전 괜히 신고를 했나. 좀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어요.
남들 지나치는 일을 혼자 이러고 있는 것이 왜!! 자꾸 난 이런 일에 휘말리는 건가..
휘말리는 것 보다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인 것이 ... 또 할 일들이 있었는데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 내자신과 아이들이...
어쨋든. 방사선 관계자가 나타나고,
대뜸. 내 측정기를 보더니 " 교정을 언제 받았나" 어디서 샀나"
제 측정기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만나자마자 다그치길래 기분이 상했어요.
그분이 본인이 쓰는 측정기를 가져오고 까페안을 살피더니
역시 고선량이 잡히니..문제를 알아보려고 사람들에게 재보시더군요.
한무리의 남자일행의 한분.. 그 분이 아침에 방사선동위원소 치료를 받으시고
귀가하지 않은 채, 일행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으셨더군요.
어쩄든. 많은 언론에도 재차 말씀드렸는데,, 갑상선 치료받으시는 분들의 차후 관리허술에 대해
언론에서도 많은 보도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피폭되는 것입니다.
병원관계자 중에 어떤 분은 잘 지적해주었다 하셨지만. 막상 핵의학과 분은 이런 상황이 당황스러운 지..환자에게 귀가하시라고 주의를 드렸지만 환자 본인이 돌아다니는 것을 어찌하느냐..
그리고 평균 피폭량에 대해 설명을 하시길래.. 그 관련은 저도 잘 알고 있으니
환자들에게 재차 주의 당부를 해주시고,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는 일이 있다고 분명 강력하게 주의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는 도중, 사람들은 모여들고.. 또 그 환자분이 까페에서 우리를 향해 걸어오시길래..
아이들이 바로 옆에 있었던 저는 이야기를 하다말고 도망쳐 나왔습니다.
오는 내내, 그 환자에게 본의아니게 상처를 드린 거 같아서 너무 죄송했습니다.
전 방사능,방사선을 고발하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평온하게 내 일상을 살아가는 중에
그동안 내가 몰라왔던 이런 일들을 방사능 측정기를 소유한 탓에 알게 되는 일들에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치료받으러 갔던 병원이든, 또는 마트이든,
생각지도 못하게 이런 일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아이랑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를 정도로
힘듭니다.
일본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측정기 소지자들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이런 일들은 이 병원에서만, 또는 버스에서., 마트에서만 겪는 일은 아닐 겁니다.
관리체계를 확실히 해주세요. 환자본인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나라에서 관리를 해달라는 말입니다. 일상의 평온함이 무참히 깨지는 오늘 같은 날. 그 환자분도 또, 이런 진실을 알게 되는 저도
참 기분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