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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대한방사선방어학회의 방사능아스팔트 설명회에 대한 인의협의 입장 |

작성자별의정원|작성시간12.12.08|조회수125 목록 댓글 0

성명서] 사이비 이론으로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마라!

 

- 대한방사선방어학회의 방사능아스팔트 설명회에 대한 인의협의 입장 -

 

 

 

 

 

2011년 11월 21일 대한방사선방어학회 주최로 '서울 노원구 일부 도로 방사성 물질 측정 관한 설명회'가 열렸다. 일본의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국민들이 방사능에 대해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고, 이런 와중에 발생한 아스팔트의 방사능오염 사건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국민의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한 학회의 노력이라고 보였다. 학술단체의 설명회이어서 사고의 원인과 영향에 대해 보다 과학적인 접근과 합리적인 대책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그 발표된 내용을 보고 우리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설명회의 발표내용은 도로 방사성 물질 오염에 대하여 국민들이 불필요하게 과민반응을 하고 있으며 방사성 물질 오염 도로로 인한 건강피해에 대한 역학조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학술단체의 학술적인 토론과는 다분히 거리가 먼 차라리 핵산업계의 홍보에 가까웠다.

 

 

무엇보다도 당혹스러운 것은 한양대학교 이재기 교수의 발표에서 국제 공중보건학의 영역에서 그 오류의 심각성으로 인하여 오래 전에 퇴출되었던 이론이 버젓이 대한방사선방어학회라는 학술단체의 이름으로 주장되었다는 사실이다.(그림1) 소위 과학을 자기 정체성으로 하는 '학술단체'의 회의에서, 핵공학/핵물리학을 전공한 교수가 자신의 전문영역이 아닌 생물학적인 인체영향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였다는 사실은 과연 이 방사선방어학회가 학술단체인지 조차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비전문가에 의해 발표된 이 시대착오적인 주장은 저선량에서는 방사능 피폭이 오히려 암 발생을 줄여준다는 것이고 이를 호메시스 이론이라고 설명한 것이었는데, 호메시스 이론은 세포 수준에서 발견될 수 있는 생물학적인 현상의 일부이지, 개체로서의 인체나 인간집단에서 확인된 건강영향에 관한 이론이 아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그 어떠한 연구에서도 저선량 방사선 피폭이 암 발생을 줄여준다거나 건강에 오히려 이롭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과거 다른 나라들의 경험에서 보면 이처럼 세포수준에서 발견되는 호메시스 현상을 사람의 건강영향 수준으로까지 확대 비약하여 사람들의 방사능 위험에 대한 인식을 교란시키는 행위는 핵산업을 옹호하는 집단이 상습적으로 사용해온 전형적인 사기수법이었다.

 

 

의학/보건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론은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핵폭탄 투여 후 생존자들에 대한 연구와 체르노빌 사고 이후 우크라이나 및 벨로루시의 피해자들에 대한 연구와 같이 사람집단에 대한 역학연구를 통해 수립된 LNT(linear no threshold) 모델이다.(그림 2) LNT 모델은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암이나 유전영향과 같은 확률적으로 일어나는 건강영향에는 문턱선량(threshold)이 없으며, 아무리 적은 선량이라도 암 발생의 위험이 존재하며, 암발생의 확률은 피폭선량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이 LNT 모델은 설명회의 또 다른 발표자였던 서울대학교 강건욱 교수에 의해 소개되기도 하였는데 이 사실은 LNT모델이 저선량의 건강영향에 대한 가장 타당한 해석임을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NT 모델과 상치되는, 게다가 사람수준, 사람집단 수준에 전혀 적용할 수 없는 호메시스 이론을 근거로 방사능오염 도로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강변하였다는 것은 스스로 과학자임을 부정하는 선언을 한 것을 넘어서서, 이 학술단체가 핵산업의 홍보 전위대가 아닌가 의심하게끔 하는 대목이다.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정부나 정부 산하기관의 입장과는 달리, 적어도 학술단체의 이름을 내 걸고 하는 설명회라면 과학성과 객관성에 근거하여 이끌어낸 결론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게다가 역학조사가 비용만 낭비하는 것이며 얻어낼 결론이 없다고 하는 주장은 도저히 학문을 하는 사람의 논리라고 할 수 없다. 역학조사에서는 '영향 없음'이라는 결과가 도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결과 또한 의미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을 미리 정하고 '전혀 필요 없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인 방법론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아주 위험한 태도이다.

 

 

올해 초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는 일본뿐만 아니라 지구 전역으로 핵물질을 확산시켜 놓았다. 대한민국 또한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국민들은 수산물을 비롯한 먹거리 걱정에 휩싸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방사능 아스팔트 사건을 접한 국민들의 정당한 불안과 걱정에 대하여 국가와 정부가 성실하고 진지한 정책으로 응답하기 위해서는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가 무엇보다 필요하며, 그 중의 핵심은 역학조사가 될 것이다.

 

이번 대한방사선 방어학회의 설명회를 보면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정부와 방사선방어학회에 다음 사항들을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방사선 방어학회는 사이비 이론으로 국민을 호도한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둘째, 정부는 이번 방사능 오염 아스팔트 사건의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역학조사를 포함한 주민 건강에 관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라.

셋째, 방사선 방어학회는 국민의 반핵여론으로부터 핵산업계를 방어하는 활동을 중단하고 학회의 명칭에 맞게 방사선 피해로부터 국민을 방어하는 학술단체다운 활동을 하라.

 

 

2011년 11월 24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첨부자료>

<그림1> 이재기 교수가 발표한 내용으로 낮은 방사선은 암발생을 오히려 줄여준다는 호메시스 이론

 

 

 

 

 

 

<그림2> 무역치 선형(LNT, linear no threshold) 모델. 피폭량과 암발생은 비례적 관계가 있으며 문턱이 없다는 의학계의 정설이다. 그림에서 맨 아래에 점선으로 표시된 것은 문턱(Threshold)까지는 피폭되더라도 암발생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가설로서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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