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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나팔꽃 아래 / 황중하

작성자손진숙|작성시간26.06.05|조회수4 목록 댓글 0

나팔꽃 아래

 

황중하

 

 

 

은빛 빗줄기 속에

보랏빛 나팔꽃이 피어 있다.

 

두 마리 다람쥐가

고운 꽃잎 우산을 작은 손에 꼭 쥔 채

서로의 온기에 기대고 있다.

 

후드득후드득

빗줄기 거세질수록

둘의 몸짓은 더 가까워지고

꽃잎 우산이 살짝 당겨진다.

 

흔들리는 나팔꽃잎 위로

맑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토록 작고 연약한 존재들도

서로에게 작은 우산이 되어줄 수 있구나.

 

다람쥐는 꽃잎 아래에서

서로의 숨을 맞대며 한 시절을 건너간다.

 

다람쥐와 꽃잎

그리고 보랏빛 나팔꽃이 서로의 세계를 비춘다.

 

맑고 투명한 빗방울이

꽃잎 우산 위로

떨어진다.

 

 

시집 불가능의 온도』 2026.4

황중하1982년 경기 화성 출생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졸업. 2013년 시인동네》 신인문학상 당선시집 아직 나는 당신을 처리 중입니다』『불가능의 온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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