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돌
정영숙
시간을 돌 속에 가두려면
눈보라 속 노란 수선화 그리기
가슴에 붉은 장미 심고 매일 물 주기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철로변에 누워 은하수 건너기
빨간 깃발이 보이는 바다 한가운데까지 헤엄치기
자정의 시계탑 광장에서 바라보던 찬 별
아침이 오지 않는 밤과 마주 앉아 부르던 노래
새벽빛 쏟아지는 방, 장지문에 피어나던 하양 꽃잎
흰 눈처럼 쌓이던 순백의 사랑
돌 속에 새겨놓는다면
영원이란 시간 속에 머물게 되리
돌 속에 잠든 사랑
억만년 뒤 어느 화가의 모래그림으로 다시 태어나리
시집 『함제미인』 2026.6
정영숙|1947년 대구 출생. 서울교육대학교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993년 시집 『숲은 그대를 부르리』로 등단. 시집 『볼레로, 장밋빛 문장』『황금 서랍 읽는 법』『하늘새』『옹딘느의 집』『물속의 사원』『지상의 한 잎 사랑』『나의 키스를 누가 훔쳐갔을까』, 활판시선집 『아무르, 완전한 사랑』, 산문집 『여자가 행복해지는 그림 읽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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