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만 닿는 기억
최명운
너무 깊이 들여다보면
그날의 통증이 다시 일으켜 세울 것 같아
눈을 낮추고, 숨을 고릅니다.
그렇다고 외면하면
그 안에서 웃고 울던
‘그때의 나’가
한 번 더 버려질 것 같아
차마 등을 돌리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당신은
불 앞에 선 사람처럼
손끝만 잠깐 내밉니다.
뜨거움을 확인할 만큼만,
상처가 되지 않을 만큼만.
그 짧은 접촉은
미련도, 후회도 아닌
살아남기 위해 배운 거리.
기억을 태우지 않으면서
지금의 나를 지키는
가장 조심스러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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