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무게
최명운
닦아낼수록 얼룩이 번지고
비워낼수록 허공이 차오릅니다
손에 쥔 것을 놓았으나
손바닥엔 여전히 그 온기가 눌어붙어
버린 것보다 더 무거운 이름으로 남습니다
잊으려 고개를 저으면
기억은 발치 아래 쏟아진 구슬처럼
도망칠수록 더 요란하게 굴러와 발을 붙잡고
결국 번뇌는
지워야 할 낙서가 아니라
나를 따라다니며 키를 키우는
해가 저물녘의 긴 그림자였습니다
차라리 눈을 감고
그 어둠 속에 가만히 앉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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