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靜寂)
최명운
애써 휘저어 비우지 않기로 합니다
먼지는 가라앉아야 바닥이 보이고
물결은 멈춰야 달을 품는 법이니까요
버려도 남은 무게는
내 몸을 누르는 짐이 아니라
부유하던 마음을 붙잡아 주는
깊은 바다의 추(錘)라 여깁니다
잊으려 애쓰던 소음들이
어느덧 먼 산의 안개처럼 흩어지고
이제 마음에는
비어 있는 깨끗함이 아니라
가득 차 있어도 고요한
깊은 밤의 숲 하나가 들어앉습니다
그저 바라봅니다
일렁이던 모든 것들이
제 자리를 찾아 고요해지는 순간을
억지로 닦아내려 하기보다
모든 것이 스스로 가라앉아 평온해지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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