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물속에 이마를 헹군다
산숲에서 잉어, 붕어, 피라미 떼들이
몰려다닌다
내가 낚은 물고기 눈알들이
들판에 허옇게 뿌려져 있다
꿩알 노란 노른자 프라이팬에 땡글땡글
눈동자 반 넘어 차지하는 얼굴 작은 아이
바닷물 속에서 군단을 이루고 다니는 멸치 떼처럼
무리 짓지 않으면 존재감 잃어버리는
오종종 발을 포개고 얼굴을 모아야
눈에 띄는 서민들,
끈질긴 생명력으로 꽃들이 다 지고 난 후에도
가을 늦게까지 마른 줄기 붙들고 달려 있는,
조연도 못 되는 엑스트라
길 가다 누가 탁, 뱉은 이름 같은
개망초,
시골 밭 자락에서
일하는 엄마 등 너머 저쪽
혼자 자고 혼자 크는
어릴 적 동무 개똥이
-시집 『바람의 발자국』(문학의 전당,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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