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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가는 길 / 박서영

작성자情人 박재근|작성시간26.06.10|조회수2 목록 댓글 0

너에게 가는 길 / 박서영

 

ㅡ 무덤 박물관에서

 

 

살아가는 일이 화살표 하나를 따라가는 것이어서

매표소에 들러 표 한 장을 끊고

새의 주둥이 같은 화살표를 따라 갔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무덤에는 길을 가르쳐 주는 안내인이 있고

입구와 출구가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다

적어도 나는 행방불명 따윈 되지 않을 것이다

안심이 된다

 

너에게 가는 모든 길은 화살표와 연결되어 있다

전봇대에 납작 붙어 있는

흰 종이 위의 화살표를 따라

너를 만나러 간 적도 있고

병원 영안실의 화살표를 따라

너를 찾으러 간 적도 있다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아서 좋다

 

어떨 땐 그렇게

단순 명료한 대답에 도달해서

입구와 출구를 번갈아 보며

나는 퇴화된 인간처럼 순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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