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가는 길 / 최영철
우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속도로를 벗어나야 합니다 차의 속도를, 팍 줄이시고 한참 몸이 물들고 있는, 벚나무의 사열을 5분쯤 받으시기 바랍니다 아직, 희희낙락할 때가 아니라는 건, 설마, 아직 모르시겠죠, 들판을 버리고 산으로 접어드는 갈림길에서 좌회전해 인근 축사의 쇠똥 돼지똥 냄새를 100분간 맡으셔야 합니다 코를 틀어쥐고, 혼미해질 때까지 이 상황을 감수하지 않으면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하시고 이것이, 우리가, 나고 자랐던, 또 어느 날 매정하게 뿌리치고 나온, 고향의 곪아터진 고름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가슴을 펴 그것을 심호흡으로 핥으시기 바랍니다, 그런 뒤라야 왼쪽으로 도열한 강의 박수갈채를 받을 자격이 있으며, 잘하면 속울음으로 참고 있는 산의 신음을 여음으로 듣게 될지 모릅니다 아 참, 도로 중앙을 점거한 채 낮잠에 빠진 잡종개 두어 마리 만날 수도 있으니 그놈들 볼 낯이 없거든 게발 졸음과속운전 하시다가 터진 토마토처럼 저녁놀에 임종하셔도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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