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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기르는 마음

작성자덕유|작성시간26.06.06|조회수29 목록 댓글 0

                            병아리 기르는 마음

                                                                       이담 안광석

 

내리 사랑이라더니, 손자들이 귀여워 눈에 아른 거리지

만 세태가 그런지 아들집에 가기란

쉽지가 않다.

여름방학이 시작 되자마자 아들네 식구 10살 7살짜리

손자들이 왔다.

며칠 있으려는지 짐이 한차였는데, 그중에 예쁜 햇병아

리 두 마리가 있었다.

큰 손자가 학교 앞에서 갓난 병아리가 너무 예쁘다고 사

와서 아파트서 며칠 기르다가 가져온 모양이다.

아주 예쁜 병아리는 아파트에서 보기는 좋아도 기르기엔

불편하던 차에 할아버지한테 가져온 것이었다.

첫눈에 노랗고 하얀 털을 가진 병아리가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노란주둥이와 발가락 그리고 하얀 솜털로 쌓인 두 마리

의 병아리를 마당 잔디밭에 놓아주니 천국을 만난 기분인

지 삐약, 삐약, 짹 짹, 노래를 부르며 휘젓고 다닌다.

누가 걸어가면 졸졸졸 따라 다니며, 두 마리가 달음박질

도 하는 것을 보는 손자들은 손뼉을 친다.

저녁이 되어 큰 박스에 재울 집을 만들었다.

손자들은 잠이 깨자마자 병아리를 내놓고 놀고 있다.

먹이를 어린것이라 무엇을 줄까 생각하다가 좁쌀을 사다

주었는데 잘 먹지 않는다.

미숫가루를 물에 개여 주어도 안 먹고 마당에서만 종종

걸음이다.

손자들은 마냥 좋아 병아리만 쳐다보고 있다.

나도 오랜만에 보는 햇병아리의 예쁜 모습에 흠뻑 취해

본다.

며칠 후 손자들이 가던 날, 며느리는 손자들에게 병아리

의 생명을 위해서 할아버지 집에 놓고 가야 한다는 이유를

몇 시간 동안 설명하고 회유하고서 병아리는 나에게 맡겨

지게 되었다.

연약한 어린 생명! 뾰족이 올라오는 연둣빛 새싹과 같은

예쁜 병아리!

나에게는 이제 보는 것도 좋지만 잘 키워야한다는 병아

리 보호자로서 손자들이 무척이나 아쉬움을 가지고 이별을

한 병아리를 키울 의무감이 생겼다.

하루는 병아리 소리가 커서 나가봤더니 커다란 고양이가

앞에서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당에 사람들이 없으니까 고양이가 소리 듣고 온 후론

수시로 나타나기에 이젠 병아리 파수꾼이 된 셈이다.

낮에 밖에 내놓을 때는 항상 지키고 보는데 병아리는 나

를 알아보는지 졸졸 따라 다니며 노래를 불러준다.

전보다 더 경쾌하게 맑은 목소리다. 어떻게 어린 체구에

서 아름답고, 고운 소프라노 음성이 나오는지 신기하다.

비록 대화는 할 수 없어도 고개를 들고서 삐약,삐약이

아닌 꼭, 꼭, 꼭, 꼭 인사를 한다.

이 연약한 생명을 어떻게 고귀하게 잘 키워 줄 수 있을

까?

고양이도 병아리가 귀여워 같이 놀아 주려고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손자들 생각이 났다.

한 달이나 되었으니 티 없이 예쁘게 커온 병아리 사진을

영상으로 전송하니 손자들이 좋아서 야단들이다.

매일 아침이면 병아리를 밖으로 내어 함께 운동을 하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다.

드디어 추석 한가위 명절에 아들네 식구들이 왔다.

먼저 병아리부터 쳐다본다.

손자들은 훌쩍 큰 병아리를 보자 기뻐 어쩔 줄 모른다.

사랑을 흠뻑 먹고 자란 병아리는 날개도 생겼다고 손자

들에게 뽐낸다.

화단 거미줄에 있는 거미를 날렵하게 점프하며 잡아먹는

것을 본 손자들은 흥미로운 표정이다.

우량아가 되어 두 달 동안에 목도 크고, 다리도 커져서

걷는 폼이 현숙한 요조숙녀가 된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병아리를 장닭으로 키울 수 없는 자질을 가

졌기에, 또한 좋아하고 사랑하며 키운 병아리가 어미닭이

되어 생을 마감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다.

여기까지가 인연이다 생각하고 궁리 끝에 양촌에 있는

농가에 주어 편하게 커서 안주하도록 결정하고 손자들에게

좋은 말들을 다 동원해서 응락을 받아냈다.

병아리야! 부디 그곳에 가서도 잘 적응하여 건강하게 지

내서 어른이 되어 모두가 사랑받는 병아리들을 만들어다

오.

우리 집에서 배운 슬기와 삶의 터득을 토대로 해서 꿋꿋

하게 사랑받으며 잘 살길 바란다.

 

병아리를 시집보내며...

닭아!

뉘라서 석두라 흉보나?

영롱한 병아리 슬기

오색으로 장식한 자태

봉두난발 대드는 용기와

새벽 예고하는 영감하며

그리고, 그리고

종족 늘리려 일편단심

알을 품어 단식하는 인내하며

솔개 떴다하면

날개 품어 새끼 숨기는 슬기하며

많은 새끼 먹이 찾아주는 모정하며

닭아! 너!

석두 아니란다, 아니란다.

 2011/ 3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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