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방 유채꽃 나들이
서정훈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삼척 맹방에 많은 관광객이 봄꽃 맞이에 시끌벅적 하다.나역시 그들중 한사람으로 이곳저곳 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되어 그만 일행을 놓치고 혼자가 되었다.그런데 혼자가 된다는게 그다지 싫지 않았다.오히려 여럿이 다니면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불편할때도 있다.난 혼자 사진 찍기는게 더 편한 마음으로 나름 좋은 빛과 구도를 찾으려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을때 느닷없이 누군가 내 얼굴을 손으로 쳤다.어느 관광객이 내 앞에서 장난스런 행동하다 그만 실수를 한것이다
좀 아프다는 느낌이 들때 50대로 보이는 그 여자분은 깜짝 놀라며 연신 미안하다 하며 어쩔줄 모른다.그 모습을 대여섯명이 깔깔 거리며 웃는걸 보니 일행인듯 했다.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주저 앉았다.사실 코가 좀 아팠지만 당황하는 여자분을 놀래 주려는 마음에 많이 아픈척 연기를 했다. 연신 미안하다 며 내 얼굴을 바라보는 그분에게 "어떻게 할거냐? 미안 하다면 내가 시키는대로 하겠냐?"하니 걱정스런 모습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묻는다.일단 핸드폰을 달라고 했다.순간 그 여자분은 얼굴이 변하며 왜 그러냐며 되 묻는다.난 웃으며 당신들 사진찍는 장소나 구도가 맘에 안들어 내가 사진을 찍게 해 주면 없던일로 하겠다.하니 그제야 긴장 하던 모습에서 환한 표정으로 깔깔 웃는다.
난 장소를 옮겨가며 인물 사진 모드로 몇장을 찍어 보여주니 다른 일행들도 핸드폰 사진이 너무 잘나왔다 며 감탄 하는 것 아닌가.사실 난 30년 넘게 사진 취미 활동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정도는 별거 아니였다.이젠 일행 모두가 이쪽 저쪽에서 사진 찍어 달라는 소리가 즐거운 비명으로 들렸다.내 조그만 재주로 남을 기쁘게 한다는게 오히려 내가 더 즐거운일 아닐까?알고보니 부부 동반으로 나들이 왔던것이다.그러던 중 어느 한 여자분이 내게 부탁을 한다.
자기네 부부는 이제껏 변변한 사진이 없다 며 남편을 데리고 와서 사진 몇장 찍어 달라는 것이다.거절할수 없는 부탁 아닌가?
사실 난 그분들에게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망설였지만 특별히 부탁 받은 부부의 사진 이라 온갖 웃기는 말과 제스처로 자연스럽게 표정이나 자세등을 연출해서 성의껏 찍은 사진을 여러장 보여주니 너무 맘에 든단다.내가 봐도 부부가 서로 마주 보며 활짝 웃는 몇장의 사진은 괜찮은거 같았다.부인은 연신 고맙다며 제과빵과 음료등을 건네 준다.난 너스레 "집에 갈 차비가 없은데!~" 라는 허접한 농담도 하며 조금은 과하게 말했다. "그렇찮아도 배가 좀 고프던 차에 잘먹겠습니다" 라고 웃으며 인사를 했다.사실 배가 고프지 않았음에도 일부러 그렇게 말한건 그 부부에게 편안함과 인정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그 부부가 훗날 오늘 사진을 보며 추억을 생각 한다면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 사는 누군지도 모르는 내가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 될까?
그 후로 내 카메라로 부부사진을 몇장 더 찍어 출품 하려 했는데 아뿔사 연락처가 없다.
'맹방 유채꽃 풍경 콘테스트' 출품작은 초상권 침해라는 법리에 따라 부부 허락을 받아야 했었다.사진은 순간의 기록 예술이다.
시간이 자나가면 모든 삼라만상은 변하는것.정지된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는 사진이야 말로 추억이고 사연이다.이제 바빠진 쪽은 나 다.
대충 꽃밭을 둘러보며 시간을 맞추려는데 운영진에게 전화가 온다."어디 십니까?모두 다 오셨는데요"바쁜 걸음으로 차에 도착하니 정작 나를 기다리는건 혼자만 늦었다고 투덜대는 못난이 삼형제의 골보 같은 남자 였다.2시 까지 오라는 공지 였지만 정확히 5분전 였기에 난 늦은것이 아니였음에도 겸연쩍게 웃으며 미안하다 며 좌석에 앉자 차는 출발 했다.
난 차내 마이크를 잡고 노래 한곡 해도 되겠냐고 물어 봤다.몇몇 사람들 박수 소리에 한곡 불렀다.
'미워도 한세상 좋와도 한세상 마음을 달래며 웃으며 살리라~'가수 흉내를 낸건 나로 인해 불편한 마음을 갖었던 그분을 조금 달래주려 했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