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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 단편집 - Scene

작성자그린비|작성시간16.02.10|조회수8,351 목록 댓글 0



Scene #1

  



  

어두운 공장 안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 한줄기를 등지고 우두커니 서 있는 남성의 뒷모습은 꽤 두텁고 우직한 느낌이었다큰 키와 더불어 이상적인 비율로 다져진 몸이 그런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였으며 짙은 눈썹이 인상적인 그의 얼굴 이목구비는 상당히 뚜렷하여 마치 모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으읍- - ”

 

무언가 답답한듯한 여성의 신음이 아래에서부터 들려왔다 그의 바로 앞에는 한 젊은 여성이 바닥에 쓰러져있었고 무언가 초조해 보이는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무척 목소리를 내고 싶은 것 같았으나 입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테이프가 그런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 듯이 꽉 붙여져 있었다.

 

당신은 2007년에 있었던 그 사건을 기억해야 해. ”

 

남성이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두려움에 떨며 그에게 벗어나기 위해 엎어진 몸을 마구 흔들었지만, 온몸이 테이프로 묶여 있기에 바동거리는 것이 한계였다.

 

그때 내가 당한 일을 생각하면 이 정도 결과는 인과응보일지도 몰라.”

 

비정한 그의 목소리가 여성의 몸을 옥죄듯 파고들자 묶인 여성은 마치 그가 틀렸다는 것처럼 고개를 마구 가로 저었다그러나 그에게 있어 여성의 의사는 이제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외투에서 권총을 꺼낸 뒤 그녀를 향해 조준했다.

 

이것은 복수의 시작이다. ”

 

공포심이 극도로 달한 그녀가 마구 울부짖기 시작했다.

 

우우웁 - !! 으읍 - !! ”

 

그녀가 몸을 마구 뒤틀자 치마의 끝이 위로 말려들어가 하얀 허벅지가 훤히 보였고 테이프를 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이곳저곳 바동거리는 발은 그를 유혹하듯 춤추었다.  이런 절박한 움직임이 남성의 마음을 흔들었는지 그가 잠시 눈을 지그시 감는다.

 

주변에 울리는 소리는 오직 죽음의 위기에 직면한 여성의 절박한 읍소가 전부였고 그것을 제외한다면 오직 그들만을 지켜보는 무대인 것처럼 모든 것이 집중된 듯 고요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감겼던 남성의 눈이 다시 뜨여지고,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감독님, 죄송합니다. 다시 갈게요. "

 

그 말과 함께 어두웠던 주변이 새하얀 조명으로 환하게 뒤덮였고, 밝아짐과 동시에 어둠속에서 그들을 계속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 ! 아니 창식아! 갑자기 왜 그래? 아까부터 몇 번씩이나......”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중년 남성이 황급히 말하며 달려 나오자. 창식이라고 불린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감독님, 뭔가 아까부터 감정이 제대로 안 잡히네요. ”

 

그는 분명 감독이란 사람에게 말을 하고 있었으나, 시선은 여전히 상대 여배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새 그녀의 주변으로 다가간 촬영 스태프들이 서둘러 그녀의 몸을 휘감고 있던 테이프를 떼어내느라 분주하였다그녀의 입에 달라 붙어있는 테이프를 떼어낼 때 피부도 쭈욱 따라서 당겨졌고 이 과정이 꽤 고통스러웠는지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창식아, 잠깐 쉴까? 감정 다시 잡을 수 있도록 기다려줄 수 있어.”

 

감독이 그렇게 말하자 그제야 창식은 여성에게 시선을 떼고 감독을 바라보았다.

 

,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잠시 쉬고 오겠습니다. ”

 

휴식을 선언한 그가 감독의 옆을 지나 촬영 장비들 사이를 비집고 나가자 누군가가 그에게 말을 걸어온다.

 

창식이 형! 말씀하신대로 촬영장면 따로 폰으로 찍어놨어요. ”

 

후줄근한 후드티 차림을 한 남성은 그렇게 말하며 창식에게 검은색 스마트폰을 흔들어보였다.

 

, 그래. 지금 조용히 확인하고 싶으니 줘 봐. ”

 

그에게 휴대 전화기를 건네받고 나서 품속에 그것을 욱여넣던 창식은 몸을 돌려 가던 길을 가려다가 잠시 멈춘다.

 

, 딴 거 건드린 거 아니지? ”

 

창식이 뒤를 노려보며 말했다.

 

에이- 촬영버튼 말고는 암호 걸려있어서 아무것도 못 하는 거 아시면서. ”

 

폰을 건네준 남성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형은 항상 자신의 촬영장면을 보면서 마음을 진정시킨다고 저에게 촬영을 시키잖아요. 형이 저한테 부탁한 일인데 제가 매니저로서 딴짓할 생각은 안 하죠. ”

 

그의 말처럼 창식은 종종 매니저인 그에게 종종 자신의 폰을 사용하여 촬영장면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곤 하였다.  심리적 안정감을 취하기 위한다는 명목하에 종종 그런 일을 시키곤 했는데 말 그대로 명목상의 이유일 뿐 그가 이런 행위를 하는 것엔 다른 의미가 있었다.

 

그래. 나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라. ”

 

당부의 말을 끝으로 창식은 촬영세트장을 빠져나와 화장실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화장실로 가는 동안 몇몇 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말을 걸어왔기에 대충 응대를 해주느라 시간을 조금 빼앗기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장실로 들어온 그는 비워진 칸 안으로 조용히 들어가 변기에 걸터앉아 문을 걸어 잠갔다.

 

- ”

 

짧은 숨을 한 번 내쉰 그는 품속에서 이어폰과 함께 아까 받은 휴대전화기를 꺼내 화면을 켰다화면 속으로 몇 번 손짓하자 어떤 동영상이 화면에 나타났고 창식은 바로 이어폰을 연결하여 영상을 재생하였다.

 

으으읍 -!! ”

 

재생이 되자마자 짧은 비명이 그의 귀로 들려왔다동영상 화면 속에 등장한 여성은 온몸이 테이프로 결박된 상태로 몸을 흔들고 있었고 그 옆에 우두커니 서있는 창식이 모습이 보였다그것은 조금 전 촬영장면을 녹화한 동영상이었다.

 

이처럼 창식의 휴대 전화기안에는 자신이 등장한 수많은 촬영 영상이 내장되어 있었다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그 안에는 평범한 장면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다동영상 속 상대 여배우들은 모두 결박되어 있거나 납치되어서 몸부림치고 있었고 두려운 눈빛으로 창식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그는 매우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상대방을 묶거나 납치하는 상황에 매우 큰 성적 흥분을 느낀다는 것이었다탄탄한 연기력과 훌륭한 외모를 바탕으로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 창식에게 이런 비밀이 있다는 것은 본인 외에 누구도 알지 못하였다.

 

방금 전 촬영 장면만 해도 그는 일부러 NG를 선언하였는데, 그것은 조금 더 그 순간을 만끽하고 싶었던 그의 어긋난 욕망이 만들어낸 톱스타로서의 권력 남용이었다또한, 그는 자신이 연기할 작품을 고를 때도 항상 자신의 이런 취향을 염두에 둬서 시나리오를 선별하기도 하였다. 웬만한 일반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화사한 꽃과도 같은 아름다운 배우들을 직접 자신의 손으로 묶어갈 때의 쾌감은 항상 엄청나게 강한 자극이 되어 그에게 다가왔고 그는 이 쾌락에 점차 중독되었다.

 

촬영장면이 잘 찍혔는지 확인한 창식은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다른 동영상을 연속해서 재생하였고, 역시나 아름다운 배우들이 창식의 손에 의해 강하게 결박되어가는 장면들이 화면 속에 나타났다.

 

다만, 창식의 눈에 하나 거슬리는 것은 동영상을 재생하려 할 때마다 나타나는 암호 입력창이었다.  혹시나 누군가 자신의 이런 변태적인 취미를 알게 될까봐 보안을 위해 설치해놓은 애플리케이션인데 성능이 무척 좋아서 무언가 하려 할 때 마다 이처럼 암호를 묻는 화면이 계속해서 나타나곤 하였다.

 

지금 잠시 해제해놨다가 촬영이 들어가기 직전에 다시 암호를 설정해놓으면 될 일이라고 했기에 그는 그  암호창이 뜨지 않게 잠시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을 종료하였다

 

자신이 등장하여 배우들을 결박하던 장면뿐 아니라 출처를 알 수 없는 일본어로 된 동영상도 몇 개 더 시청한 창식은 문득 이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겨진 문을 열고 나와 천천히 세면대 쪽으로 걸어 나왔다.

 

그가 손을 씻으며 이제 슬슬 촬영을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그때였다화장실 문밖으로 나오던 창식은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어떤 사람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다.

 

꺄악 -! "

 

비명과 함께 맞부닥친 두 사람은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  재빨리 정신을 차린 창식은 자신과 접촉 사고를 낸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약간 날카로운 눈매와 갸름한 얼굴을 가진 여성과 눈이 마주친 순간, 창식은 그게 누군지 한눈에 알아보았다.

 

, 차지현. 정신 똑바로 안 차리고 다녀? ”

 

재빨리 몸을 일으켜 세운 그가 여전히 바닥에 쓰려져 있는 여성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역시나 창식을 알아본 여성도 몸을 재빨리 일으켜 세운 뒤에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사각 지역이라 안보였어. 그리고 내가 너랑 대학 동기이긴 해도 난 재수해서 너보다 나이 한 살 더 많거든? 반말하지 말아줄래. ”

 

차지현이라는 여성의 말대로 창식과 그녀는 대학 연극학부 동기 출신으로서 엮인 관계였다.  비록 그 당시에는 서로의 존재만 알고 있을 뿐 인사도 잘 나누지 않던 사이였지만 배우로서 창식이 큰 성공을 거두게 되자 언젠가 한 번 그녀는 그에게 부탁을 하기 위해 접근한 적이 있었다.

 

창식을 찾아간 지현은 그에게 같은 대학 출신으로서 자신을 다른 감독들과 연결해 줄 수 있냐는 부탁을 하였다그러나 여러 가지 작품 활동으로 예민해질 때로 예민해진 창식에게 그런 말을 한 건 실수였다고민을 토로하는 그녀에게 창식은 감독들에게 몸이라도 줘보면서 직접 접근해보라며 생각 없이 빈정거렸고 그렇게 내뱉은 말로 인해 그가 받은 답례는 그녀의 매서운 손바닥이었다.

 

“ C급 배우에게 존댓말 해주는 취미는 없어서 말이야여전히 작품으로 보긴 힘든 거로 보아 이제 넌 글러 버린 것 같네.  게다가 나보다 나이 한 살 많다고? 그 정도면 이제 신인 배우들에게도 밀릴 때가 아닌가?”

 

냉혹한 그의 말에 지현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무언가 반박하고 싶었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그의 말에 틀린 건 없었다그는 잘나가는 배우였고, 자신은 주연도 따내지 못하는 불쌍한 여배우에 불과하였다.

 

, 예전에 내가 해준 충고도 이제 먹히지 않겠는걸? 조금이라도 어릴 때 생각해보지 그랬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유유히 그녀로부터 멀어져갔다.  모욕적인 말을 들었음에도 그녀에겐 예전처럼 다짜고짜 그의 뺨을 후려칠 용기는 없었다마음속에 일렁이는 패배감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그저 바닥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 나도 노력했다고. ”

 

자신의 짧은 치마를 두 손으로 질끈 움켜쥔 그녀가 혼잣말로 말했다.  마음속을 훑고 지나간 패배감이란 감정이 만들어낸 공허함에 이번엔 슬픔이란 감정이 문을 열고 들어왔고, 그녀의 시야에 비친 바닥은 점차 흐릿하고 뿌옇게 변해갔다.

 

눈에 물기가 가득 찰 무렵, 문득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곳에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에 곧 들려진 것은,

 

주인을 알 수 없는 검은색 휴대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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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3

 

 

    


 

 

" 임창식, 네가 그런 변태적인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니, 실망인데? “

 

전화기에서 들려온 여성의 목소리에 창식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놀란 마음을 한 번 가다듬은 그는 침착하게 전화를 걸어온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말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

 

그렇게 말하자 이번엔 그녀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푸하하- 연예부 기자들이 이걸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안 그래도 크나크게 부풀리길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말이야. ”

 

사용하던 휴대 전화기를 잃어버리고 며칠 동안 창식은 매우 초조한 나날을 보냈다 물론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들은 백업을 해놓긴 했지만 그것이 남의 손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의 입장에선 무척 곤란했다.

 

작품을 함께한 배우들이 납치당하거나 묶인 영상을 수집하고, 그와 유사한 행위가 있는 야동들을 잔뜩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하신 분께서 말이야. ”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창식은 그녀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주웠다는 사실을 확정지었다. 마음속의 동요를 감추며 그가 최대한 침착한 말투로 말하였다.

 

차지현, 그 휴대폰 얌전히 나한테 가져와. 분실물을 주웠는데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는 건 명백한 범죄야.”

      

? 나한테 그 폰이 있다는 증거가 있나? 어머, 설마 내가 한 말이 진짜였니? 난 그냥 네가 지금까지 찍어왔던 작품을 조사해보다가 한번 짐작해서 말해본 거였는데? ”

  

너 원하는 게 뭐야. 돈이야? ”

 

이거 알려지면 네 이미지에 꽤 스크래치가 나겠어. 설마 의도적으로 이런 시나리오들만 골라서 찍고 있었다니.... ”


애초에 참을성이 많지 않았던 그의 인내심은 결국 한계점을 맞이하고 말았다.

 

닥치고 원하는 거나 빨리 말해. ”

 

지금까지 유지하던 말투가 급변하며 감정섞인 말이 창식의 입에서 터져나왔고 잠깐의 정적이 두 사람 사이에서 흘렀다.  잠시 무슨 고민이라도 하던지 머뭇거리던 그녀가 곧 말문을 열었다.

 

네 다음 작품의 여주인공 역할로 나를 넣어. ”

 

그녀의 요구조건을 들은 창식은 손을 얼굴로 가져가 두 눈을 지그시 눌렀다.

 

나는 감독이 아니야. ”

 

감독은 아니지만 그 정도의 영향력은 충분히 있잖아? ”


그녀의 말은 틀린말이 아니었다. 실제 창식은 감독들 사이에서 걸어다니는 흥행보증 수표라는 별명 까지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손대는 작품은 항상 대성공을 거두었기에 붙은 별명이었다.      

 

내 인기에 편승해서 한번 떠보자고 하는 거야?

 

그래. 나빠?”

 

아니, 극찬하고 싶을 정도야. 남의 약점을 잡아 위로 올라서려는 그 간악함이 말이지.”

 

너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놀랍네. 칭찬 고마워. ”

 

천만에. ”


" 그럼 다음 작품 정해지면 전화 줘. "

 

무슨 말을 더 하기도 전에 그녀가 전화를 끊어버리자, 창식은 발작하듯 들고 있던 전화기를 내 던지며 욕지거리를 뱉었다.  분노에 가득 차 몇 번이나 바닥에 팽개쳐진 전화기를 발로 마구 짓밟고 주변의 사물들을 내던지던 그는 거친 숨을 몇 번 몰아쉬고 바닥에 주저앉아 생각에 잠겼다.

 

그가 이처럼 분노로 인한 광기를 조절하지 못하던 것과는 반대로 차지현은 기분 좋은 승리의 기쁨을 맛보고 있었다사실 전화를 걸때만 해도 그녀는 창식에게 요구조건을 말한단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그저 조금 조롱만 하다가 휴대전화를 얌전히 보내줄 생각만 했는데 그쪽에서부터 먼저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며 무엇을 원하느냐고 질문을 하자 무심결에 그의 상대역을 하고 싶단 얘기를 해버린 것이었다.

 

엉겁결에 그런 조건이 성립되어 버리긴 했지만 지현에겐 결코 나쁜 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그녀는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를 잘 이용하면 배우로서 비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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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5

    





 

 

" 허허- 나는 임창식 자네가 설마 우리 드라마를 받아들인 다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 “

 

뭘요, 요즘은 케이블 드라마가 대세잖아요. 공중파보다 자극적이라 인기가 좋죠. 문득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

 

무려 변태 살인마 역할인데, 용캐도 이런 역할을 받아들여줘서 다시 한 번 정말 고맙네. ”

 

이미지 변신을 좀 해보고 싶어서요. 새로운 연기는 언제나 저에게 도전 욕구를 부추기죠. 게다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

 

그나저나 자네가 데려온 저 배우 괜찮은 것 같아. 처음엔 의문이 조금 들긴 했는데, 계속 지켜보니 연기력이 꽤 나쁘지 않은 것 같아. ”

 

감독이 차지현을 지목하며 말하자 임창식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잠시 그녀에게 다녀오겠습니다. 이런 드라마는 처음이라 약간 긴장한 것 같네요. ”

 

그러게나. ”

 

창식은 자리에서 일어나 저벅저벅 지현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앞에 멈춰선 그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기분이 좀 어때? 많이 불편해 보이시는데. ”




 

지현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무릎이 꿇린 상태로 다리와 허벅지가 함께 청테이프로 휘감겨 결박되어 있었고 마찬가지로 양손도 뒤로 꺾인 상태로 테이프에 의해 묶여있었다옷차림마저도 꽤 심각한 편이었는데 분명 이 장면을 촬영하기 직전 장면이 드레스를 입고 있던 그녀가 변태 살인마에 의해 납치되는 장면이었으나 입고 있던 드레스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고 오직 야시시한 속옷만이 그녀의 몸을 가려주고 있을 뿐이었다.

 

힘들테니 최대한 NG가 나지 않도록 노력해볼게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장담은 할 수 없지만..... ”

 

으응- - ”

 

그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그녀가 테이프로 막힌 입으로 웅얼거렸다.

 

갑자기 대본이 바뀌어서 당황했지? 작가님이 이 장면을 넣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서 아마도 대본을 바꾸신 것 같네. ”

 

그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에게 더욱 가깝게 접근하여 속삭이듯 말을 이어갔다.

 

원래 드라마 대본은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급하게 수정되기도 해, 물론 나와 작가님이 꽤나 잘 아는 사이기도 해서 몇 번 개인적으로 상의하기도 했지만. ”

 

그는 그녀의 허벅지에 감긴 청테이프의 상태를 확인하듯 툭툭 건드렸다.

 

약간 부실하게 묶인 것 같아아마 다음에 내가 너를 결박하는 장면이 생길 것 같은데, 그때는 이 정도로 하지 않을 거야좀 더 강하게 압박하듯이 아플 정도로 결박하는 게 좋겠지?

 

으읍 ! ”

 

그 말을 듣자 지현이 고개를 마구 저었다.

 

혹시 인제 와서 드라마 그만둘 생각 하시는 건 아니지? 이미 2화까지 방영된 상태에서 여주인공이 드라마를 갑자기 그만둬서 배우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이 박히는 순간 배우로서의 생명은 정말 끝나는 거야.”

 

창식은 접힌 무릎을 펴고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 숨겨놓으신 제 휴대폰이 오늘 아침에 제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더라. 신기한 일이지? 누가 사람을 써서 당신 집으로 침입이라도 시킨 걸까......”

 

지현이 당황하여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창식을 쳐다보았다.

 

앞으로 이 드라마의 시나리오가 어떻게 바뀌어 갈지 정말 궁금하네예상하는데, 아마 네가 처음 받은 시나리오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 탄생할 거야. ”

 

그는 사방에서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카메라들을 바라보며 만족한 듯이 웃음을 지었다.

 

 

 

 

-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봅시다.  유쾌하게, 레디 - 액션.

    

창식이 두 손으로 장난스럽게 큐사인을 흉내 내보며 말했다. 

 

 

 

 

 

 

 

 

 

 

DID 단편집 - SCENE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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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Scene 2,4,6도 있어야 하지만


글도 길어지고 빠른 전개를 위해 과감히 쓰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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