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우리 선생님의 팬티는 무슨 색깔일까?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을 넘어서 부터 예쁜 우리 여자 담임선생님 팬티 색깔이 궁금하였다. 조숙하였는지 아니면 남자아이들은 성장 할 때 다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 궁금증은 6학년을 다 마칠 때까지 갖고 있었다.
머리를 빡빡 깎고 그동안 동생이라고 안아주던 누나들이 이제는 징그럽다고 손사레를 치는 중학생이 되어서도 나는 그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마당 우물에서 벌거벗고 목욕하다 누나들이 쳐다보면 고추를 부여잡고 돌아서는 이 눈치 저 눈치를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 궁금증에 더해 여학생의 볼록한 가슴을 보면 공연히 두근거리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곤 하였다.
그 즈음 내가 다니던 시골 중학교에 여 선생님이 새로 부임하셨다. 이제 대학을 막 졸업하고 첫 부임지로 발령을 받아 오신 선생님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모습 그대로였다. 하얀 얼굴, 잘록한 허리에 긴 머리를 쓸어 올리며 생긋이 웃음을 머금은 눈빛은 말 그대로 환상이었다.
담당 과목은 음악, 별반 그 과목에 취미가 없었고 더욱이 그 동안 무서운 남자 선생님 밑에서 최신 유행가도 아닌 가곡만을 부르며 고상 한 척해야 했던 음악 시간을 모두 싫어했지만, 그때부터 우리들에게는 잔잔한 변화가 일어났다. 매주 두 시간 밖에 없는 음악시간이 매일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 되었고, 앞에 나와 독창을 하라고 하면 발을 빼던 녀석들이 서로가 뛰어나가 돼지 목 따는 목소리로 한껏 멋을 내기도 했다. 그동안 마지못해 눈치만 보며 시간을 때우던 음악 시간이 모두에게 왜 그렇게 즐거운 시간으로 변하게 되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곤 한다.
예쁜 모습 그대로 성악을 전공하신 선생님의 선창은 꾀꼬리 목소리였고, 즐겨 입으시던 원피스의 선을 따라 살포시 형성된 몸매는 개구장이 사춘기 남학생들의 마음을 늘 울렁거리게 하곤 하였다.
“저 선생님 팬티는 무슨 색깔 일까? 아마 노란색 일꺼야”
“아냐, 하얀 색깔 일꺼야”
“무슨 소리야 멋쟁이는 까만색만 입는 대”
교실 한구석에 모여 앉은 빡빡머리 우리들에게 음악 선생님의 팬티색깔은대단한 관심 꺼리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선생님들이 제일로 많이 계시는 하숙집에 사는 같은 반 친구가 음악 선생님 방에 몰래 들어가 확인 해 주겠다고 큰 소리를 쳤다. 우리 모두는 좋아 박수를 치며 그 친구가 색깔을 알아 올 날 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제는 저 예쁜 선생님 팬티 색깔을 알 수 있겠구나! 한편으로는 가슴이 뛰고, 한편으로는 공연히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지만 두어 주일 지날 때 까지 그 친구로부터는 답이 없었다. 주변의 독촉과 아우성에도 친구는 그동안 무슨 시도를 해 보았는지 아니면 실패를 하였는지 아무런 대꾸도 않하고 피하기만 하였다.
듬성듬성 여드름 투성이 몇몇 친구들이 점심시간에 머리를 맞대고 모여앉아5교시가 음악 시간이니 우리가 직접 확인해보자며 묘안을 짰다. 한 친구가 질문을 하면 선생님이 우리 근처로 오실 것이고 그러면 그 옆줄에 있는 친구가 거울을 치마 밑으로 비추어 무슨 색깔인지를 확인하여 보자는 것이었다. 각자 흰색, 노란색, 까만색으로 의견이 나누어지고 못 맞춘 사람이 맞춘 사람에게 자장면을 사주기로 하는 내기도 함께 걸었다.
수업 종이 울리며 들어오신 음악 선생님의 새초롬한 얼굴이 마냥 아름답고,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에서 풍겨오는 향기가 온 교실을 가득 채우는 것 같은 느낌이 그날도 우리를 또 한번 몸살 나게 하였다. 수업시간이 중반으로 접어들며 눈빛 싸인으로 선생님이 친구자리로 다가와 서 계실 때, 옆 줄 책상의 친구는 자그마한 거울을 교실바닥으로 슬며시 놓으며 곁눈질로 확인 작업에 들어가는 행동개시를 하였다.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선생님은 질문한 친구에게 열심히 설명을 하여주시고, 이 친구는 시간을 버느라 계속 이상한 질문을 해 대었다. 그러는 동안 주변에서 서로 거울을 보겠다고 손으로 밀쳐대며 지들끼리 소리죽여 다툼을 벌였던 모습들이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과간 그대로였다. 거울을 본 한 놈은 킥킥대며 옆으로 비껴나고, 또 한 놈이 들여다보며 킥킥대는 동안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으셨는지 별안간 선생님이 휙 돌아서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몇 몇 놈이 서로 고개를 들이대며 거울을 보려고 하는 몇몇 녀석과 돌아서시는 선생님과 딱 마주친 것이다. 교실 바닥에 놓은 거울을 채 치우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순간 모든 것을 눈치 챈 선생님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빨갛게 달아오르고 교실의 공기는 차갑게 멈춰 서는 듯 했다. 싸늘하면서도 당황스러운 얼굴로 한참동안 교실 한편을 응시하시던 선생님도 어찌 할 줄을 몰라 하셨다. 그리고는 이내 교실을 나가셨다. 선생님이 나가시는 순간 반 아이들 서너명은 무슨 색깔 이었냐며 우르르 거울을 쳐다본 녀석의 자리로 몰려가 아우성이 벌렸다. 제대로 보긴 보았는지, 아니면 보지도 못하고 본척하였는지 녀석들은 어깨를 으쓱 거리며 대단한 비밀을 그냥 알려 주기 싫다는 듯 뻐기며 털어놓지를 않았다.
하지만 이런 아우성도 잠시, 손에 무시무시한 몽둥이를 들고 굳은 얼굴로 들어오시는 담임선생님의 기세에 교실은 찬물을 끼었듯 조용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날 우리들 모두는 죽도록 기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날이후 학교 내에서 완전히 문제의 반으로 찍혀 한동안 고생을 하였던 기억이 난다. 간혹 장난끼 많으신 남자 선생님들이 들어오셔서는
“그래, 무슨 색깔이었드냐?” 하며 몇놈들의 머리를 쥐어박곤 하셨지만
그때 장난스런 우리들의 행동은 졸업을 할 때 까지 오래도록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거울을 자세히 들여다 친구 녀석은 자장면 곱배기를 두번이나 얻어먹은 다음에서야 지가 본 색깔을 털어 놓았다. 맞는지 틀린지는 지금도 알 수는 없지만...
“어! 선생님? 선생님 아니세요?”
“누구??? 아! 그래 오랜만이네”
“저 기억하시겠어요?”
“그럼 기억나지, 하나도 안 변했네”
“선생님도 그대로 신대요”
그 선생님, 그 음악 선생님을 뵙게 되었다. 이제는 육십의 중반을 넘으셨을 선생님은 여전히 어여쁜 모습 그대로셨다. 어렸을 적 그렇게 선녀 같았던 이미지를 남겨 주셨던 기억에 실망감을 주지 않으려고 그랬는지 얼굴에 세월의 잔주름만 곱게 자리하고 있을 뿐 몸매도 처녀 적 모습 그대로인 듯 정말 예쁘게 나이를 들으신 것 같아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골프장 로비에서 그 음악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30여년 전의 그 음악선생님! 한참의 사춘기적 우리들에게 흠모의 대상이었고 관심의 대상이셨던 그 선생님을 골프장에서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한동안 서로 잡은 손을 놓을 줄 모르고 그저 반가움에 부둥켜 안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자 옛날 그 사건이 떠올라 송구스런 마음이 들었다. 지금 선생님도 그 날의 사건을 기억을 하고 계시는지 아니면 까맣게 잊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사춘기적 우리들의 몹쓸 그 행동은 오래도록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쓴 웃음을 짓게 하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플레이 시간이 촉박하여 연락처만을 받은 채 헤어진 잠시의 만남이었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도 반가운 만남이었던 그 선생님! 조만간 학창시절 그 개구장이 동무들에게 연락하여 필드로 한번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하여보았다.
이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이 된 우리 녀석들 모두도 그 음악 선생님을 모신다면 너도 나도 열 일 제치고 달려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멋 적은 듯이 옛날 그 팬티 사건 이야기를 떠 올리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