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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읽는 시간

신화,성서화1:세상을 처음 만든 이야기- 미켈란젤로 <천지창조>

작성자울림|작성시간13.01.11|조회수1,211 목록 댓글 0

세상을 처음 만든 이야기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성서의 제일 첫 장은 창세기입니다. 창세기는 하느님이 세상을 처

음 만들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서양 미술사에서 불후의 명작

으로 꼽히는 〈천지창조〉는 바로 그 이야기를 그린 겁니다. 이 작품이

그려진 장소는 좀 특별합니다. 초기의 성서화는 교회의 벽이나 제단

을 장식할 목적으로 그린 게 많은데, 이 작품 역시 시스티나 성당 천

장에 그린 것이죠.

당시 벽화를 그릴 땐 주로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했어요. 프레스코

는 물에 갠 석회를 벽에 바른 뒤 그것이 마르기 전에 재빨리 색을 칠

하는 방식이지요. 만약 실수를 하게 되면 굳어 버린 석회를 걷어 내

고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에요. 게다가 천장에 그

림을 그렸기 때문에 더욱 까다로웠지요. 그래서 천재 화가 미켈란젤

로가 이 그림을 완성하는 데 꼬박 4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고 해요.

여러분이 성당의 높은 천장에 그림을 그린다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평평한 캔버스나 종이에 그리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힘든 작업

일 겁니다.

미켈란젤로는 천장 밑에 받침대를 세우고, 위를 올려다보며 그림

을 그렸어요. 그러다 보니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감 때문에 눈병을 얻

었지요. 또 몸은 활처럼 휘어지고, 항상 목을 뒤로 젖힌 채 일을 한

탓에 목이 굳어 뻣뻣했지요. 나중에는 이런 자세에 익숙해져 편지를

읽을 때도 편지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읽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

도 있어요.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미술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탄생

한 것이지요.

이 천장화에는 무려 300명이 넘는 성서 속의 인물들이 빼곡히 그

려져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장면은 천장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천지

창조〉 부분입니다. 여기에는 하느님이 처음 세상을 만들 때 빛과 어

둠을 나누고, 해와 달을 창조하고, 물과 뭍을 나누고, 자신의 형상을

본떠 아담과 이브를 빚고, 타락한 인간들을 벌하기 위해 노아의 홍수

를 일으키는 이야기를 모두 아홉 개 장면으로 나누어 그렸습니다. 아

홉 장면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빛과 어둠을 가르는 신〉, 〈별들의 창

조〉, 〈뭍과 물을 가르는 신〉, 〈아담의 창조〉, 〈이브의 창조〉, 〈낙원의

추방〉, 〈노아의 제물〉, 〈대홍수〉, 〈노아의 만취〉입니다. 이 중 가장 유

명한 장면은 〈아담의 창조〉와 〈낙원의 추방〉이지요.

창세기에서 최고의 절정은 인간의 창조 대목입니다. 하느님이 천

지 만물을 모두 만든 뒤에 마지막으로 인간을 창조했기 때문이지요.

 

 

 

〈아담의 창조〉에서는 그 장면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답니다. 하느님

이 천사들을 거느린 채 힘차게 손을 뻗어 아담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있어요. 아담은 그 기운을 받아 막 잠에서 깨어난 듯 몸을 일으키고

있지요. 최초의 인간이 생명을 얻는 순간을 감동적으로 표현한 장면

이에요.

하느님이 아담을 창조했듯이 미켈란젤로는 이 장면을 창조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전설적인 인물들을 그림으로 표

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한 번도 본 적이 없을뿐더러 신비

에 싸인 인물들이니까요. 특히 하느님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매우

신성한 존재라 더욱 그리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초기 성서화에는 하느님을 함부로 그리지 않았답니다. 인

간 예수는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하느님을 그려 낼 길은 막막했

거든요. 성서 속 하느님의 모습이 분명치 않았으니까요. 이를테면 모

세가 하느님을 만날 때 천둥 번개와 함께 구름에 싸여 나타났다거나,

아니면 어떤 손이 허공에 나타나 글씨를 써서 하느님의 계시를 전했

다고 성서는 기록하고 있지요. 그래서 초기 성서화에는 하느님을 하

늘에서 내려온 오른손으로 나타냈어요. 그러다가 점차 얼굴을 그리

기 시작하고 상반신과 몸 전체를 그렸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때만 해

도 하느님과 예수님을 똑같은 얼굴로 그렸어요. 두 존재를 동일한 것

으로 여겼기 때문이지요. 당연히 하느님은 매우 젊은 모습이었죠.

르네상스가 막 싹틀 무렵인 14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하느

님 아버지’라는 말을 그림에 받아들였어요. 그 뒤로 하느님은 흰 머

리칼과 턱수염을 휘날리는 노인의 모습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답니다.

〈아담의 창조〉에서 볼 수 있는 하느님의 모습인 것이죠. 이것은 역설

적이게도 기독교에서 이교도로 배척하고 있는 그리스 신들의 제왕

제우스를 본뜬 것입니다. 하느님은 최고의 지배자로 여겨졌기 때문

에 왕이나 황제, 교황처럼 권위 있는 모습으로 나타내곤 했는데, 〈천

지창조〉에는 토가라는 로마 시대의 독특한 의상을 걸친 원로원 의원

처럼 그려 놓고 있습니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년) | 이탈리아의 조각가이며 화가예요. 레오나르

도 다 빈치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를 빛낸 천재 예술가지요. 그가 남긴 그림과 조각

작품들은 위대한 예술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벽화인데, 규모도 엄청날뿐더러 예술적으로도

아주 훌륭한 작품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늘 그림에 재능이 없다고 자책하면서 자신

을 화가가 아닌 조각가라고 생각했답니다. 조각 작품으로는 〈다비드〉와 〈피에타〉

가 유명합니다. 인체의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남성적인 힘과 건강미가 넘치는

인물을 창조하고, 거기에 강한 운동감을 부여하는 것이 그의 예술 세계의 특징이라

고 할 수 있지요. 그의 명작들은 후대 화가들에게 많은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었답

니다.




 * 별첨 사항: 이 글은 <새콤달콤한 세계명화 갤러리>(길벗어린이)에서 일부 발췌 수록한 것입니다.

  글과 도판은 길벗어린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싣는 것이며, 본 내용은 저작권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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