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화도화
푸른 나무그늘의 네거름우에서
네가 볽으스럼한 얼굴을하고
앞을볼때는 앞을볼때는
내 나체의 예레미야서
비로봉상의 강간사건들.
미친하눌에서는
미친 오픠리아의 노래소리 들리고
원수여. 너를 찾어 가는길의
쬐그만 이 휴식.
나의미열을 가리우는 구름이있어
새파라니 새파라니 흘러가다가
새와함께 저므러서 네집에 들리리라.
2. 문
밤에 홀로 눈뜨는건 무서운 일이다
밤에 홀로 눈뜨는건 괴로운 일이다
밤에 홀로 눈뜨는건 위태한 일이다
아름다운 일이다. 아름다운 일이다. 왕망한 폐허에 꽃이 되거라.
시체 우에 불써 이러나야할, 머리털이 흔들 흔들 흔들리우는, 오- 이 시간. 아까운 시간
피와 빛으로 해일한 신위에
폐와 발톱만 남겨 노코는
옷과 신발을 버서 던지자.
집과 이웃을 이별해 버리자.
오- 소녀와 같은 눈동자를 그득이 뜨고
뉘우치치 않는 사람, 뉘우치치않는 사람아!
가슴 속에 비수 감춘 서릿길에 타며 타며
오느라, 여긔 지혜의 뒤안깊이
비장한 네 형극의 문이 운다.
3.봄
복사꽃 피고, 복사꽃 지고, 뱀이 눈뜨고, 초록제비 무쳐오는 하늬바람 우에 혼령있는 하늘이어. 피가 잘 돌아 ... 아무 병도 없으면 가시내야, 슬픈일 좀 슬픈일 좀, 있어야겠다.
4.부활
내 너를 찾아왔다. 臾娜(유나)
너 참 내 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종로를 걸어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 닭이 울 때마다 보고 싶었다.
내 부르는 소리 귓가에 들리더냐.
臾娜(유나), 이것이 몇 만 시간만이냐.
그날 꽃상여 산 넘어서 간 다음, 내 눈동자 속에는 빈 하늘만 남더니, 매만져 볼 머리카락 하나 머리카락 하나 없더니, 비만 자꾸 오고...... 燭(촉)불 밖에 부엉이 우는 돌문을 열고 가면
강물은 또 몇천린지, 한번 가선 소식 없던 그 어려운 주소에서 너 무슨 무지개로 내려왔느냐.
종로 네거리에 뿌우여니 흩어져서,
뭐라고 조잘대며 햇볕에 오는 애들.
그 중에도 열 아홉살쯤 스무살쯤 되는 애들ㅡ
그들의 눈망울 속에, 핏대에, 가슴속에 들어앉아
臾娜(유나)! 臾娜(유나)! 臾娜(유나)! 너 인제 모두 다 내 앞에 오는구나.
5.화사
사향 박하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
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
꽃대님 같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 내던 달변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낼름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 물어 뜯어라, 원통히 물어 뜯어.
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 방초걁 길 저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 먹은 듯 ... 석유 먹은 듯 ..... 가쁜 숨결이야
바늘에 꼬여 두를까보다.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
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 .......... 스며라 ! 배암
우리 순네는 스물 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운 입술 ....... 스며라 ! 배암
6. 문둥이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7. 가시내
눈물이 나서 눈물이 나서
머리깜어 느리여도 능금만 먹곺어서
어쩌나...하늬바람 울타리한 달밤에
한집웅 박아지꽃 허이여케 피었네
머언 나무 닢닢의 솟작새며, 벌레며, 피릿소리며,
노루우는 달빛에 기인 댕기를.
산 봐도 산 보아도 눈물이 넘쳐나는
연순(蓮順)이는 어쩌나...입술이 붉어 온다.
8.입마춤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콩밭 속으로만 작구 다라나구
울타리는 막우 자빠트려 노코
오라고 오라고 오라고만 그러면
사랑 사랑의 석류꽃 낭기 낭기
하누바람 이랑 별이 모다 웃습네요
풋풋한 산노루떼 언덕마다 한마릿식
개고리는 개고리와 머구리는 머구리와
구비 강물은 사천으로 흘러 나려……
땅에 긴 긴 입마춤은 오오 몸서리친
쑥니풀 지근지근 니빨이 히혀여케
즘생스런 우슴은 달드라 달드라 우름가치
달드라.
9.맥하
황토 담 넘어 돌개울이 타
죄 있을 듯 보리 누른 더위
날카론 왜낫 시렁우에 거러노코
오매는 몰래 어듸로 갔나
바위속 산되야지 식 식 어리며
피 흘리고 간 두럭길 두록길에
붉은 옷 닙은 문둥이가 우러
땅에 누워서 배암같은 게집은
땀흘려 땀흘려
어지러운 나-ㄹ 업드리었다.
10.대낮
떠서 먹으면 자는듯이 죽는다는
볽은 꽃밭새이 길이 있어
핫슈 먹은듯 취해 나자빠진
능구랭이같은 등어릿길로,
님은 다라나며 나를 부르고……
강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
두손에 받으며 나는 쫓느니
밤처럼 고요한 끌른 대낮에
우리 둘이는 웬몸이 달어……
11. 와가의 전설
속눈섭이 기이다란, 게집애의 연령은
댕기 기이다란, 볽은댕기 기이다란, 瓦家千年의銀河물구비…… 푸르게만 푸르게만 두터워갔다.
어느 바람속에서도 부끄러운 열매처럼 부끄러운 게집애.
靑蛇.
뽕나무에 오디개 먹은 靑蛇.
천동먹음은,
번갯불 먹음은, 쏘내기 먹음은,
검푸른 하늘가에 草籠불달고…….
고요히 吐血하며 소리없이 죽어갔다는 淑은,
유체 손톱이 아름다운 게집이었다한다.
12.수대동시
흰 무명옷 가라입고 난 마음
싸늘한 돌담에 기대어 서면
사뭇 숫스러워지는 생각, 고구려에 사는 듯
아스럼 눈감었던 내넋의 시골
별 생겨나듯 도라오는 사투리.
등잔불 벌서 키어 지는데...
오랫동안 나는 잘못 사렀구나.
샤알.보오드레-르 처럼 설ㅅ고 괴로운 서울여자를
아조 아조 이제는 잊어버려,
선왕산그늘 수대동 십사번지
장수강 뻘밭에 소금 구워먹든
증조 하라버짓적 흙으로 지은집
오매는 남부단 조개를 잘줍고
아버지는 등짐 서룬말 젔으니
여기는 바로 십년전 옛날
초록 저고리 입었든 금녀, 꽃각시 비녀하야 웃든 삼월의
금녀, 나와 둘이 있든 곳.
머잖어 봄은 다시 오리니
금녀 동생을 나는 얻으리
눈섭이 검은 금녀 동생,
얻어선 새로 수대동 살리.
13.벽
덧없이 바라보던 벽에 지치어
불과 시계를 나란히 죽이고
어제도 내일도 오늘도 아닌
여기도 거기도 거기도 아닌
꺼져가는 어둠 속 반딧불처럼 까물거려
정지한 나의
나의 설움은 벙어리처럼
이제 진달래꽃 벼랑 햇볕에 붉게 타오르는
봄날이 오면
벽 차고 나가 목메어 울리라! 벙어리처럼
오! 벽아.
14.부흥이
저놈은 대체 무슨 심술로 한밤중만 되면
차저와서는 꿍꿍 앓고 있는 것일까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또 나와 나의 안해될 사람에게도
분명히 저놈은 무슨 불평을 품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의 시를, 그 다음에는 나의 표정을, 흐터진 머리털 한가닥까지, ...... 낮에도 저놈은 엿보고 있었기에
멀리 멀리 유암(幽暗)의 그늘, 외임은 다만 수상한 주부(呪符).
피빛 저승의 무거운 물결이 그의 쭉지를 다 적시어도
감지 못하는 눈은 하늘로, 부흥...부흥...부흥아 너는
오래전부터 내 머리속 암야(暗夜)에 동그란 집을 짓고 사렀다.
15.바다
귀기울여도 있는 것은 역시 바다와 나뿐.
밀려왔다 밀려가는 무수한 물결 우에 무수한 밤이 왕래하나
길은 항시 어데나 있고, 길은 결국 아무데도 없다.
아- 반딧불만한 등불 하나도 없이
울음에 젖은 얼굴을 온전한 어둠 속에 숨기어 가지고는. 너는,
무언의 해심에 홀로 타오르는
한낱 꽃 같은 심장으로 침몰하라.
아- 스스로히 푸르른 정열에 넘쳐
둥그란 하늘을 이고 웅얼거리는 바다.
바다의 깊이 우에
네 구멍 뚫린 피리를 불고 청년아.
애비를 잊어버려
에미를 잊어버려
형제와 친척과 동무를 잊어버려,
마지막 네 계집을 잊어버려,
16.고을나(那)의 딸
문득 면전에 웃음소리 있기에
취안을 들어 보니, 거기
오색 산호채에 묻혀 있는 낭자
물에서 나옵니까.
머리카락이라든지, 콧구멍이라든지, 콧구멍이라든지,
바다에 떠 보이면 아름다우렷다.
석벽 야생의 석류꽃 열매 알알
입술이 저... 이빨이 저...
낭자의 이름을 무에라고 부릅니까.
그늘이기에 손목을 잡았더니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눈이 항만하여 언덕으로 뛰어가며
혼자면 보리 누름 노래불러 사라진다.
17.단편
바람뿐이드라, 밤허고 서리하고 나혼자 뿐이드라.
거러가자, 거러가보자, 좋게 푸른 하눌속에 내피어 익는가.
능금같이 익는가. 능금같이 익어서는 떠러지는가.
오- 그 아름다운 날은......내일인가. 모레인가. 내명년인가.
18.정오의 언덕에서
보지마라 너 눈물어린 눈으로는……
소란한 홍소의 정오 천심에
다붙은 내입설의 피묻은 입마춤과
무한 욕망의 그윽한 이전율을……
아 ─ 어찌 참을것이냐!
슬픈이는 모다 파촉(巴蜀)으로 갔어도,
윙윙그리는 불벌의 떼를
꿀과함께 나는 가슴으로 먹었노라.
시약시야 나는 아름답구나
내 살결은 수피의 검은빛
황금 태양을 머리에 달고
몰약 사향의 훈훈한 이꽃자리
내 숫사슴의 춤추며 뛰여 가자
우슴웃는 짐생, 짐생 속으로
19.웅계(상)
적도 해바라기 열 두송이 꽃심지
횃불켜든 우에 물결치는 은하의 밤.
자는 닭을 나는 어떻게 해 사랑했든가.
모래 속에서 이러난 목아지로
새벽에 우리, 기쁨에 오열하니
새로 자라난 치가 모다떨려.
감물 듸린 빛으로 지쳐만가는
내 나체의 삿삿이...
수슬수슬 날개털 디리우고 닭이 우스면
결의 형제같이 의좋게 우리는
하눌하눌 국기만양 머리에 달고
지귀천년의 정오를 울자.
20.웅계(하)
어찌하야 나는 사랑하는자의 피가 먹고싶습니까
"운모석관 속에 막다아레에나!"
닭의 벼슬은 심장 우에 피인꽃이라
구름이 왼통 젖어 흐르나
막다아레에나의 장미 꽃다발.
오만히 휘둘러본 닭아 네눈에
창년 초년의 임금이 소주한가.
임우 다다른 이 절정에서
사랑이 어떻게 양립하느냐
해바래기 줄거리로 십자가를 엮어
죽이리로다. 고요히 침묵하는 내 닭을죽여……
카인의 새빩안 수의를 입고
내 이제 호을로 열손가락이 오도도떤다.
애계의 생간으로 매워오는 두개골에
맨드램이만한 벼슬이 하나 그윽히 솟아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