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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바이든의 고집과 자만, 카불에서의 미국의 치욕이 전세계에 생중계되다”

작성자睦園.박이환(고10회)|작성시간21.08.26|조회수53 목록 댓글 0
WSJ “바이든의 고집과 자만, 카불에서의 미국의 치욕이 전세계에 생중계되다”
전문가들의 엇갈린 반응…“이겨놓고 패배를 선택하다” vs. “실패할 수밖에 없던 전쟁”
金永男



페기 누난 "당신의 국민과 우리의 친구들을 가서 구해라. 바꿔야 할 게 있으면 원하는 대로 다 바꿔라. 성공한다면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21일자 주말판 신문에서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소개하는 ‘스트레이트성’ 뉴스를 서너 면에 담았고 미국 내 대표적 외교전문가들 대여섯 명의 기고문을 담아 ‘아프가니스탄은 어디서부터 잘못됐나(What Went Wrong In Afghanistan)’라는 별도의 섹션을 만들었다. 새삼 미국 최고 신문(발행부수 1위)의 기획력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번 주말판 신문의 압권은 신문사의 대표 칼럼니스트인 페기 누난이 쓴 ‘바이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직 구할 수 있는 것들(What Biden Can Still Save in Afghanistan)’이라는 제목의 칼럼이다. 페기 누난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겸 연설문 작성 담당관으로 근무했다. 칼럼 부문에서 퓰리처상도 받은 미국 보수의 대표적인 칼럼니스트다. 그는 이날 칼럼을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


<무언가의 마무리라는 것은 시작만큼 중요하다. 이런 마무리는 오래 지속돼온 투쟁과 어울리지 않았다. 이는 어딘가로부터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미국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경솔하고 무능력하게 떠났다. 이보다 사전 계획이 부족했을 수 있을까? 아프간 공항에 대규모의 군중이 모이고 비행기로부터 사람들이 떨어지는 모습이 전세계에 보도됐다. 조 바이든의 고집과 자만심도 함께 말이다.>


누난은 9·11 테러 20주년에 맞춰 미군을 철수하려고 한 것은 무모한 계획이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내놓은 발언들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철수에 따라 발생한 혼란 상황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대안을 제시했어야 하나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기기만 했다고 했다. 미군 철수라는 합의는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한 것이라며 책임을 전가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빠르게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옳은 결정을 내린 것은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했다. 그는 아프간 대통령에게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내전을 대비하고 부정부패를 청산하며 정치적 단합을 이뤄내라고 말했지만 “이들은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내 결정이 옳았다고 확신한다”며 “이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인지했고 모든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놨다. 나는 이런 문제를 어느 누구보다 오랫동안 다뤄왔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리가 과거에 했던 실수를 나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누난은 바이든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솔함을 용기로 묘사했다며 비판했다.


누난은 이번 아프간 사태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의 외교 정책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했다. 그는 18일 영국의 의회가 초당적으로 바이든을 비판한 것을 언급했다. 누난은 “우리들의 조상 때부터 친구이자 옆에서 함께 싸워왔던 영국이 이렇게 한다는 것을 상상해 보라”고 했다. 누난은 그럼에도 바이든이 여전히 아프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조언을 내놨다.


<지금부터 취할 수 있는 올바른 정책 중 유일한 것은 인도주의적인 정책이다. 바이든은 아프간에 있는 미국인들과 이들의 친구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그가 맡은 임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결정을 번복한다는 이유로 잠시 동안 수치스러울 수는 있지만 이는 상관없는 일이다. 인도주의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죽인 적이 없다. 아프간에 있는 미국인이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약 1만 명에서 1만 5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국민들이다. 우리의 정부는 이들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 이들은 어디에 있건 구출돼야만 한다. 이들을 위해 싸워야만 한다면 싸워야 한다.


우리와 유럽 동맹들과 함께 일해 온 아프간 통역가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일을 해야 한다. 이들은 끔찍한 대가를 치를 가능성을 안고 미국을 위해 많은 것을 바친 사람들이다. 이들이 보복을 당하는 것으로부터 구해내는 것은 국가로서 무조건 해야 할 일일 뿐 아니라 인도주의적으로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미국은 전쟁이 끝나면 항상 이렇게 해왔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을 도운 사람들을 구해주려고 노력했다. 이런 난민들은 미국에 정착해 훌륭한 미국인으로 거듭났다. 아프간 직원들은 20년 동안 미국 군인들의 이상주의와 신념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들은 우리보다 우리들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우리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다.>


누난은 “바이든은 집중을 해야 한다”며 “조심스럽게 대응하거나 이를 (아프간의) 숙명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언론이나 군대가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끼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권위를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뉴스가 (시간이 조금 흐른다고 해서) 사라져버리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누난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더 많은 군인과 공군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지금은 특별 이민 비자 프로그램을 가속화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 이를 진행하는 것은 이미 늦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아프간 주민들 중 탈출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제3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했다. 제3국에 이들을 보낸 다음에 비자 발급 문제를 심사해야 한다고 했다. 누난은 다음과 같은 조언도 했다.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찾아내 구출해야 한다. 카불 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어떤 경우에서건 열려 있어야만 한다. 무엇을 해서든 말이다. 만약 바그람 공군기지가 다시 미국에 의해 운영돼야 하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조취를 취해야 한다. 탈레반과 대화를 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이들에게 미국은 이런 일을 할 것이라고 명확하게 말해줘야 한다. 어떤 것도 우리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8월 31일이라는 철수 마감 시한을 넘기게 된다면 이를 넘겨버리면 된다.


바이든이 이런 행동을 취하면 자신이 약하게 보이게 될까 두려워할 수도 있다. 약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를 강력하고 충성심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게 할 것이다. 바이든은 이렇게 하면 자신이 멍청하게 보이게 될까 걱정할 것이다. 그는 이를 항상 걱정해왔다. 이렇게 하면 멍청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누난은 칼럼의 마지막을 1940년 프랑스 덩케르크에 고립됐던 연합군 병사들의 철수 작전 이야기를 소개하며 끝냈다.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의 용기, 민간 선박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낸 대성공을 기억하라고 했다. 칼럼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당신의 국민과 우리의 친구들을 가서 구해라. 바꿔야 할 게 있으면 원하는 대로 다 바꿔라. 성공한다면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대니얼 헤닝거 WSJ 부편집위원은 ‘탈레반이 조 바이든을 잡다(The Taliban Capture Joe Biden)’이라는 제목을 칼럼을 실었다. 헤닝거는 “카불은 카오스(chaos, 대혼란) 상황이다”라며 “바이든은 카불이 사이공 함락 당시처럼 될 일이 전혀 없다고 했으나 지금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왜냐하면 전세계가 실시간 TV 방송으로 미국의 치욕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헤닝거는 바이든 행정부가 탈레반을 정당화하고 국가간의 협상 대상자로 보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그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았다. 설리번은 “탈레반은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국제사회에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탈레반은 민간인들이 공항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우리에게 전달해왔다”고도 했다. 헤닝거는 물론 곳곳에 검문소가 생기고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을 구타하는 행동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탈레반이 이를 어느 정도 따르고 있다고는 했다. 하지만 탈레반이 이를 적대행위 의사를 포기한 사람들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하고 있다는 오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탈레반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감사해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다.


헤닝거는 카불의 함락을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와 비교했다. 혁명 이후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란이 UN의 정식 회원으로 등장하게 된 일을 소개했다. 탈레반이 이끄는 아프가니스탄을 국제사회가 이란 때처럼 그냥 인정해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아프간의 가니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로 피신한 예를 들며 이란 혁명 당시 샤포르 박티아르 총리가 1979년 프랑스로 도망간 일과 비교했다. 박티아르는 1991년 이란 요원들에 의해 암살당했다. 헤닝거는 “미국이 완전히 철수하고 카불의 이야기가 전세계 TV 방송에서 사라지게 되면 탈레반은 적들을 찾아내 처형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들 중에는 미국인에 협조해온 수천 명의 아프간인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아프간 정부가 이란, 북한, 시리아, 중국, 러시아 등과 손을 잡고 미국의 이해관계를 악화시키는 노력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헤닝거는 바이든 대통령의 16일 연설을 언급하며 이는 냉정한 발언들이었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들은 아프간 사람들을 (이와 같은) 버스에 던져버렸는데 남은 3년 반을 이들을 이로부터 꺼내는 데 사용해야만 한다”고 했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미국 기업연구소(AEI)에서 외교 및 국방 정책 담당 선임연구원을 맡고 있는 대니엘 플레트카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승리했으나 지는 것을 선택하다(Having Won, We Chose to Lose)’라는 제목을 글을 기고했다. 그는 미국의 아프간 전략이 약했고 아프간을 재건하는 데 있어 연합군의 역량이 부족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극단주의 세력이 아프간을 점령하는 것을 막아냈었다고 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그리고 조 바이든 대통령 모두 아프간과 관련해서 비슷한 입장을 보여왔다고 했다. 이들은 미국의 동맹들이 싸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수만 명의 아프간 군인들이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이들 대통령들은 아프간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야 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 역시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9·11 테러 이후 나름 여섯 차례의 민주적 선거가 아프간에서 치러졌다는 것이었다. 대통령들은 아프간의 안정을 위해 미군이 있어야 할 이유도 없다고 했는데 이도 틀렸다고 했다. 미군의 공군력 지원과 정보 제공으로 탈레반은 계속해서 패배해왔었다는 것이었다.


플레트카는 “1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프간에서 진행하고 있는 미국의 싸움이 가치가 있다고 국민들을 설득해온 대통령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며 “아프간이 보이고 있는 진전 상황에 대해 자랑을 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몇천 명 정도의 군인만을 주둔시키며 알카에다가 아프간에 자리를 잡지 못하게 하는 승리를 거둬냈다고 말하는 지도자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의 최근 철군 결정에 따른 대혼란은 지난 반세기 사이 발생한 최악의 전략적, 외교적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말을 쉽게 요약하면 20년 동안 아프간에 가있었는데 승리를 하지 못했으니 이제 그만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게 되면 미국인들은 아프간 문제에 대해 분노하다가 결국 아프간 전쟁은 나쁜 전쟁이었고 싸울 가치가 없었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다시 아프간에 우리가 가있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한때 승리를 했었으나 지는 것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말이다”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안전을 위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승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확하게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아프간에서 다시 싸우게 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버드 대학교 정책대학원인 케네디 스쿨에서 국제관계학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스티븐 월트는 ‘모순으로 인해 실패할 운명이었던 임무(A Mission Doomed By Contradictions)’라는 글을 WSJ에 보냈다. 그는 진보 성향으로 아프간 전쟁 자체가 잘못된 정책이었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이 아프간에서 패배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두 가지 핵심적인 이유가 있다고 했다. 우선 아프간을 서방식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겠다는 임무는 성공할 수 없는 임무였다고 했다. 또한 이런 임무를 추진했던 정책 입안자들과 군대 지휘관들이 이들 자신과 대중을 속여 왔다고 했다.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데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속여 왔다는 것이다.


그는 가난하고 문맹률이 높으며 여러 인종으로 갈라진 사회를 외국 정부가 개입해 민주주의 국가로 만든 사례는 역사적으로 드물다고 했다. 월트 교수는 여기에서 첫 번째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고 했다. 아프간 사회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미국이 점령군처럼 보이게 됐고 일부 주민들의 반발을 사게 됐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지상군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드론과 전투기를 통한 공격에 의존해왔는데 이에 따라 죄 없는 민간인들이 죽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에 따른 아프간 주민들의 반발이 커졌다고 했다. 아프간 군인들을 미군처럼 싸우게 훈련시키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들로 하여금 미국의 군사 자원에 의존하도록 만들게 됐다고 했다. 즉, 혼자서는 싸울 수 없는 군대로 만들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월트 교수는 그럼에도 미국은 이길 수 없는 전쟁을 계속해왔는데 이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인들, 그리고 고위 군대 지도자들이 대중을 속여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의 잘못된 정책으로 미군과 아프간 주민들이 대가를 치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런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패배를 설계했던 사람들은 싱크탱크와 컨설팅 회사, 대학교, 혹은 사기업에서 돈을 많이 버는 커리어를 유지하며 이들이 승리해내지 못한 전쟁의 전문가 대접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에 대한 비판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20년간의 재앙은 외교 정책 엘리트들이 아프간에서 달성할 현실적인 목표를 한 번도 세운 적이 없으며 이런 목표가 미국의 힘 밖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은 패배를 맞자 이들의 실패를 다른 사람들 책임으로 전가하려 하고 있다. 이들이 이런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가게 된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잘못된 교훈을 얻게 될 것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은 ‘너무 적은, 너무 늦은 네이션 빌딩(Too Little Nation-Building, Too Late)’이라는 기고문을 썼다. 그는 아프간 문제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비판은 네이션 빌딩, 즉 국가를 새롭게 건설하는 일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부정부패와 외국인들에 대한 불신, 다양한 인종과 부족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아프간은 국가 건설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독일과 일본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과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었다.


하스 회장은 미국의 실수는 네이션 빌딩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해 너무 작은 노력만을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2001년 탈레반 함락 이후 부시 행정부는 여러 부족 지도자들을 만나 새로운 정부를 만들려고 했다고 했다. 하스 회장은 그러나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강력한 군대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였다고 했다. 미국은 그렇게 하지 못했고 2001년부터 2006년 사이 미군이 훈련시킨 아프간 군인은 매년 5000명 수준에 불과했다고 했다.


하스 회장은 이 당시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으로 근무하며 아프간 문제 담당 조정관을 지냈었다고 했다. 그는 아프간에 더 많은 군대를 투입시켜 아프간 정부가 자리를 잡고 군대를 훈련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무부 직원들은 아프간의 역사와 본성을 고려할 때 네이션 빌딩이라는 임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아프간에서의 네이션 빌딩이 성공했을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최고의 기회, 진정한 기회를 놓쳤다는 점은 확실히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탈레반이 다시 강력해지고 아프간 정부는 이를 담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오바마 행정부는 미군의 수를 크게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이에 따라 아프간 정부의 정당성이 악화됐다”고 했다.


그는 2001년 탈레반의 함락 이후 아프간에서 바로 빠져나왔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 역시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약 10년 후 리비아에서 발생한 일로 이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축출된 리비아의 지도자가 부패한 인물이기는 했지만 공백이 발생했을 때 이를 메워주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공공질서와 안전을 보장해줌에 따라 특정 국가가 겪는 위협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가 뒤따라오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네이션 빌딩이라는 것은 이런 일을 하는 것인데 우리가 아프간에서 이를 하려 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을 때였고 이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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