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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 卒하다/ 간 사람도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를 그리워 할까.

작성자睦園.박이환(고10회)|작성시간22.05.10|조회수12 목록 댓글 0
강수연 卒하다
간 사람도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를 그리워 할까.
무학산(회원)     


  강수연이 卒했다 안됐다
  급서(急逝)라서 안됐고
  좋은 나이라서 안됐고
  스타라서 안됐고
  예뻐서 안됐고
  개봉 안 된 작품이 남아있어 안 됐고
  최후가 낯익어서 곱절로 안됐다
  
  비록 그와 일면식도 없지만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가
  마지막 모습이
  老夫. 무학산의 家母와 같아서
  뜻밖의 동지애로
  더욱 눈물 뿌린다
  
  강수연은 무의식 속에 있고
  수술을 해도 회복 가능성이 없고
  도리어 위험하기만 하다 하여
  수술을 안했다 한다
  내 가모도 그랬고
  그렇게 갔는데
  천생 닮은 모습이다
  
  감장 후에 터벅터벅 걸어
  집에 돌아오니
  빈방에 가모의 사진만
  자애로이 내려다 보며 웃고 있다
  이때서야 우겨서라도 수술을 할 걸
  죄의식이 일었다
  백 번 후회하고
  만 번 울어도
  죄의식은 남아있지만
  사람은 가고 없다
  
  한 번 떠난 길
  병풍 속의 닭이 울지라도
  다시 못 오니
  같은 일을 겪은 강수연을 보고
  남의 일이 아닌 듯하고
  어머니를 보듯 눈시울 적셨다
  
  그러나 어쩌랴.
  山에는 높은 산도 있고 낮은 산도 있어
  사람 수명도 여기서 다를 바가 있겠나
  죽고 사는 것은 명이 있는 것으로서
  성인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저승은 좋은 덴가
  아까운 사람이 먼저 가버린다
  훌훌 털고 가버린다
  더 좋은 것이 거기에 있음이 아니런가
  죽음이 잠과 같다면
  한 번 죽어봤으면 하는 게
  天生萬民의 大望으로
  어찌 다함이 있겠나
  
  그러므로 간 사람은
  허허롭게 한 번 돌아누우면 그뿐.
  진정 진정 가슴 찢는 아픔은
  남아서 살아야 하는 자에게 있는 것.
  이럴 때는 철학가라도 된 양
  마음에 聖만 꽉 차는데
  눈을 뜨면 狂이 가득 찬다
  
  살아서도 눈뜬 세상과
  눈 감은 세상이 다른데
  간 사람도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를 그리워 할까.
  차라리 항상 슬프면
  마음은 오로지 맑으련만.
  
  일시생사가 이런 것이매
  인생 별것 없다
  기쁘게 살자
  웃고 살자
[ 2022-05-08, 17: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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