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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법(觀心法)

작성자睦園.박이환(고10회)|작성시간23.04.15|조회수71 목록 댓글 0
관심법(觀心法)
무학산(회원)     


  어릴 때 검찰청에 구경을 간 적이 있었다. 검사 방에 들어가니 단정한 차림에 얼굴이 뽀오얀 사람이 앉아 있었다. 어찌나 거룩해 보이는지 내 몸을 어루만지며 구경 온 것을 미안해했다. 그러면서도 마치 검사를 구경 온 것처럼 검사를 자꾸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하기야 검찰청에 구경을 갔다면 검사 말고 무엇을 또 볼 것인가. 검사의 뒷벽에 '정중관심(靜中觀心)'이란 현판이 걸려 있었다.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맞아. 검사는 범죄인의 마음을 보는 사람이야. 범죄인은 보이지 않으려 애쓰고.“
  
  그날 이후 관심법 혹은 독심술(讀心術)이란 것에 관심이 갔다. 누구나가 독심술을 얼마쯤은 한다. 말하는 태도나 자세. 몸가짐. 억양. 눈동자의 움직임. 얼굴 근육의 변화 등을 주의해서 살펴보면 누구라도 말하는 사람의 속을 대충 정도는 알 수 있는 것이다. 범죄인 또한 저런 모습을 통해 내 마음이 드러난다는 것을 알 것이기 때문에 말하는 자세나 몸가짐을 평소와 다르게 꾸며 보일 것인데 거기에도 등급이 없을 수가 없다.
  
  안절부절 못하면서 거짓말을 더듬더듬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닭 잡아 먹고 오리발 내밀 듯이 뚝 잡아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재명이처럼 뚝 잡아떼는 것을 넘어 도리어 남에게 뒤집어 씌우는 기술자도 있을 것이다.
  
  어제 민주당 의원 두 명이 검찰의 압색을 당했다. 한 명이 이런 말을 한 것이 TV 자막으로 나왔다. “정치탄압이다 여러 민주당 의원을 엮어서.” 이 말은 여러 갈래로 해석 가능할 것이나, 저 발언을 함으로써 도리어 무언가를 드러내고 말았다는 것이 우리의 관심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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