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벗어들고 걸으면
발바닥이 간지러운 자갈밭
호롱불 가물거리는 외딴집 까지는
몇 마장이 더 남아 있었다
한쪽 발을 들고 걸어도 양쪽발이 아픈
개울가 공사장 한쪽 끝에 가물가물
꺼져가는 호롱불의 그 집은
아직도 있었다
지붕 서까래 밑에서
잘새알을 꺼내어
친구 시중드는 일이 재미 있었던
그 아이는 오늘
부뚜막에 턱을 괴어 꿈으로 가고
새들은 서까래 밑으로 들락거리며
지붕 꼭대기에 북더기집을 만들었다

호롱불이 혼자 붙다가 만
방안 고요 위엔
무서움이 한꺼풀 더 덮여
함께 자고 있었다
밤내 울다 성대를 다친 부엉이의
안개처럼 퍼지는 울음 사이로
무릎을 쪼그리고 앉아있는 그 집
잠을 깨우는 성.누가 성당의
새벽 미사 올리는 소리만
먼저 간 주인의 혼을 부르며
개울가를 맴돌고 있을뿐
성대 잃은 부엉이 소리 혼자 버려두고
꿈속으로 먼저 간 그 남자(아이)는
어디를 가고 있는지?
개울 속엔 옛 주인의 옷자락 젖는 소리
추적추적 흘러간다
아직도 발가락이 시린 개울가 그 집.
*출처-제 19시집[위험한 꿈놀이]에 수록,19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