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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주의의 대표적 화가 오딜롱 르동

작성자문창식22|작성시간14.01.27|조회수482 목록 댓글 4

[오딜롱 르동: 꿈의 왕자](Odilon Redon: prince of dreams)-르동(1840-1916, 프랑스)의 생애와 작품세계에 너무나 걸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 1994년 7월 2일부터 9월 18일까지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미술관에서 특별 기획된 전시회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있었던 아모리쇼(Armory show)에서 르동이 작가로서 완전히 화려하게 인정받았던 일을 기념해서 열렸다.

 

오딜롱 르동 전시회가 열린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미술관

 

180점의 페인팅, 드로잉, 동판화, 석판화 및 오리지널 스케치 북, 그리고 실제로 르동이 직접 디자인한 여러점의 타피스리를 위한 페인팅, 그 디자인으로 만든 의자, 스크린 등 다양하고도 광범위한 작품을 전 세계의 유명 미술관과 개인 소장가들로부터 빌려와서 전시했다. 이번에 전시된 르동의 작품들은 시대적으로, 내용적으로 구분하고 연결된 각 방에 따로 전시해서 관람자들이 르동 작품세계의 변화와 생애를 한번에 조명할 수 있도록 고려했으며,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 르동이 작품의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었던 자연과학에 관한 책-[LA NATURE]-를 1873년부터 1875년 것까지 함께 전시했고, 그리고 현미경, 곤충표본, 조개껍질, 화석, 두개골 모형들까지 르동의 작품과 사상과 환경에 영향을 미쳤거나 관계있었던 많은 자료들을 다른 기관으로부터 빌려와 함께 전시함으로써 처음 르동의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도 쉽게 그의 작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같은 방에 책상과 걸상을 비치하고, 이번 전시회를 위해 특별 발간한 카달로그를 여러 권 비치해서 직접 관람자들이 르동의 작품 이미지난 아이디어를 이용하거나 참고한 표본들이나 책 속의 사진들과 실제 작품들을 비교하며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정말 치밀하고도 사려 깊은 전시회 기획과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나라 미술관, 박물관, 화랑의 전시기획자 및 큐레이터들도 앞으로의 전시회 때 참고하면 좋으리라 생각된다.

 

 Boguet in a Persian Vase, paste on paperl(종이에 파스텔), 1910

 

Flowers, oil on canvas(캔버스에 유화), 1903

 

르동은 페인터, 석판화가, 파스텔화가, 장식가로서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독창적이고도 신비한 상상력이 풍부한 상징주의적인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으나 40세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894년 그의 나이 44세가 되던 해 파리의 Galeries Durand-Ruel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서서히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고 미술세계에 있어서 그의 위치를 확고하게 굳히게 된다. 르동은 미국에는 1913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열린 아모리쇼에서 유럽 현대 미술 전시회의 부분으로 참가해서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공공기관 및 개인 수집가들이 르동의 작품을 소장하게 된다.

 

Large Bouquet in a Japanese Vase, pastel on paper(종이에 파스텔)  

 

Bouquet of Anemones, pastel on paper(종이에 파스텔)

 

그러나 르동의 어린시절은 너무나도 우울하고 불행한 시작이었다. 1840년 프랑스 보르도(Bordeaux)에서 출생한 르동은 태어난지 며칠 만에 부모들과 떨어져 뻬르르바드(Peyrelebade)에 있는 외숙부의 집에서 성장하다가 11살이 되어서야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약 25살이 되었을 때 르동은 파리에 가서 페인터 Jean Leon Gerome(1824-1904)에게서 그림을 배우나 그곳에서의 교육방법과 생활에 만족을 얻지 못하고 고독한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번 전시된 작품들 중 1864/65년에 그린 "Child Running in a Landscape"(Graphite, 23X15cm)에 그의 이러한 외로움과 고독함이 잘 표현되어 있다. 이 작품은 그 시절 그의 안식처였던 루브르 미술관(Musee de Louvre)에서 Andrea del Sarto(Italian, 1486-1530)의 "Charity"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초기의 이 작품 외에도 말년까지의 르동의 많은 작품에서 격리되어 있는 고독한 자로서의 이미지가 깊게 스며 있음을 볼 수 있다.

 

Satyr(세이터), charcoal on paper(종이에 목탄), 1877

 

그러나 1877년 charcoal(목탄)로 뿔이 달리고 갈라진 발굽을 가진 고전적인 창조물을 묘사한 "Satyr"(세이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숲으 신 Dionysus의 시종으로 음탕함과 모주꾼으로 유명)로부터는 르동의 사악한 세력의 창조물에 대한 동정심을 엿볼 수 있다. 같은 해에 제작한 "Devil"(charcoal, 1877), "Black Angel"(charcoal & gouache, 1877) 등 비슷한 이미지의 여러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었다. 이번 전시회를 눈여겨 보면 1870년부터 1878년 사이에 르동은 날개달린 천사나 날개달린 대형의 두상 또는, 이를 들고 날아가는 천사 등의 이미지가 담긴 많은 작품들을 제작하는데 "Gurdian sprit of the Waters"(charcoal, 1878)는 날개달린 큰 머리가 마치 구름처럼 날아다니며 망망대해의 항해하는 작은 배-어쩌면 우리 인간-를 자비롭게도 지켜주는 것처럼 우리 인생 행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Guardian Sprit of the Waters, charcoal on paper(종이에 목탄), 1878

 

르동은 1876년에 "Devil Carring off a Head"(charcoal, 1876), "Figure Holding a Winged Head"(pastel & gouache over charcoal, 1876) 등 비슷한 이미지의 작품을 제작하며 1878년 같은 해에 그 유명한 "Eye-Balloon"(charcoal)을 제작한다. 이 작품은 르동에게 있어서 과거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심상과 형상속으로의 해방을 의미하는 즉, 르동 자신의 미래를 예고하는 작품인지도 모른다.

 

Eye-Balloon, chacoal on paper(종이에 목탄), 1878

 

1890년대 작품들에서 우리는 르동 작품의 내용과 기법에 있어서의 변화를 볼 수 있다. 르동은 charcoal(목탄) 작업과는 별개로 파스텔 작업과, 그리고 계속해서 석판화 작품을 제작하게 되는데, trasfer lithograph(석판화) 기법으로 제작한 "Parsifal"(1891) 연작과 "Brunnhilde"(litograph 석판화, 1894)는 바그너 작의 테마(Wagnerian themes)에 매료되어 있슴을 볼 수 있다. 영적이고 심오하면서도 또한, 종교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Mystical Knight"(charcoal & mixed media 목탄과 혼합재료, c.1892)도 같은 테마의 작품이다. 1870년대에 새로운 석판화 기법을 배운 르동은 1879년 석판화집 "Dans le Reve(In Dreams)"를, 1883년 석판화집 "Origins"를 발표하였는데, 1890년대와는 전혀 다른 테마에 관심을 기울였다.

 

Parsifal, transfer lithograph(석판화), 1891

 

Cactus Man, charcoal on paper(종이에 목탄), 1881

 

1900년대에 르동은 파스텔 작품에 더욱 다 만족하며 심취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1889년 Galeries Durand-Ruel에서의 개인전 때 비평가들로부터의 좋은 호응과 상업적인 성공 때문이었다. 그 전시회에 르동은 14점의 파스텔과 20점의 유화를 전시했는데, 이전의 다른 전시회 때 흑백 톤의 charcoal(목탄)로 제작한 작품들과는 달리 모두가 색채가 있는 작품들이었다. "Flowers Clouds"(파스텔 c.1903), "The Window"(파스텔, c.1905)과 "Bouguet in a Persian Vase"(파스텔, c.1910) 등 르동의 주옥같은 파스텔 작품 앞에서는 우리 자신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그 작품 이미지가 현실이 되어 바로 그 장소나 물체들과 우리가 투영되어 있는 듯한 환상과 착각에 빠지게 한다. 어떤 작품들에서는 영적이고도 종교적인 영혼의 향기와 생명의 신비가, 다른 작품들에서는 인간 내면의 무한한 상상과 환상의 복합적 이미지가 르동의 작품들로부터 관람자들의 동공을 통과하며 시각적으로 정신적으로 스며들어 온다.

 

Flower Clouds, pastel on paper(종이에 파스텔), 1903

 

The Window, pastel on paper(종이에 파스텔), 1905

 

Portrait of Simone Fayet In Holy Communion

 

pastel on paper(종이에 파스텔)

 

같은 년대의 인상주의와 타협하지 않고, 어쩌면 외롭게 끊임없이 자기 자신만의 고집스런 예수술을 추구하며 무한한 정신과 내면의 심상세계를 솔직하고도 진솔되게 표현하여 상징주의의 대표적 화가가 된 오딜롱 르동의 특별전은 꿈의 왕자로서의 그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무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Chariot of Apollo(아폴로의 전차), oil on canvas(캔버스에 유화), 1912

 

Chariot of Apollo(아폴로의 전차), oil on canvas(캔버스에 유화)

 

Butterflies, oil on canvas(캔버스에 유화)

 

글: 문창식/오늘의 해외미술1 미국/사진참고: Odilon Redon: prince of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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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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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지영(16회) | 작성시간 14.01.27 파스텔로 그려서 그런지 부드럽게 섬세하고 색상표현이 화려하고 사실적인 것 같습니다.
    첫눈에 반한 여인 같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 짙푸른 청색은 고급스럽군요
  • 답댓글 작성자문창식22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1.27 네~르동의 작품들 중에서 특히 파스텔 작품들은 정말 감미롭고 아름다워서 신비롭기까지 한 것 같습니다.
  • 작성자秋思 박웅근 | 작성시간 14.01.27 Art Institute 에서 열리는 특별전시회는 참 많이 갔었는데
    이건 놓쳤네요. 1978 년엔가 열렸던 한국미술 5000년 전시 때 거기에 계셨었던가요?
    제가 천거해 구경을 갔던 미국인들이 해학적인 한국화에 깊은 감명을 받는 걸보며 가슴 뿌듯했던 기억,
    또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지만 꽤나 깊이 지내던 미국인 부부가 3D 사진 기술로 석사학위를 마친 사실...등등
    호랄이 담배피던 시절에의 잡념...................
    문 화백 덕분에 옛날로 돌아가 봅니다. 감사하다는 말 다시 새깁니다.
  • 작성자문창식22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1.29 선배님~"한국미술 500년전" 전시때는 미국에 있지 않아서 못 보았습니다. 그 후에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미술관에서 있었던 "한국도자기전"에는 초대를 받아서 오프닝에 참석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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