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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기23 (이경우)-- 건강한 아덴 경기장(발칸반도 10개국)

작성자睦園.박이환|작성시간17.10.20|조회수262 목록 댓글 0

                             

1월 15일 맑음

 

     아침 7시경에 눈이 떠졌다. 약간 쌀쌀하고 축축한 아침이다. 식사준비를 하며 대충 짐 정리를 했다. 아침 식사는 라면에 찬밥, 김치, 오이지로 해결했다. 먼 이국땅에서 김치를 먹을 수 있다니........밥을 해서 점심 김밥을 준비했다. 날씨는 쾌청하다. 바람이 분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내 투어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아크로폴리스로 향했다. 좁은 골목길을 걸어 무조건 내려갔다. 지나는 곳이 플라카 지구다. 

     

       플라카 지구는 아크로폴리스 언덕아래 동쪽에서 북쪽으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이다. 19세기에 만들어진 집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정부의 허가 없이는 건물을 새로 지을 수 없단다. 포도 넝쿨 아래 시원하게 자리 잡은 노천카페(여기서는 티베르나 라 한다.), 민예품 점, 선물가게, 예쁜 카페 등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급경사를 계속해서 올라가라는 안내 팻말이 벽에 스프레이로 낙서 비슷하게 쓰여 있다. 아크로 폴리스 300m 라고 보기 싫지만 반갑게 쓰여 있다.

 

       오르기 전에 장방형의 벽면만 남아있는 아드리우스 도서관을 만났다. 2세기 경 로마황제 아드리아누스가 지은 것으로 지금은 벽면만 남아있어 금방 알아볼 수 없었다. 관광객들의 모여 웅성거림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크로폴리스를 향해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올라갔다. 대리석이 깔린 산책길이 나온다. 대리석을 나와 200m를 걸어가니 입구가 나온가.

     고대 그리스 유적의 최상이요, 인류에게 문명의 유산인 아크로폴리스는 국제 유네스코지정 인류 문화재 1호다. 아크로폴리스 란 ‘높은 언덕 위의 도시’라는 뜻으로 고대에는 신전과 방위 요새의 두 가지 역할을 했다. 입구에 짐을 맡기는 곳이 있어 의무적으로 짐을 맡기고 카메라를 들고 입장료 없이 들어갔다.(아테네는 주일날 입장료가 무료다) 감사할 일이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웅장함은 우리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빌레문을 지나 참배 길을 따라 올라갔다. 아그리바 상이 서 있는 좌대가 있고, 프로필레아(전문)을 향해 올라가니 오른쪽에 조그맣고 예쁜 신전이 있다. 니케(일명 날개 없는 승리의 여신)신전 이다. 여신이 아무데도 가지 못 하도록 날개를 없애고 그 밑에 와서 승리를 빌었단다.

 

참배 길을 다 오르고 나서 지나게 되는 건물이 프로필레아 중앙누각이다. 중앙 누각은 도리스식 기둥이고 좌우 건물은 이오니아식으로 연출하고 있었다. 도리스식은 기둥에 흠만 파였을 뿐이고 이오니아식은 기둥머리에 소용돌이 장식이 있다. 이곳을 통과하니 웅장한 파르테논 신전이 도리스식 석주로 둘러싸인 채 모습을 나타낸다. 기원전 438년 15년이 걸려 완공된 이 신전은 아테네의 수호신인 아테네에게 제사하던 곳이란다. 46개의 돌기둥의 높이는 10m, 직경이 약 2m 다. 910m 상공에서 하나의 점으로 만나도록 설계되어 있단다. 당시 수학의 발달과 건축술의 발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입장료 가 아깝지 않다.

             몇 일전 TV에서 상영된 그리스 명상 음악가의 연주 장소였던, 눈에 익은 이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을 실제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여름철에는 제법 콘서트가 많이 열리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무대아래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 161년에 지어졌다. 아티카의 부자 이로데스가 아테네시에 기증한 것으로 6000석 정도의 객석을 갖추고 있는데, 최근에 복원된 것이란다. 또 하나의 음악당은 디오니소스 극장으로 현재는 유적만 남아 있다. 이곳에서 그리스의 비극의 대부분이 상영되었단다. 관객은 15000명 정도 수용했는데, 지금은 등받이가 붙은 대리석 좌석만 있다. 디오니소스는 술과 연극의 신이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방문했다. 규모가 작다. 이 언덕 주변에서 발견된 선사시대부터의 발굴 유물을 모아 두었다. 신전을 장식하고 있는 릴리프나 조상들이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니 아스클레오피스의 신전 터 기둥만이 두 음악당 사이에 있다. 그리스 국기가 있는 전망대에서 보니 아테네 시내 전경과 2시 방향의 제우스 신전 터가 보이고, 11시 방향에는 라카비토스 언덕이 마주 보였다.

 

     왼쪽으로 돌아 입구 쪽을 향해 걸으니 에렉티온이 나타난다. 이 신전은 6인의 소녀상을 기둥으로 한 주랑이 툭 트여있어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카리아티드스로 불리는 이오니아식의 이 주상은 모조품이란다. 진짜는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으며 하나는 대영 박물관에 있단다. 사진을 찍고 관광객들의 물결에 휩쓸려 아크로폴리스를 내려왔다.

              길을 따라 왼쪽으로 큰 도로를 향해 가다가 큰 길을 건너 불의 신전이 있는 쪽으로 간다. 소크라테스 감옥을 만났다. 큰 바위산에 있는 굴이다. 찾는 이가 없다. 우거진 숲속에 안내 표지도 없고 길도 비포장 좁은 길이다. 인적이 없다. 큰길을 걸어 아래로 내려가니 고대 아고라와 현대 아고라가 나타났다. 현대 아고라 이곳이 이페수트 거리인데 바로 벼룩시장이다. 가장 활기 넘치는 때가 일요일 오전이란다. 바로 지금이었다. 주로 오래된 물건을 찾는 사람들이 모인다. 아주 다양한 고물상 같은 물건들이 가득하다. 자기 나름의 보물을 찾아 흥정한다. 구경나온 사람들도 많고, 양쪽에 물건을 펼쳐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도 다양하다. 아주 재미있는 물건도 있고, 처음 보는 물건도 있다. 물건만큼이나 사람들도 낡았고 그 수도 많다. 혁대 2개를 놓고 앉아있는 아주머니, 오래된 신문, 쳐 박혀 있던 골동품, 망가진 악기들, 각종 카세트 테이프, 사진 그림........... 정말 재미있는 곳이다. 구경을 하다가 우리의 일행을 잃을 정도로 재미있고 복잡했다. 고대 아고라에서 다시 만났다.

 

            혼을 빼 갈 정도로 복잡한 거리에서 나와 아크로폴리스 방향으로 걸어간다. 고대 아고라 유적이 나타난다. 아고라는 시장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고대에는 좀 더 폭넓은 정치 경제, 문화적 제반 시설이 모여 있는 곳을 의미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남성들은 이곳에서 종종 장을 보고 정치를 논하거나, 웅변가의 웅변을 듣기도 하고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단다. 소크라테스도 플라톤도 이곳에서 연설을 했고,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나 역사가 헤로도투스도 당시에 활약을 했다. 특이한 것은 고대에도 남성이 시장을 봐서인지 지금도 시장에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고대 아고라 왼쪽에 있는 신전이 헤파이스토스 신전이다. 이는 대장장이 일을 주관하는 신이다. 이 신전은 폴리스 언덕에서도 유난히 눈이 들어오는 곳이다. 입구에서 11시 방향에 있는 건물이 아타로스 주랑 박물관이다. 45개나 되는 도리스식 기둥이 인상적이다. 중간에는 22개의 이오니아식 열주가 나란히 있다. 오래된 그리스 정교회 건물도 있다. 협죽도와 여러 가지 나무들로 이루어진 길을 따라 가다가 우리 일행을 만났다. 로마시대의 아고라도 구경을 했다. 기둥만 몇 개 있었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팔각형 ‘바람의 신’의 탑이 있다. 벽에는 산만해 보이는 그림도 있다.

        아크로폴리스 절벽을 따라 계속 플라카 지구를 걸어가니 한인 교회당이 나왔다. 제우스 신전 앞에 있는 하얀 건물이다. 현지 교회의 지하실을 빌려 예배 드리고 있었다. 한인 250여명중 교인이 50여명으로 한국적인 교회의 분위기다. 아름다운 찬양이 은혜로웠다. 예배 시간은 오후 1시다. 목사님의 설교는 한국의 소식과 말씀으로 이루어진다. 예배 후에 손수 만든 빵과 우유로 친교시간을 갖는다. 영육의 양식을 대접받으니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 진 것 같다.

 

교회를 나서니 길 건너편에 아드리안스 문이 보였다. 2세기 로마시대에 건립한 것으로 높이 약18m로 제우스 신전 앞에 있다. 제우스 신전 터에 갔다. 기둥이 15개 정도 남아 있는데, 옛날에는 총 104개였단다. 새파란 하늘을 찌를듯 솟아있는 기둥은 웅장한 옛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길을 건너니 자피온 전시장이 보인다. 국립공원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공원 이름은 이 건물의 후원자인 자파스 형제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단다. 복잡한 그리스 아덴 시내에 이렇게 조용한 휴식공간이 있음이 놀라웠다. 국립공원은 오토국왕의 왕비였던 아말리아의 설계로 고대의 뜰을 개조하여 왕궁의 부속정원으로 꾸며놓았다. 그 후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개방되었다.

        

           계속 걸어서 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렸던 아덴 경기장에 도착했다. 하얀 대리석으로 장식 되어있다. 스타디움 앞 광장 오른쪽에는 고대 경기장 복원에 공헌한 알렉산드리아의 부호 아베로프의 동상이 있다. 우리는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텡 남작으로 착각했다. 1896년, 이 경기장에서 제 1회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좌석은 5만 명이 들어갈 수 있다. 트랙이 말굽 형으로 400m 정도 될 것 같다. 아내와 함께 트랙을 천천히 뛰어본다. 관중들의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 필드 끝 쪽에는 운동장을 향한 노인의 모습과 관중석을 향한 젊은이의 모습이 성기와 함께 세워져 있어 인상적이다. 운동을 하면 아무리 노인이라도 이렇게 건강하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젊은이라도....... 그 이야기를 듣고 모두 웃었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귀빈석에 아내와 함께 앉아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아덴 시민들이 조깅하며 종종 트랙을 돌고 있다. 운동장 마주 보는 곳에는 오륜기 모양이 나무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입구 오른쪽에는 대리석 기둥이 3개 있다. IOC위원장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역대 올림픽 개최지의 이름이 기록되어있다. ‘1988년 서울’이 그리스 말로 새겨져 있어 한국인의 긍지를 느끼게 했다. 

      광장 앞 넓은 도로를 무단 횡단하여 건너니 대통령 궁이 있다. 가로수가 오렌지 나무 다.3층 정도의 수수한 건물이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다. 근위병이 서 있는 것을 보고서야 대통령 궁임을 알 수 있었다. 근위병의 고전 의상은 국회의사당 앞 근위병과 같다. 인형같이 서 있는 근위병 옆에서 사진을 찍고 길 건너 국립공원으로 접어들어 국회의사당 앞으로 갔다. 광장 앞에서 군밤을 사 먹었다. 수니온 곶을 가는 버스정류장을 확인하고 집으로 향했다. 미로 같은 길을 헤매며 겨우 숙소를 찾았다.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유일하게 열린 빵집에서 이름 모를 다양한 빵들을 샀다. 점심때 먹지 않은 김밥과 빵을 꿀에 찍어 저녁 식사를 했다. 하루 종일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다. 답답하게 나오는 물로 대충 샤워를 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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