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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여행기 3 (이경우)--타우포(뉴질랜드)

작성자睦園.박이환|작성시간17.11.07|조회수165 목록 댓글 0

                        


    

 

 




 


12월 29일 목요일 비 

새벽 6시에 기상. 자는 아내를 놔두고 조용히 숙소를 나와 동네를 산책했다. 막 날이 새는 깨끗한 아침이다. 어제 먹던 소세지를 불에 데우고 잔뜩 쌓인 양배추로 아침식사를 한다. 짐을 챙겨 차에 싣고 체크아웃을 한다. 이제는 로토루아 주변을 둘러본 후에 타우포로 내려간다. 먼저 Red woods로 향했다.

       뉴질랜드의 광릉수목원이다. 아름드리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이 들어차 있다. 아침 일찍 이다. ⓘ에 들어서니 이제 막 문을 연다. 지도를 얻어 보려고 했으나 없단다. 표 말을 보고 산책을 하면 된단다. 입장료도 없다. ⓘ 앞에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산책하는 모습의 키 큰 3명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산책로에는 화살표가 색깔별로 그려져 길을 안내한다. 30분 코스는 붉은색, 1시간 코스는 파란색, 1시간 30분은 초록색, 2시간 코스는 노랑색, 3시간 30분은 보라색, 8시간 코스는 검정색 화살표다.

       우리는 1시간 코스를 걷기로 했다.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려서 햇빛이 보이지 않는다. 포근한 느낌이 드는 산책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가끔 걷는 이를 만나지만 사람은 거의 없다. 날씨도 흐려 어둑한 숲길을 가려니 묘한 정적이 흐른다. 쭉쭉 뻗은 나무숲을 지나니 뉴질랜드 상징인 은고사리 숲도 이어진다. 동물들이 튀어나올법한데 조용하고 새 소리만 들린다. 걷다가 만나는 고여 있는 물은 맑은데 수정처럼 움직임이 없다. 숲 사이를 1시간 걸어보니 에너지가 보충되는 느낌이다. ⓘ에 도착하니 대형 버스 2대가 들어와 사람들을 내려놓는다. 한국말도 들리니 반갑다.

 

   차를 몰고 Blue Lake 를 향했다. 호수의 이름은 Tikitapu 다. 호수에 들어서서 차를 세우고 내렸다. 그냥 평범한 호수다. 비가 내린다. 기온이 차다. 호수 물은 속이 보이도록 맑다. 사람도 없고 갈매기 몇 마리만 떨면서 호수를 지키고 있다. 고요함과 차분함 그리고 서늘함이 듬뿍 담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푸르다’라는 말과는 연결이 안 된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는 탓인 것 같다.

 

    다시 차를 타고 Green Lake 를 찾아 더 들어갔다. 2차선 도로에는 차들이 없다. 언덕길을 오르내린다. 옆에 있다는 호수가 아무리 달려도 찾을 수가 없다. 커다란 호수가 왼쪽으로 보인다. 표지가 없어 계속 달리니 길이 좁아져 위험할 정도다. 할 수 없이 달려가기를 포기하고 호수방향으로 들어갔다. 작은 마을이 나온다. 젊은이들이 보트를 호수에서 꺼내 차에 싣고 있다. 지도가 그려진 안내판을 보니 이 호수는 타라웨라 산 밑에 있는 커다란 타라웨라 호수였다. 우리가 찾고 있는 그린 호수는 그냥 지나친 것이다. 덕분에 아주 큰 호수를 구경한 것이다. 다시 그린 호수를 찾아서 차를 돌렸다. 나무 조각상이 세워진 전망대가 있어 차를 세웠다. 전망대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니 멋지다. 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가는 길에 테 와이로아 매몰촌을 만났다. 뉴질랜드 최대의 자연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는 1886년 6월 10일 화산폭발로 호숫가의 아름다운 마을 테 와이로아가 잿더미로 뒤덮여버렸다. 흘러내리는 용암과 분출하는 가스, 그리고 어른 키를 훌쩍 넘는 2m 높이의 화산재가 단란했던 가정과 마을의 모습을 흔적도 없이 한순간에 덮어버렸다. 이 사고로 150명이 넘는 사람이 화산재 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매몰촌 뮤지엄에는 과거의 모습을 재현한 건물들과 당시의 참상을 전해주는 사진 자료, 그리고 비디오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비가 내려 그냥 울타리 너머로 훑어보고 다시 차를 몰았다.

        Green Lake를 찾았다. 언덕아래 보이는 호수다. 언덕에 서면 오른쪽이 블루 호수이고 왼쪽이 그린호수다. 그린호수라고 이름 지어졌으니 초록색이 느껴지는 호수다. 주변에 워낙 나무들이 많아 초록호수라 불릴 만 했다. 별 모양이나 감흥은 없지만 찾았다는 성취감에 만족하고 차를 돌렸다.

 

      다음 도착한 곳이 시내에서 남쪽으로 3km 정도 떨어진 오카레나레와(테 푸아)다. 로토루아에서 가장 유명한 지열지대이자 마오리 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차를 주차하고 Admission에 들어가 표를 사려하니 비가 엄청 내린다. 마오리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도 있고 간헐천도 있다. 대표적인 포후투(솟아오르는 물)는 대개 한시간에 1번 꼴로 분출하는데 그 높이가 20~30m 된단다. 한번 분출할 때 마다 5~10분 동안 가스와 수증기를 뿜어 올리는데, 최고 기록은 무려 15시간이나 쉬지 않고 분출되었다고 한다. 비가 너무내려 들어가기를 포기하고 밖에서 쳐다보기만 했다. 우비를 입은 사람들과 우산을 쓴 사람들의 무리가 무거워 보인다.

 

       차를 몰고 남쪽으로 달려간다. 와이망구 계곡과 와이오타푸 서멀 원더 랜드는 책에 보니 미국의 옐로우스톤과 느낌이 비슷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들려 보려고 했는데, 워낙 비가 많이 내려 그냥 차를 몰고 타우포로 향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Wai-O-Tapu에 들어섰다. 주차장이 꽉 찰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Admission에 들어서니 비 때문인지, 점심때여서 인지 사람들이 가득하다. 다시 차에 돌아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점심을 먹었다. 차에서 먹는 점심도 재미있다. 비가 그칠 것 같지 않아 차를 몰고 다시 나왔다. 한참을 달려 남쪽으로 내려가니 비가 그친다. 대지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와이라케이 지역 지열발전소가 나타난다. 마치 불이 난 것처럼 연기가 피어오른다. 뉴질랜드 연간 전력소비의 약 5%에 해당하는 15만 kw의 전력을 생산한다. 후카 폭포를 찾으려고 차를 돌리니 Prawn Park 가 나온다.

 

     새우농장이다. 독특한 환경을 활용한 새우양식장이다. 높은 지열을 이용한 온수에서 새우를 양식하고, 그 새우를 잡아서 즉석에서 새우 요리를 해 준다. 마치 모내기 전의 논바닥처럼 네모반듯하게 구획을 짠 양식장에서 새우를 양식하고 있다. 골프 치는 곳도 있다. 공 한 개에 1$, 10개에 6$, 20개에 10$이다. 50m에 홀인원 시키면 100$, 75m에는 200$을 준다고 써있다. 골프공은 새우 양식장을 향해 날리는 것이다. 이곳에서 제트 보트를 타고 후카 폭포로 달리는 투어도 있다. 아리티아 댐 근처의 급류와 후카폭포 급류 사이를 왕복하며 스릴을 만끽한다. 새우 양식장에서 새우를 잡는 것도 재미있는지 사람들이 많고, 잡은 새우를 요리해 먹는 식당도 사람이 많다.

 

        후카 폭포를 보기위해 차를 다시 몰았다. 5분 정도를 달려가니 후카 폭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잠시 멈춰서 내려다본다. 숲속의 보석처럼 반짝인다. 예쁜 경관이다. 가가이서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주 작게 보인다. 다시 차를 타고 폭포를 만나보려 내려간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폭포로 걸어간다. 다리를 만난다. 다리 위에 서서 양쪽을 모두 둘러보는 것도 즐겁다. 맑은 물이 암벽 사이를 힘차게 흘러간다. 역동적인 모습이 좋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 걷기 좋다. 폭포를 보려고 길 따라 걸어간다. 갈 수 있는 끝자락에 서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보니 기분이 상쾌하다. 수량도 풍부하다. 높이도 별로 높지 않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풍성해 보인다.

  

            16명을 태운 제트 보트가 지그재그로 속도를 내며 달려오다가 급하게 회전을 하니 하얀 거품이 날린다. 보는 이도 기분 좋은데 보트에 탄 사란들은 얼마나 스릴이 있을까? 폭포 가까이에 접근하는 보트를 보니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배를 타고 접근하던 기억이 난다. 한참을 봐도 지겹지 않은 폭포다. 마음이 깨끗해지고 육체는 힘을 얻은 듯하다.

 

 

후카 폭포는 뉴질랜드에서 손꼽히는 관광명소다. 높은 낭떠러지에서 가파르게 덜어지는 물줄기를 폭포라고 생각했다면, 이곳은 그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주는 통쾌한 현장이다. 10m도 안 되는 높이는 그리 대단하지 않지만 매초 230톤의 수량이 굉장한 속도로 떨어진다. 푸르게 흐르는 강물이 한꺼번에 폭포로 떨어지면 굉장한 소리를 내는 것과 동시에 새하얀 거품 같은 물보라가 퍼진다. 그 박력에 압도되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광경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을 보는 것 같다. 타우포 호수에서 시작하는 와이카토 강이 좁은 협곡을 빠져 나올 때까지는 그저 작은 강줄기에 지나지 않지만, 후카 폭포에 이르러서 본성을 드러낸다. 폭포를 지나 숲길로 이어지는 산책로도 잘 정비 되어 있고, 관광 안내 부스도 설치되어 있고, 폭포를 관람하는 요금도 무료다.

 

 

       타우포를 향하여 차를 몰고 간다.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타우포에 다 와서 차가 조금 밀린다. 타우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 전망대에 차를 세웠다. 바람이 거칠게 불면서 비가 온다. 잠시 밖에 나가 타우포를 바라보니 안개구름이 자욱해 시야가 흐리다. 잠시 쉰 후에 다시 차를 몰고 타우포로 들어갔다. 먼저 숙소를 찾기로 했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한 숙소다. 작은 마을이라 지도를 머릿속에 대충 기억하고 있어 와이카토 강 위의 다리를 건너자마자 처음 갈래 길에서 좌회전을 하고 적당히 달려 마을 주택가에 차를 세웠다.

 

    도로 표지판을 보니 우리가 예약한 Rainbow Lodge Backpackers 는 가까이 있었다. 내리는 비가 약해져 다행이다. 마을을 둘러보니 숙소가 바로 뒤에 있었다. 반가웠다. 겉보기에는 숙소의 규모가 작아 보이지만 사무실에 들어서서 주변을 보니 규모가 컸다. 커다란 공동 식당에 사람들이 많고 머물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가 예약한 2인실의 키를 받고 안내하는 대로 따라갔다. 방에는 침대 2개와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었다. 주방만 공동으로 이용하게 되어있었다. 가격대비에 맘에 드는 숙소다. 차를 숙소 안에 주차하고 짐을 내린 후에 호수 구경을 나섰다.

 

 

타우포라는 지명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호수 ‘레이크 타우포’에서 왔다. 한 도시이 지명이 될 만큼 큰 타우포 호수의 면적은 616㎢, 싱가폴을 통째로 집어넣고도 남을 만큼이라는데 실감이 난다. 이처럼 큰 호수를 끼고 발달한 도시는 호수처럼 평화롭고 넉넉해 보인다. 호수 너머로 눈 덮인 루아페후 산이 엽서의 한 장면처럼 서 있다는데, 흐린 날씨 탓에 볼 수 없어 아쉬웠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장엄한 산들은 병풍처럼 도시를 두르고 있다는데 잔뜩 하늘 가린 구름으로 상상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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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곳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긴 강인 와이카토의 발원지이다. 이곳도 로토루아처럼 지열지대로 유명하다. 지열을 이용한 세계 유일의 지열 발전소와 우리가 들렀던 새우농장, 그리고 여러 군데 간헐천이 있다.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소개된 와이카토 번지 점프대는 내일 찾아가려고 한다. 와이파파의 스키로 겨울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휴식을 원하는 이에게 평화로운 휴양지로, 활동적인 이벤트를 원하는 이에게는 레포츠 천국이 되어 주는 곳, 떠오르는 휴양지의 두 얼굴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곳이다.

 

마을의 규모가 작아 걸어 다니기 충분하다. 숙소에서 곧장 아래로 걸어가니 호수다. 일단 호수를 마주하니 기분이 좋다. 물이 있는 곳, 바다나 호수 강은 사람의 기분을 편안하게 해 주고 또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여 마을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날씨가 좋으면 탁 트인 경관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멀리 넓게 펼쳐진 경치를 볼 수 없으니 가까이에 있는 섬세한 곳을 살필 수 있어서 좋다. 타우포 마을은 깨끗하다. 호수를 따라 걸어간다. 호수 가운데 골프 놀이 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홀인원 골프 홀을 향해 공을 치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날씨 탓인지 주인도 손님도 없고 표지 깃발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산책길은 잔디밭으로 이어져 걷기에 좋다.  

앞바퀴가 아주 크고 뒷바퀴가 아주 작은 자전거를 탄 멋쟁이 할아버지가 제복을 입고 서있다. 경찰인지 우체국 지원인지 모르지만 중후한 풍채에 다정한 미소와 함께 점잖아 보인다. 사진을 함께 찍자고 우리를 부른다. 여행자에 대한 배려인가보다. 와이카토 강이 시작되는 곳에는 Tongariro Domain 공원이 있다. 커다란 체스판에 어른들이 모여 체스를 하고 있고 놀이터에서도 꼬마들이 즐겁게 놀고 있다. ⓘ 비지터 센터도 있다. ⓘ에 들어가서 내일 모레 웰링턴에서 남 섬의 픽톤으로 가는 배를 예약했다. 성수기라 늦으면 표가 없고 , 있다 해도 비싸진단다. 배의 종류와 가격을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예약해 준다. 배 값 253$ 을 지불하고 영수증과 안내 자료를 받았다.

 

강으로 내려가니 요트와 보트들이 잔득 정박해 있고 흑조들이 배와 배 사이에서 한가롭게 놀고 있다. 강 건너편에는 고급스러운 주택들이 따스한 햇살을 받고 있다. 딱 북향이다. 강과 호수를 바라보는 언덕위의 집들이 보기 좋다. 남반구라 북향이 우리의 남향집이다. 갈대로 우거진 강변에는 줄로 만들어진 그네도 있다. 강을 따라가니 와이카토 강위에 만들어진 다리가 나온다. Control Gate Bridge 라는 철다리다. 2차선의 작고 수수한 다리이지만 교통량은 제법 많다.

 

   이제 숙소 방향으로 돌아섰다. 길 건너 Countdown 슈퍼에 들어가 구경을 한다. 슈퍼는 언제 들어가도 기운이 나고 재미가 있다. 쇠고기를 샀다. 길가에 있는 배수구에는 물고기 마크가 붙어 있다. 강으로 바로 들어가는 배수구 이므로 생활용수를 버리지 말라는 의미란다. 숙소에서 인터넷 카드를 구입했다. 1$에 15분이다. 2$자리를 구입해서 내일 모레 도착할 카이코라(남섬)의 숙소를 찾아 예약했다. 가지고 간 컴퓨터가 너무 느리다. 숙소에 비치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게 시간도, 경비도 절약이 된다. 날씨가 살쌀해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아내는 식당에서 소고기 조림을 만들었다. 숙소가 맘에 들어 올라올 때 도 묵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가 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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