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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기5 (이경우) - 남아공(케이프타운 캠스 베이)

작성자睦園.박이환|작성시간18.06.14|조회수288 목록 댓글 0


   

*127일 금요일 비바람 가끔 맑음


       지난밤에 비가 엄청 내렸다. 아침에도 비가 내린다. 테라스에 나가 테이블마운틴을 보니 구름에 가려 정상부근이 안 보인다. 거리에 있는 깔끔하게 자라는 야자수도 흔들리고 쳐졌다. 날씨가 쌀랑하다. 비가 와서 세면을 한 탓인지 거리와 건물들이 깨끗해 보인다. 비를 피해 야자수 중간에 걸터앉은 비둘기도 처량해 보인다. 말라리아 약을 먹지 않기로 했다. 모기도 보이지 않고 건강하기 때문이다. 비가와도 아침은 먹어야지, 730분에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 식사를 했다. 매일 같은 메뉴다. 구운 빵에 버터가 발라져 있고 계란 스크럼블에 두 조각 베이컨 그리고 토마토 한 조각과 커피다.


       비가 내리니 밖으로 나가기가 망설여진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숙소에서 쉰다. 오전 9시가 넘어가니 비가 그치고 금방 해가 난다. 캠스 베이로 가기위해 숙소를 나섰다. 롱스트리트로 가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걸어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기마상은 같지만 느낌은 다르다. 오늘은 좀 더 기운차 보인다. 비를 맞은 탓인 것 같다. 바람이 구름을 밀어낸 것 같다. 금방 파란 하늘이 나온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롱 스트리트에서 어제 탔던 107번 버스를 타고 간다. 산을 넘어간다. 테이블 마운틴에 가는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아침 일찍 간 모양이다. Camps Bay10시경에 도착했다. 산을 내려가서 예쁜 마을을 지나간다. 주택가들이 조용하다. 백사장에 도착했다. 해변에도 조용하다. 파란 하늘에 깨끗한 백사장이 참 멋지다. 코발트 빛 바다 색깔이 보석 같다. 자세히 보면 터키 색 연한 하늘색도 있다. 도로와 이어지는 산책로에는 야자수 가로등이 질서 있게 늘어서 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들면 라이언 헤드가 보인다. 해변을 앞에 둔 마을은 테이블 마운틴을 등지고 있는데 참 예쁘다.


       도로변에는 고급스런 카페와 레스토랑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라이언헤드를 등지고 바라보면 바위와 정원수가 아름답게 정원을 이루고 있다. 바다에는 평평한 바위들이 크게 이어져 있고 해조류가 가득하다. 다시마인 것 같다. 다시마를 좋아하는 물개들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라이언 헤드 바로 밑으로는 주차장이 있고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하얀 백사장 위를 걷는다. 아내는 신발을 벗고 백사장을 걷는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와서 해변에서 산책을 한다. 아내는 바위위에 걸터앉아 있다. 참 다양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해변이다. 사진을 찍는다.


       바람이 약간 불고 서늘하다. 바닷물이 차다. 수영하기에는 춥다. 주변 경관이 참 좋다. 아담하고 예쁜 바다다. 해변을 걸어본다. 예쁘고 둥글둥글한 바위들이 모여 있다. 라이언 헤드 아래 있는 전망대로 걸어간다. 유태인 가족이 단체로 보인다.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3대가 차 한 대로 놀러온 것 같다. 보기가 좋다. 10여명이 넘는 가족이 차를 대절하여 함께 다닌다. 갑자기 바람이 불더니 검은 구름이 몰려온다. 아내는 바다를 향한 벤치에 앉아서 자두를 먹으며 바다를 바라본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바람도 함께 분다. 관리 사무실 건물에 들어가 비를 피해본다.


       107번 버스를 타고 돌아온다. Kloof 거리에서 내렸다. Arnold’s 식당을 찾아간다. 힘들게 찾았다. 반가웠다. 오렌지색 외관에 ‘a’ 라는 문자가 가게에 표시되어 있다. 여기를 찾은 이유는 야생 동물 고기를 먹어보기 위해서다. Game Platter이다. 대형 접시에 야채와 함께 올려져오는 식사다.


       악어고기, 타조고기, 품바고기, 임팔라 고기가 요리되어 나온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고기들이다. 아내는 타조 버거를 주문했다. 스무디도 한 잔 주문했다. 음식이 참 정갈하게 나온다. 친절하게 서빙을 해준다. 품바 고기가 제일 맛있다. 달짝지근한 것이 입에 맞는다. 임팔라 고기는 질기고 맹맹한 맛이다. 타조와 임팔라는 스테이크로 나오고 악어는 은 접시에 찜 스타일로 나온다. 품바는 훈제구이 스타일이다. 타조 버거는 링 감자와 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이번 여행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요리다.

 

       교통카드 환불 및 사용처를 알아본다. 사용처가 보이지 않는다. 시티카드는 스탠다드와 무버, 두 종류가 있다. 관광객이라면 무버로 충전하는 것이 이익이다. 무버로 충전하면 1란드가 1무버 포인트로 전환된다. 스탠다드에 비해 운임을 30%이상 할인 받을 수 있다. 무버는 마이 시티 정거장 티켓 판매소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 무버는 30, 50, 80, 100, 150, 200, 400, 1000란드 단위로 충전이 가능하다. 스탠다드는 원하는 금액을 있는 그대로 충전하면 된다. 스탠다드는 충전된 금액을 버스 운임 외에 직불 카드처럼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버는 버스 운임에만 쓸 수 있고 환불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버스 운임은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10km 이내는 같다. 거리뿐 아니라 시간대에 다라서도 달라진다. 평일 오전 6기에서 8, 오후 4시부터 5시가지 피크 타임 요금제가 적용된다. 공항 노선은 거리와 시간대 책정 요금에 에어포트 프리미엄이 추가된다. 스탠다드는 항상 66.90란드, 무버는 피크타임 대는 54.50란드, 오프 피크 타임 대는 48.20란드가 추가된다. 케이프 타운 버스 노선은 엄청 많다. 광범위한 지역을 커버하고 있다. 버스를 탈째 카드를 대고, 내릴대 카드를 운전석 옆에 있는 장치에 카드를 체크해야한다. 현금은 받지 않는다. 우리가 들고 있는 카드는 무버라서 직불 제도가 없다. 슈퍼에서 사용하지 못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시빅 센터가 있는 곳 까지 걸어간다. 시빅 센터는 교통의 출발지이자 도착지가 되는 교통의 중심지다. 비가 내린다. 바람과 함께 강하게 내려 커다란 빌딩 아래로 들어가 잠시 비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날씨가 하루 종일 변덕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더니 금방 또 맑아진다. 동상이 있는 기념비가 보인다. 껍질이 초록색으로 빛나는 고급스럽고 특이한 나무들이 질서있게 조경되어있다. 보기 참 좋다. 고층빌딩들도 주변에 있는데 깔끔한 분위기다. ABSA와 삼성 로고가 건물에 붙어있다. 여성 동상을 만났다. 누구인지 모르겠다. 원형 로타리가 나오고 분수가 솟구치고 있다. 남성 동상도 있다. 얀 반 리베이크(JOHAN VAN RIEBEECK)인데 식민지 시절 초대 남아공의 총독이란다. 네덜란드 사람인 리베이크는 케이프타운에 올 때 불독 같이 생긴 개를 데리고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아공에서 가장 아름다운 식물원이 만들어지는데도 이름이 올려져있다.

 

       희망봉 일대에 원래 살던 사람들은 코이산 족 목축민이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유럽 사람들로서는 최초로 희망봉을 발견했지만 이 지역에 정착을 시작한 유럽인은 1650년 네덜란드인 얀 반 리베이크가 처음이다. 리베이크는 본국과 네덜란드령 서인도제도를 오가는 선박들을 위한 보급기지를 건설하기 위해서 동료들과 함께 케이프타운에 기지를 짓고 원주민과 친선관계를 맺으며 정착해 살기 시작했다. 1679년에는 시몬 데르 스텔이 케이프타운에 최초로 포도나무를 들여와 오늘날 질 좋은 남아공 와인의 시초가 되었으며, 1688년에는 프랑스 프로테스탄트인 위그노들이 종교 박해를 피해 대거 이주해 오면서 유럽계 인구가 부쩍 늘어났다.


       백인들이 차츰 동쪽으로 퍼져나가 1702년 마침내 피시 강에서 코이산 족과 마주치자 죽고 사는 격렬한 싸움이 시작된다. 희망봉에 기지를 확보한 유럽인들은 군대를 파견할 수 있었지만 코이산 족이 마침내 평정되기까지 아홉 차례의 전쟁과 175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군대의 전진 속도는 연평균 1.6KM에 불과했단다(재래드 다이아몬드, 총균쇠 제 19장에서 586P)


       네덜란드인의 후손으로서 아프리카에 정착해 살던 백인들을 보어인이라고 한다. 영국은 1795년 무력으로 케이프를 점령하였고 1814년 영국령 케이프 식민지를 설치한다. 그리고 카이로에서 케이프타운까지를 목표로 아프리카 대륙을 석권해 나간다. 세계최강의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에 대항할 세력은 없었다. 처음에는 보어인들의 나라, 트란스발 공국과 오렌지자유국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지만 트란스발에서는 황금, 오렌지 자유국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자 탐욕에 눈이 먼 영국의 생각이 달라진다. 몇 번의 외교적 협상이 오갔지만 이미 고삐 풀린 욕구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기어코 1881~1902년에 걸쳐 영구인과 보어인 사이에 본격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전쟁이 일어난다.


       역사적으로 보어전쟁이라 불리는 이 전쟁, 특히 2차 보어전쟁은 그 참혹성에 있어서 기록적이다. 크림반도에서의 전쟁 이후로는 처음 백인 끼리 맞붙은 전쟁에서 영국은 전력에서 절대적인 우세였다. 그러나 영국에 대항하는 트란스발 군은 정규군이 아니었다. 필요하면 순식간에 모이고 임무가 끝나면 해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조직이었다. 정규군을 상대로 싸우며 도시 점령에 익숙한 영국군은 점차 누구와 싸워야 할지도 모르게 되었다.


       코만도부대(특수부대)라는 개념은 트란스발 군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나폴레옹에 대항한 스페인 사람들의 전술에서 게릴라전이란 개념이 파생되었듯이. 2년에 걸친 보어인의 게릴라전으로 인해 1차 보어전쟁에서 얻었던 성과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많은 사상자가지 생기게 되자 이에 맞서기위해 영국군은 특단의 초취를 취한다. 트란스발과 오렌지의 전 영토를 철조망으로 감싸고 이를 점차로 좁혀가면서 경작지를 불사르고 우물에 독을 풀었으며, 게릴라들의 근거지를 초토화하여 배후를 없앤다는 명분으로 21만 여명의 보어인들을 모조리 잡아서 집단 수용소에 쓸어 넣었다. 그 결과 2만에 달하는 부녀자와 아이들이 끔찍하게 죽는 바람에 국제적 비난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상상하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였다. 전쟁으로 다이아몬드의 영광과 부는 얻었을지 모르지만 야만적인 식민자로서 역사에 오점을 남기게 된다. 그것도 잘난 백인들끼리. 케이프타운은 남아공의 입법수도다. 보어전쟁 때 게릴라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던 영국군이 게릴라들을 혼란시킬 목적으로 처음 고안한 자국 군인에게 입혔던 군복이 바로 얼룩무늬 군복 이었단다.


        다시 롱 스트리트를 걸어서 슈퍼에 들어갔다. 망고와 과자, 치킨 샐러드 그리고 계란을 사가지고 숙소로 왔다. 다시 파란 하늘이다.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니 103a 버스가 간다. 우리 숙소 앞에 정류장에 선다. 공항으로 갈 때 여기서 버스를 타고 시빅 센터로 가면 공항버스를 탈 수 잇다는 생각이 든다. 숙소에서 라면에 계란을 넣고 끓여서 저녁식사를 한다. 분위기가 참 좋다. 한인 교회를 찾아보니 우리 숙소와 거리가 너무 멀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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