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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기3 (이경우)--- 성경의 데살로니카

작성자睦園.박이환|작성시간18.11.05|조회수70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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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월요일 맑음

 

     아침 6시에 기상. 테라스로 나가본다. 해 뜨기 전이다. 검은 바위에 수도원의 형태가 까맣게 나타난다. 아기오스 트리아다 와 스테파노스 수도원이다. 어제의 감동이 다시 살아난다. 아침 날씨는 선선해서 좋다. 한낮의 기온이 영상 41도가지 올라간다. 바짝 깍은 뽕나무에서 잎이 싱싱하게 나와 있다. 오늘의 미션은 데살로니키에 도착해서 돌아보는 것이다. 어제 사다둔 캐밥과 콜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짐을 단단히 싸서 가벼운 마음으로 숙소를 나섰다.     

       트리칼라행 버스를 타려고 버스 정류장을 향했다. 버스 정류장은 시청광장 아래에 있다. 칼람바카 버스 정류장은 따로 장소가 없고 길가에 있는데, 상가 안에서 버스표를 팔고 있다. 상가 앞에 긴 의자 두 개가 있는 것이 시설의 전부이다. 8시 30분에 출발하는 트리칼라행 버스표를 끊었다(2유로) 표를 끊고 알아보니 구간을 끊어서 표를 구하면 19유로가 드는데, 여기서 곧바로 끊으면 데살로니키 까지 18유로다 1유로가 절약되는 셈이다. 표 끊는 아가씨에게 바꿔달라고 했더니 안 된단다. 생각보다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융통성 없는 아가씨다.     

     곧 버스가 들어와서 차에 올랐다. 메테오라를 잘 구경하고 돌아서니 흐뭇한 마음이 든다. 9시 10분에 트리칼라에 도착했다. 10시 30분에 가는 데살로니키 행 버스표를 예매했다.17유로다. 버스도 많고 사람도 많다. 선선한 오전이라서 인지 이동인구가 많다. 벌써 뜨겁다. 잠시 실내에서 기다리다가 7번 홈에서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조용히 버스터미널을 나왔다. 창밖에는 벌판을 지나 나무한 그루 자라지 않는 산이 나온다. 초록색 들판이 신기하게 보이는 나라다. 졸다가 눈을 떠보니 앞에 맑은 물이 흐르고 거친 산이 보인다. 올림포스 산(2917m)이란다. 신들이 사는 곳이다. 제우스 신은 아직도 살아있는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살아가는 것 같다. 12시가 넘어서 데살로니키에 도착했다. 

    

      북부 그리스는 역사적으로나 명승지, 리조트 면으로 보나 매력적인 관광명소가 많다. 그리스 대지라고하면 일반적으로는 푸석푸석하고 건조하며 나무가 거의 없는 갈색의 땅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북부는 그렇지 않다. 중서부에서 북부에 걸친 산에는 나무가 무성해 푸르른 풍경이 펼쳐진다. 그리스 북부는 그리스 제2의 도시인 데살로니키를 중심으로 한 마케도니아 지방과 터키와의 국경 부근에 있는 최북단의 트라키아 지방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마케도니아 지방은 인도 방면까지 대 원정을 떠났던 알렉산더 대왕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1977년에 베르기나에서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립포스 2세의 묘라고 여겨지는 터가 발굴되어 이 지역에 많은 고고학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마케도니아 지역은 비잔틴 제국 시대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과 함께 그리스 본토의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로서 번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현대와 고대의 낭만이 특이한 형태로 뒤섞여 있어 풍요로운 인상을 주는 데살로니키를 살펴보기고 싶다. 배가고프다. 터미널에서 피자와 콜라를 사서 먹었다. 터미널에는 식당이 무척 많아 보기만 해도 즐겁다.     

       터미널 옆에 시내 버스 정류장에서 8번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갔다. 불가리아의 소피아로 가는 기차표를 알아보고 예매하려고 맘먹었다. 기차역사는 큰데 국제선 표를 파는 창구는 하나밖에 없고 거기에 국제선 표는 오후 4시부터 판매한다고 써 놓았다. 배낭을 어깨에 메고 먼저 숙소를 알아보려고 역을 나왔다. Monastiriou 거리에서 Egnatia 거리 방향으로 걸어가며 숙소를 찾았다. 갈레리우스 개선문 근처에 있는 유스호스텔을 목표로 걸었다. 걸어가면서 대충 가격을 알아보려고 길가에 있는 호텔에 들어가 보니 약 40유로 정도였다. Kamara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운 유스 호스텔을 찾아가니 문이 닫혀있다. 옆에 지나가던 청년이 다른 유스호스텔을 알려준다. Rent room 유스 호스텔이다. 어렵게 찾아가서 알아보니 도미토리는 17유로, 더블 룸, 개인 방은 40유로다. 생각보다 숙소비가 비싸다. 아내와 상의를 했다. 머물러야 할지.........    

       그냥 불가리아로 넘어가기로 했다. 밤차를 타고 가려고 맘을 먹고 역으로 버스를 타고 갔다. 역에 가서 불가리아 행 열차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섰다. 짐을 많이 들고 있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소피아를 간단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아주머니에, 역무원도 영어가 서툴고 나도 서툴고......... 표를 끊으니 17시 30분 출발이다. 시간이 별로 없었다. 데살로니키를 꼭 구경하고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성경에 나오는 지명이라 꼭 둘러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화이트 타워를 보려고 했는데, 너무 서운했다. 짐이 많은 아주머니 짐을 하나씩 들고서 플랫폼에 갔다. 자주 다니는 아주머니라 아주머니 말만 믿고 기다렸다. 기차가 한 두 대 들어왔다가 간다.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 기차는 들어오지 않았다. 17시 30분이 지나서야 우리 기차가 가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할수없이 아주머니와 매표소로 갔다. 다른 사무실로 가보란다. 역 밖의 사무실로 가서 아주머니가 사정을 설명하니 별도의 추가 요금도 없이 밤 12시 38분표로 바꾸어준다. 정말 감사할 일이다.     

      

    데살로니카를 둘러보고 싶었던 우리 마음을 아시고 하나님께서 문을 열어주신 것이라 확신이 들어 감사드렸다. 짐이 많은 아주머니는 역에서 기다린단다. 우리는 락카에 짐을 넣어놓고 다시 버스를 탔다. 아직 해는 많이 남아 있었다. 날은 뜨겁다. 열차를 놓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10번 버스를 타고 Kamara 정류장에서 내렸다. 여행 20년이 다되는데, 차를 놓쳐본 적이 없는 우리다.

 

     정식으로 다시 만난 갈레리우스 개선문을 사진에 담았다. 이 개선문은 신트르바니우 광장 근처에 있다. 로마군과 사산왕조의 페르시아 군과의 전쟁에서 로마가 승리한 것을 기념해 303년에 세워진 개선문이다. 표면의 부조에는 갈레리우스 황제의 승리를 나타내는 각종 장면이 새겨져 있다, 이 문이 있는 에그나티아 대로는 비아 에그나티아 라고 불리며 과거에 동서 교역의 간선 루트였다.

    

           다음 만난 유적이 로톤다(Rotonda)다. 거대한 원형 건축물이다. 갈레리우스 개선문에서 곧장 언덕을 올라간 곳에 있다. 원래는 갈레리우스 황제의 영묘로 306년에 세워진 것이다. 그러나 400년경에 기독교의 교회로 개조되었기 때문에 성 요르기오스 교회라고도 불린다. 터키 시대에는 모스크로 사용되어 지금도 그 흔적으로 첨탑이 남아 있다. 전체적으로 벽돌로 만들어지고 목재 들보로 받쳐있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있다. 천장의 돔에는 5세기경의 모자이크 화가 그려져 있으며 중앙 정면의 프레스코화는 9세기 것 이란다. 로톤다는 개선문과 함께 데살로니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호텔보다 더 비싼 렌트 룸 게스트하우스를 보며 가는데, 오른쪽에 아리스토텔레스 대학이 보인다(일명 데살로니카 대학). 1925년 국립대학으로 된 이곳은 총 9개의 단과대학이 있는 종합대학이다. 보기 좋게 잔디가 깔려있는 캠퍼스의 규모가 제법 커 보인다. 이 대학은 의과대학과 철학대학이 인기가 있단다. 대학이 있어서인지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계속 걸어서 올라가니 좁은 도로 양편에 묘지가 있다. 에반겔리 스트리아 공동묘지다. 여기서부터 간간이 성벽이 나타나 이어진다. 비잔틴 시대의 성벽이다. 고대부터 그리스 도시의 중요 부분은 성벽에 의해 지켜졌다. 바다를 품고 있는 데살로니카는 적들의 침입도 잦았지만 경제적 중심지로 사람들과 물자의 유통도 많았다. 올라가는 길이 약간 언덕져서 숨이 찬다. 언덕위에 우리의 목표인 전망대가 보인다. Trigonion Tower 이다. 언덕위에서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근사한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여기 서서 내려다보니 데살로니카 시내만이 아니라 테르마이코스만의 아름다운 풍경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시내는 회색빛이다. 날씨가 좋으면 남쪽으로 그리스 최고봉인 올림포스 산도 보인단다. 성벽 계단에 앉아서 잠시 쉰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아그파비오스 교회가 멋지게 자리잡고 있다. 새로지은 그리스 정교회인데 언덕위에 세워져 건물에서 빛이 난다. 주변에는 하늘로 찌를듯 서 있는 나무가 무척 인상적이다. 

    

다시 성벽을 따라 내려온다. 성벽을 끼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자리 잡고 있다. 길을 오른쪽으로 꺽어 아기아 디미트리우 거리를 걸어간다. 비잔틴 초기의 건축물인 아기오스 디미트리우스 교회를 보기위해서 걸어간다. 거리에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10분 정도를 걸어가니 교회가 나온다. 교회 앞에는 작은 광장도 있다. 이 교회는 비잔틴 시대 초기인 5세기에 데살로니카의 수호성인 디미트리오스가 순교한 장소에 세워졌다. 그리스에서 가장 큰 교회다. 검은 제복을 입은 수도사들이 줄지어 들어간다. 우리도 다라 들어갔다. 젊은 수도사 들이 견학을 온것 같다. 2개의 측랑이 있는 바실리카 양식이 흥미롭다. 1917년 화재로 상당한 손상을 입었지만 1926년부터 다시 복원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건물 측면에는 옛 모습이 그대로 있다. 제단 정면의 양쪽을 장식한 모자이크화는 7세기 것으로 짙은 색조와 섬세한 터치가 인상적이다. 오른쪽에는 성 디미트리오스와 성 세리오스가 그려져 있다. 왼쪽 벽면 근처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지하에는 성인의 묘에서 흘러나온 성유가 고여 있다고 한다. 중앙에 있는 대리석으로 된 반원형 수반은 디미트리오스가 순교하기 전에 강금 되었던 장소란다. 10월 26일에는 순교를 기념하는 성대한 행사가 펼쳐진다. 수도사들은 모든 기구에 입맞춤으로 경의를 표현하는데 진지하다. 몇몇 수도사는 이런 성물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움직임은 있으나 아무 말이 없다. 광장에는 성인의 동상도 있다. 

    

           교회를 벗어나 언덕은 내려오듯이 걸어오니 로마시대의 아고라(Roman Forum)가 나온다. 원형극장이 보이고 넓은 공터가 있고 대리석 기둥 3개가 줄지어 세워져 있다. 아내는 걸어오다가 물을 산다고 길 건너 슈퍼로 갔다. 계속 내려가는 공원이다. 공원 광장에서 젊은이들이 배구를 하고 있다. 건물이 2/3 쯤 지면보다 내려가 있는 오래된 교회가 있다. 파나지아 차르케온 교회다. 시내 중심부의 에그나티아 거리와 아리스토텔루스 거리가 교차하는 큰 광장에 있다. 11세기에 세워진 벽돌 구조의 작은 교회로 주로 주변에 사는 그릇 제조 업자와 대장장이 신자들이 모이는 교회당이었다. 교회는 지면보다 내려가 있고 십자가 3개가 눈에 들어온다.    

       아내가 사온 물을 마시니 좀 살 것 같다. 저녁에 기차에서 밤새 마실 물이란다. 잔디밭에는 흰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동상이 하나 서있다. 더운 날에는 흰 대리석이 시원해 보인다. 바로 옆에는 터키시대의 목욕탕이 있다. 바닷가를 향해서 길을 건넜다. 길게 뻗은 대로는 걷기 좋다. 왼편에는 시장이 있다. 아파트도 줄지어 있다. 저녁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고기 굽는 냄새가 난다. 주변을 둘러보니 캐밥을 파는 가게다. 빙빙 돌아가며 지글거리는 고기는 너무 구미가 당긴다. 캐밥과 콜라를 주문했다. 크기는 큰데, 무척 짜고 고기가 딱딱하다. 감자 칩과 토마토가 들어있어 양이 둘이 먹어도 충분하다. 배가 든든하니 맘도 든든해진다. 

    

        바닷가를 향해 걸어간다.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이 나온다. 왼쪽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앉아있는 동상이 있다. 왼쪽 발가락이 유난히 반짝거린다. 사람들이 많이 만졌나보다.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가 왜 여기 세워졌을까? 그는 마케도니아의 왕이었던 알렉산더의 스승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스승으로부터 그리스어는 물론 그리스의 과학, 철학, 문화 등을 배우면서 그리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난 것 보다 더 기쁜 것은 바닷가를 만난 것이다. 시원하게 트인 테르마이코스만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상에 도착한 듯 맘이 흐뭇하고 편하다. 사람들이 많다. 시원한 바닷가로 모두 휴식을 취하러 나온 것 같다. 이제 해가 서서히 넘어간다. 바다끝 멀리 붉은 노을을 만들며 사라져 간다.

    

   멀리 보이는 화이트 타워를 향해서 걸었다. 방파제를 따라 걸어가자니 더운 바람과 찬 바람이 동시에 부는 것이 재미있다. 바닷가를 마주하고 늘어선 상가에는 조명이 켜진다. 멀리 타워에도 불빛이 비친다. 방파제 위에는 흑인들이 큰 가방을 펼쳐놓고 팔고 있다. 가짜이거나 밀수한 물건 같다. 늘어선 건물 앞으로 차량행렬이 이어진다. 이 길 이름이 니키스 거리다. 데살로니카 심포니 오케스트라 건물도 있다. 10여분을 걸어 높이 30m의 화이트 타워에 도착했다. 아쉽게도 해가 져서 사진을 찍어도 맘에 들지 않는다. 

    

15세기에 베네치아 인이 세운 방위벽의 일부로 현재는 데살로니카의 상징물이다. 성화 등을 전시한 비잔틴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18~19세기 터키시대에는 감옥으로 사용되었단다. 이곳에서 대량학살이 벌어졌기 때문에 ‘피로 얼룩 진 탑’이라고도 불려왔단다. 후에 탑의 표면이 흰색으로 칠해지고 이 일대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또 탑에서 가까운 곳에는 국립극장이 있다. 매년 9월에 이곳에서 대중 음악제가 열린다. 주변에는 국제 박람회장, 고고학 박물관, 비잔틴 문화 박물관, 현대 미술관, 야외 극장 등이 있다. 특히 고고학 박물관에는 1977년에 베르기나에서 나온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립포스 2세의 묘에서 나온 보물이 있다. 

    

광장에는 먹거리 장사치들이 많다. 옥수수 감자 등을 구워 팔고 풍선도 판다. 하얀색 관광 미니 열차가 길게 이어져 굴러간다. 바다위에 떠 있는 달은 반달이다. 선상 레스토랑에서는 한참 흥이 무르익어 보인다. 달이 있는 곳이 하늘이고 불빛이 비치는 곳이 바다인데 경계가 없다. 유람선이 한 대 지나간다. 빙빙 도는 꼬마자동차는 꼬마 손님들을 가득 태우고 자꾸 돈다. 방파제에 앉아서 잠시 쉰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 이다. 결혼 23주년 인 것 같다. 편안한 잠자리도, 축하 케익도, 사랑의 꽃다발도 없이 이렇게 밤 바다에 쭈그리고 앉아서 보내는 것이 좀 미안하다. 엉뚱한 불가리아 아주머니를 만나 이렇게 데살로니카를 구경하게 된 것도 우리에게는 독특한 하나님의 결혼 선물인 것 같다. 밤차를 타고 밤새 이동해야 하는 것이 좀 미안하다.     

     다시 일어나 좀더 뒤로 가보니 커다란 알렉산더 대왕의 기마상이 나타난다. 필립포스 2세의 뒤를 이어 마케도니아의 군주가 된 알렉산더는 20살 나이에....... 그는 그리스의 호메로스가 쓴 대 서사시‘일리아스’를 읽고나서 세계를 돌아다니겠다는 꿈을 갖었다.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하나로 만들고 기원전 334년 페르시아 원정길에 나선다. 이집트, 페르시아, 인도 서 북부를 아우를 만큼 그의 제국은 거대했고 그는 ‘세계 정복자’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33살에 열병으로 죽었다. 그가 정복한 땅들은, 그의 제국은 금방 허물어졌지만 그가 세운 도시를 통해 퍼져나간 새로운 문화는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집트에 세운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는 엄청 발전을 했고, 특히 수학과 과학에 있어서 세계 첨단이었다. 인도에 미친 여향으로 간다라 미술이 발전했다. 인도인들은 신들의 조각상을 만들지 않았는데, 그리스 영향을 받아 자기들의 신들의 조각상을 만들었다. 그들이 만든 불상도 그리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간다라 조각 양식은 훗날 불교가 중앙 아시아, 중국, 우리나라로 전파되었다. 망토가 날리는 듯 한 역동적안 동상이 시원하게 밤을 지키고 있다. 밤에 놀기에 좋은 곳이다.     

   긴 방파제 길을 걸어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으로 왔다. 사람들이 아직 많다. 광장의 큰 꽃시계는 9시 45분을 가리키고 있다. 초바늘은 쉬지 않고 돌아간다. 기차역을 향해서 걸었다. 상가들이 하나 둘 문을 닫는다. 기차역에서 가방을 찾고 커다란 빵집의 밖의 탁자에 앉아서 화장실을 다니며 세면을 했다. 더운 날 서둘러서 걸어 다니니 탈수현상에 배탈이 났다. 꿀물을 만들어 마시니 효과가 있다. 손수건을 적셔서 얼굴과 팔을 닦으니 시원하다. 

    

     젊은이들이 역에 엄청 몰려온다. 폭죽 터지는 소리와 함성 소리가 조용하던 역에 가득하다. 별 생각 없이 기차를 타려고 일어섰다. 우리 기차는 12시 38분 출발이다. 아주머니를 다시 만나니 반갑다. 기차를 타기위해 플랫폼에 갔더니 젊은이 들이 엄청 모여 있다. 기차에는 머리 깎은 젊은이들이 가득하다 모두 창밖을 내다보고 작별 인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군 입대하는 것이란다. 모습이 우리랑 비슷하다. 부모님, 애인, 친구들이 엄청 요란하다. 기차가 떠나니 모두 썰물처럼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우리도 기차에 탔다. 기차는 어둠속을 달려간다. 알렉산더의 도시, 성경에서 바울을 통해 일었던 도시 데살로니카를 이제 뒤로하고 불가리아를 향해 간다. 날이 밝으면 불가리아에 있으리라. 다행히 우리 칸에는 우리 셋이다. 다리를 쭉 뻗고 잠을 청해본다. 그래도 배낭에 자꾸만 눈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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