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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여행기 3 -- 호스

작성자睦園.박이환|작성시간19.02.06|조회수91 목록 댓글 0


   

# 811일 화요일 맑음


     6시에 기상을 했다. 오늘은 영국으로 넘어간다. 아직도 아내는 자고 있다. 혼자 산책을 나섰다. 가까이에 있는 UCD 대학으로 갔다. 아침 일찍 이라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건강하게 자라는 나무들과 넓은 잔디 밭, 그리고 밝은 햇살이 어울려 너무 아름다운 날이다. 1854년에 설립된 University College Dublin은 트리니티 컬리지와 함께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대학교다. 아일랜드에서 가장 국제적이고 가장 큰 대학이다. 전공별로 11개에 이르는 단과대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광범위한 분야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UCD24,0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 중에서 외국학생의 비율은 20% 이상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며, 아일랜드에서 한국의 서울대학교로 불리는 곳으로 아일랜드 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이다.


       더블린 시내에서 약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활기차고 현대적인 대학이다. 유럽에서 비지니스 명문 학교로도 통하며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학생 뿐 아니라 미국 학생들도 많이 공부하고 있는 국제적인 대학이다. 산책하기 좋은 분위기다. 작은 연못 주변에는 조각상들이 보이고 낮은 대학 건물들이 어우러져 있다. 엄청 넓어 보이는 대학이다. 걷다가 제임스 조이스 흉상을 만났다. 1899~1902년에 학생으로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남녀가 하늘을 향해 비틀어 올라가는 형상의 동상도 있다. 제목이 바람과 물이다. ‘판단이라는 동상도 있다. 두 늙은이가 심각하게 토론을 벌이는 장면이다. 그 외에 조각상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다. 연못에는 오리 떼가 아침을 맞고 있다. 체육관 앞에 있는 잔디구장에는 벌써 조깅을 하는 젊은이들이 보인다. 후문으로 들어가서 정문이 있는 곳까지 돌아보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아내는 요리중이다. 요리라고 해 봐야 누룽지를 끓이고 숭늉을 만들어 붓고, 계란찜을 만든다. 사과와 곁들여 아침식사를 한다. 주방 겸 거실에는 햇빛이 들어 환하다. 뒷마당에는 나무와 쉼터가 잘 만들어져 있다.


       그동안 친절하게 도와준 중국 아가씨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주인아주머니와도 감사를 드리며 체크아웃을 했다. 짐을 정리하고 시내로 나간다. 오늘은 O양과 만나기로 했다. 지팡이 잡고 서 있는 제임스 조이스 동상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트램을 타고 갔다. 더블린 시내는 낯설지 않고 이제 좀 편안해 졌다. 11시에 O양을 만났다. 늘 이 메일로만 소식을 주고받다가 직접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시간이 있어 함께 호스(HOWTH)를 가기로 했다. 기차역을 찾아갔다. 아래층은 루아스(트램) 정류장이다. 2층에 올라가 호스에 가는 표를 끊었다. O양의 도움으로 가니 어떻게 가는지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기차를 한 번 갈아타고 간다. 작은 기차는 쾌적했다. 30여분이 걸려 호스역에 도착했다. 더블린 근교의 작은 마을 호스는 어업이 활성화 되어있는 어촌마을이다. 신선한 해물을 맛볼 수 있고 수많은 요트들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산책길과 멋지게 지어진 고급 주택들도 볼거리다.


       역은 작고 예쁘다. 아래층에는 식당이 있다.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호스 마켙을 비롯해 식당과 가게들이 바다를 보고 도로에 길게 이어진다. 가게들을 품고 있는 건물들이 참 예쁘다. 길 건너편에는 공원이 있는데 안내소 부스가 있다. 우리는 지도를 한 장 얻고, 가방을 맡길 곳을 물으니 친절하게도 이곳에 공짜로 맡길수 있단다.  퇴근시간 오후 5시전까지 오면 된단다. 너무 감사했다. 배낭을 맡기니 몸이 가벼워졌다. 맘도 덩달아 가벼워진다. 바다에 면해 있는 부두 안에는 정박해 있는 요트들이 가득하다. 도로에는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관광열차가 다닌다. 어디를 가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가득 타고 있다.


        일단 점심이 되었기에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이곳에 유명하다는 피쉬엔칩을 먹기로 했다. O양의 안내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금방 요리된 뜨거운 대구 튀김과 감자 튀김이 콜라와 함께 나왔다. 대구 튀김을 먹고 나니 감자 튀김을 다 먹지 못했다. 기름이 너무 많다. 대구는 신선했다. 생선과 감자만 먹으니 식사 같지도 않았다. 그래도 배가 부르다.


        호스에서 할 수 있는 둘레길 산책을 하기로 했다. 언덕을 올라가서 바다와 마을을 보며 걷는길이다. 바다 절벽에는 별장 같은 집들이 듬성듬성 보인다. 바다에 떠 있는 암벽 섬에는 젊은이 7~8명이 다이빙을 한다고 모여있다. 무척 추워 보인다. 둘레길은 색깔별로 거리가 조절되어있다. 빨강 파랑 초록 보라 4가지 색깔로 길이 구분되어 있다. 보라색이 제일 멀게 돈다. 우리는 파란색을 선택해 걷기로 했다. 출발하는 곳은 모두 같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올라간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며 언덕을 올라간다. 바람이 부는 곳이라 나무는 없고 고사리 밭이 펼쳐지고 사이사이 엉겅퀴 가시풀이 억세게 자라고 있다. 거기에 노랑 빨강 보라색의 각종 꽃들이 풍성하게 피어있어 보기에는 아주 좋다. 그런데 가까이 가기에는 엉겅퀴 가시 때문에 어렵다.


         언덕에 오르니 오른쪽 끝에 예쁜 등대가 세워져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참 아름답다. 잠시 앉아서 눈 아래 펼쳐지는 전경을 구경한다. 유리같이 잔잔한 바다에는 하얀 유람선이 속도를 내며 달려간다. 오른쪽 멀리에는 더블린 시내가 보인다. 언덕 정상에 오르니 평평한 마당이 나오고 우리는 내려가는 길을 선택했다. 동네를 가로질러 내려간다. 마을은 조용하고 초록으로 가득하다. 시계방향으로 돌아 내려가니 교회가 나온다. 오래되 보이는 교회다. 안으로 들어가니 수수하였다. 성모승천(Assumption)교회였다. 카톨릭 성당이었다. 건너편 언덕위에는 무너져 폐허가 된 교회 터가 있다.


         길을 건너 바다로 향해있는 방파제를 걷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방파제를 걷거나 주저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살랑거리는 바닷바람이 시원했다. 안에는 요트들이 잔뜩 모여 있다. 건너편 바다 건너에는 돌섬이 있어 분위기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 유람선이 다닌다. 방파제 끝에는 작은 등대가 있다. 천천히 걸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투어 부스에 가서 가방을 찾았다. 다시 기차를 타고 더블린으로 향했다. 미처 들리지 못 한 템플 바를 찾아가기로 했다.


         템플 바는 더블린 시내를 흐르는 리피강(Liffey R.) 남쪽에 있는 지역으로 벽돌을 깐 템플 바 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펍(pub)과 식당, 갤러리(gallery), 극장 작은 규모의 박물관, 상점 등을 포함한 곳을 가리킨다 이곳의 명칭은 17세기 초 트리니티대학의 학장이었던 윌리엄 템플(Sir William Temple)의 집과 정원이 있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18세기에는 서민주택들과 위험한 펍(pub)들이 들어서 있던 곳이었으나 1960년 무렵부터 소매상인들과 예술가들이 정착함으로써 문화와 유흥을 겸한 지역의 이름난 곳으로 탈바꿈하였다. 그리고 1960년대 재개발과 함께 예술가들의 본거지가 된 지역이다. 하지만 동명의 템플 바는 1840년부터 영업, 무려 175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펍 중 한 곳입니다. Live 음악이 끊이지 않고 연주되는데, 아일랜드가 낳은 세계적인 그룹 U2도 처음엔 이곳에서 시작했단다.


       가는 길에는 역시 거리의 악사들이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거리 바닥에는 오랜된 느낌이 느는데 술 뚜껑들이 박혀있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템플바 외부 벽에는 템플경의 얼굴이 걸려있다. 장발이다. 안에는 손님들이 가득해서 앉을 자리도 없다. 기타를 반주로 노래하는 가수가 눈에 들어온다. 1840이라는 숫자가 보인다. 담배 피우는 사람은 없지만 분위기가 먼지로 가득 찬 것 같다. 은은한 조명이 힘들어 보인다. 술과 거리가 멀어 그냥 한 바퀴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나왔다. 술집 건물에 걸터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뚱뚱한 아주머니가 아내를 부른다. 아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무척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역시 술이 좋은가 보다. 여기에서 O양과 헤어졌다. 한국에 돌아오면 포천 깊이울 계곡에서 오리구이를 먹자고 약속을 했다. 건강하게 공부 잘하고 돌아오길 부탁한다.


       아내와 둘이서 이제 영국으로 건너가기 위한 절차를 밟기로 한다. 유스호스텔에 들어가 버스표를 인쇄했다. 꼭 프린트를 해서 가지고 가야한다고 알려주었다. 프린트 비용을 받지 않았다. 참 고마운 유스호스텔이다. 1971년에 세워진 Custom House 건물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 멋진 건물이다. 멀리 2009년에 세워진 사무엘 버케트 다리도 보인다. 버스터미널로 걸어갔다. 영국으로 가는 버스가 여러 대다. 영국의 주요 도시를 버스와 배로 연결하고 있다. 우리는 런던 행을 탄다. 사람이 엄청 많아 복잡하다. 직원에게 물어 우리 표와 유로 라인 버스가 맞는지 확인했다. 백인보다 유색인종이 더 많이 보인다. 짐들도 엄청 많다.


        버스는 오후 8시에 출발해서 시내를 지나 부두로 향했다. 부두에 잠시 멈추더니 이내 큰 배로 들어간다. 배에 들어간 버스는 6층에 주차되었다. 우리는 중요 물품을 들고 내려 커다란 배 9층으로 올라갔다. 9층에는 각종 편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화려하게 불빛이 빛나고 번쩍거리는 실내장식에 고급스럽지만 낡아 보인다. 식당, 오락실, 영화실 등 맘대로 이용한다. 우리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심심해서 아내와 갑판으로 올라갔다. 배에서 보이는 풍경이 정말 멋지다. 부두 근처에는 공장 및 창고 건물들이 가득하다. 엄청 긴 연통이 2개 보인다. 커다란 유람선 Stena Line 배가 막 부두를 떠나 방향을 돌리고 있다. 엄청 큰 배가 시계 반대방향으로 힘들게 돈다. 이내 검은 연기를 뿜으며 좁은 부두를 빠져나와 넓은 바다로 나간다. 우리가 탄 배는 같은 크기의 아이리쉬 페리다. 갑판위에서 보이는 굴뚝에는 크로바 3잎이 그려져 있다.


        멀리 더블린 시내가 보인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각종 불빛이 들어온다. 위클로우 산과 멋진 해안으로 둘러싸인 더블린은 세계의 수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더블린은 약 1천 년 전인 841년 바이킹에 의해 세워진 도시다. 더블린의 지명은 아일리시어로 '어두운 못'이라는 뜻이란다. 첫 이주민들이 이곳에 무역항을 세울 때 이곳의 강물이 검은색이었던 데서 기원한 것이다.


       우리 배도 출발해서 부두를 빠져나와 멀리 바다로 향한다. 느리지만 안전해 보인다. 다시 실내로 들어왔다. 여분의 의자에 다리를 올려 쭉 펴고 앉았다. 모두 얼굴이 환하다. 깜빡 잠이 들었다. 12시가 되어 영국 홀리해드에 도착했다. 다시 6층으로 내려와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로 배를 빠져나오고 큰 건물 앞에 섰다. 모두 자기 짐을 다 들고 여권 검사를 받았다. 깜깜한 밤중에 여권검사가 끝나고 모두 버스에 다시 올라탔다. 런던을 향해 달려간다. 이렇게 아일랜드를 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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