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커피 잔을 더 이상 들 수가 없구나.”....루소의 유언
루소는 아픈 몸을 이끌고 파리 근교 에르네농빌에 있는 지라딘 후작의 영지에서 요양 하던중 그의 부인 테레사와 함께 묵다가 여기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습니다.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위와 같은 마지막 말을 남긴 모양입니다. 이때가 1778년 그의 나이 66살이었습니다. 식당에서 나와 산보하다가 피를 토하며 절명하였다고 하는데 항간에는 권총으로 이마를 쏘아 자살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합니다.
루소의 얘기를 계속하기 전에 다음의 몇몇 소설가와 시인의 얘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영국 속담에 “책의 저자는 절대로 만나지 마라. 반드시 실망할 것이다.” 이 속담을 생각하면 몇몇 작가들이 떠오릅니다. ‘백치, 카라마쵸프 형제, 죄와 벌’등의 역작을 쓴 도스토 엡프스키는 젊어서 도박에 중독되어 원고는 쓰지 않고 도박판에서 살았답니다. 선수금을 준 출판사에서 독촉하다 하다 나중에는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하면 그 때에서야 부랴 부랴 원고를 써서 출판사에 넘긴 것들이 불후의 명작들로 변신 한 것들이랍니다. 한 번은 당대의 러시아의 최고 문호 뚜르게네프를 찾아가서 자기가 열 네 살 먹은 소녀에게 성 폭행 했노라고 고백 한 적도 있답니다. 도스토의 동전의 뒷면이 이렇게 어둡습니다.
더불린 출신의 유명한 시인 오스카 와일드는 동성연애 하다가 2년 징역형을 살았습니다.
그의 죄가 아주 고약한 것은 그는 이미 결혼하고 아이도 있는 가장으로서 그런 파렴치한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옥스퍼드 대학 문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의 동전의 뒷면은 이렇게 어둡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천재 시인이라는 이상. 그는 자기 아내를 친구에게 빌려 주었다고 합니다. 아내를 친구에게 빌려주면 좋은 시가 나오나요?
위에서 언급한 영국의 속담은 책과 책을 쓴 사람의 인격은 전혀 별개라는 것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우리의 루소는 1712년 제네바의 시계공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을 불우했습니다만 그는 훗날 소설가, 사상가, 음악가(오페라를 작곡하고 지휘자로 활약), 시인, 철학자등 거의 만능선수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휩쓸었습니다.
그는 16살 때 귀족인 바랑부인을 만나 그녀를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그 집에서 기식하면서 부인의 후원으로 음악수업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둘은 연인 관계로 비약하였고 수년간 그녀의 재정적 도움으로 파리 사교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고 합니다. 사회계약론, 에밀 등 그의 저술들은 민주와 자유를 갈망하는 전 세계의 민중의 성서(聖書)가 되었습니다만 루소 본인은 마음과 몸이 무척 피로 해 졌습니다. 절대왕정인 프랑스는 물론 공화정인 자기 조국 제네바에서 조차 그의 작품과 종교관 때문에 그는 심한 탄압을 받습니다.
유명한 소설 ‘에밀(Emile)'을 출판하고 그는 프랑스를 탈출하여 영국으로 망명했습니다.
그 소설 속에서 루소가 피력한 종교관이 당국의 비위를 건드린 것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물론 제네바에서도 그의 책은 모두 불타버렸답니다. 영국에서 피해망상증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이후 이 병은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1767년 그는 가짜 신분증을 가지고 프랑스로 돌아왔는데 당국에서는 그에게 글을 쓰거나 책을 만드는 것을 엄금했습니다.
1761년 그는 고백록을 쓰는데 이는 과거의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과 달리 자기의 평생에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그린 고백록입니다. 여기서 루소는 천성적인 도벽과 창녀촌 출입 그리고 어린 시절 부터의 자위행위, 여자들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노출 증 등으로 하여 무척이나 고생했다고 썼습니다.
1778년 그는 세탁부 겸 정부인 테레사와 정식으로 결혼하였는데 당초 테레사는 자기의 친정 어머니와 여러 아이를 데리고 루소의 집으로 들어왔었습니다. 테레사는 물론 무학의 여인이었는데 요리는 잘 한다고 루소는 술회하였답니다.
테레사 사이에 아이를 다섯이나 났는데 모두 고아원으로 보냈습니다.
지금도 교육자들의 필독서인 ‘에밀’을 쓴 루소가 그런 짓을 한 것은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샀습니다. 볼테르도 이점에 대하여 루소를 맹렬하게 비난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철학자가 어머니 같은 여인에게 접근하여 돈과 성욕을 해결하고 세계적인 교육자가 자식 다섯을 낳아 모두 고아원에 보내는 등 작품에서 추구하는 그의 사상과 그의 실제 현실의 괴리가 너무나 커서 우리는 어리둥절합니다.
그의 동전 뒷면의 어두움이 가히 파렴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