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FAUST)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작성자睦園 박이환작성시간15.05.02조회수83 목록 댓글 0파우스트(FAUST) /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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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우서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 위험에 싸여 있어도 값진 세월을 보내는 바로 이곳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 사랑만이 사랑하는 자들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 미래를 꿈꾸며 행복을 예감한 파우스트. 드디어 만족을 느끼며 외칩니다.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내가 이 세상에 이루어놓은 흔적은 영원토록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쓰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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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하고도 오히려 자살 충동을 느낄 만큼 우울과 환멸에 빠진 파우스트 박사. 의문스러운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제안을 그는 기꺼이 받아들인다. 나의 종이 되어 내가 원하는 것을 전부 하게 해 달라, 하지만 인간과 악마의 계약은 늘 ‘선악의 피안’을 넘어 타락의 심연까지 가 보고 싶은 우리의 욕망을 자극해 왔다. 하지만 이 작품의 핵심은 우리의 감미로운 기대와는 달리 악마 혹은 ‘악(惡)’의 향연이 아니라 악마의 존재마저도 지배하는 신의 존재, ‘악’마저도 포용하는 ‘선(善)’의 힘을 보여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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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펠레스는 처음 등장할 때부터 자신을 “항상 악을 원하면서도 항상 선을 창조해 내는 힘의 일부분”이라고 소개한다. 악마라는 신분상 부정(否定), 죄, 파괴 등 악의 역역을 담당하나 그 역시 궁극적으로는 신에게로 수렴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칙적으로는’신의 닮은꼴인 인간은 어떠한가? 파우스트는 제자 바그너 앞에서 다음과 같은 고뇌를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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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속엔 아아! 두 개의 영혼이 깃들어서
하나가 다른 하나와 떨어지려고 하네.
하나는 음탕한 애욕에 빠져
현세에 매달려 관능적 쾌락을 추구하고,
다른 하나는 과감히 세속의 티끌을 떠나
숭고한 선인들의 영역에 오르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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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움을 받아 (재)체험하는 삶은 저 “두 개의 영혼”의 투쟁으로 점철돼 있다. 우선은 젊음을 되찾은 파우스트가 손결한 처녀 그레트헨(마르가레테)을 유혹하여 파멸시키는 ‘시민 비극’이 전개된다.(1부) 결말인즉, 그레트헨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죽음을 택함으로써 오히려 구원받고 파우스트는 악마의 의도와는 달리 숭고한 사랑의 카타르시스를 맛본다. 이어 역사적 과거와 신화적 과거가 뒤범벅이 된 세계 속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정치가 파우스트가 등장한다.(2부) 트로이 전쟁이 괴테의 손으로 재창조되고 파리스의 연인이었던 헬레나가 파우스트의 아내가 되어 아들까지 낳는다. 이후 그는 또 다른 전쟁을 승리로 이끈 대가로 왕에게 하사받은 영토에 자신의 왕국을 만들고자 한다. 세속적인 권력욕이 숭고한 인류애로 승화되는 것 같은 지점이다. 결국 파우스트는 수로를 건설하는 소리에 탐닉하며(실은 무덤을 파는 소리이다!)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외치고 사망한다. 특의만만한 메피스토펠레스가 계약에 따라 그의 영혼을 접수하려는 찰사, 신의 종인 천사들이 악마의 노획물을 채간다. 그는 구원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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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한 기독교적 결말이 의미하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파우스트]의 도입부를 장식하는 ‘천상의 서곡’을 보자. 괴테는 구약의 ‘욥기’를 자기 식으로 풀어쓰면서 파우스트를 욥과 같은 ‘하느님의 종’으로 정의한다. 그를 유혹하여 타락시키겠다는 메피스토펠레스으 호언장담에 신은 상당히 여유만만하게 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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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영혼을 그 근원으로부터 끌어내어,
만일 그것을 붙잡을 수 있다면 어디 너의 길로 유혹하여 이글어 보려무나.
하지만 언젠가는 부끄러운 얼굴로 나타나 이렇게 고백하게 되리라.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더군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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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파우스트]에서 악마의 장난과 인간의 방황은 신의 영역에 귀속되며 죄악은 역시나 신의 뜻에 따라 구원을 담보한다. 우리가 괴테의 기독교적 낙관론을 공요할 수만 있다면 물론 그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화해와 조화가 그토록 손쉽게 획득될 수 없다며 고집을 부린다면? 2부 5막, “파우스트의 불명의 영혼을 인도하며”천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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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들의 세계에서 고귀한 한 사람이
악으로부터 구원되었도다.
언제나 갈망하여 애쓰는 자,
그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다.
그에겐 천상으로부터
사랑의 은총이 내려졌으니,
축복받은 무리가 그를
진심으로 환영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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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갈망하며 애쓰는 자.” 바로 이것이 ‘두 개의 영혼’의 투쟁으로 인해 고뇌하는 인간의 아름다운 실존이다. [파우스트]에서 그 인간이 구원받은 것은 어디까지나 그가 ‘하느님의 종’이었기 때문이요 그 사실을 온순히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만간 이러저러한 이유로 신의 존재를 거부하는 반항아들이 등장할 것이다. 더욱이 그들이 속한 세계는 고답적인 상징과 알레고리가 아니라 적나라한 속악이 판치는 날것의 현실이다. 모든 모순과 갈등을 신에게로 환원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출구를 찾을 것인가, 라는 문제 앞에서 선택은 결국 우리 자신의 몫이다. 어떤 경우든 분명한 것은, [파우스트]에서 웅장하고 대가적인 필치로 포착된바, 인간은 ‘두 개의 영혼’을 지닌 존재이며 따라서 모종의 해법이, 적어도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 난해한 작품을 읽고 또 읽는 이유, 아무리 읽어도 좀처럼 정복의 쾌감을 얻지 못하는 ‘원한’을 풀어 보려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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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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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회의에 빠진 인간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고 장담하며 주님(신)과 내기를 건다. 마침 파우스트는 학문의 한계성을 절감하고 절망에 빠져 자살하려 한다. 그때 메피스토펠레스가 나타나 쾌락적 삶을 선사하는 대신 영혼을 넘겨받기로 파우스트와 계약을 맺는다. 마녀의 영약으로 이십 대 청년이 된 파우스트는 순진무구한 처녀 그레트헨을 만난다. 방탕한 파우스트의 마음을 정화하는 그레트헨의 고귀한 사랑을 못마땅하게 여긴 악마의 농간으로 둘은 사람을 죽이게 된다. 감옥에 같혀 미쳐 버린 그레트헨은 파우스트를 용서하고 죗값을 받겠다고 단언한다. 파우스트는 정말과 고뇌를 알프스의 자연으로 치유한다. 그는 독일 궁성에서 파탄에 이른 황제를 구해 내지만, 그리스 전설의 헬레나를 불러내라는 청까지 경솔하게 승낙한다. 파우스트는 조수 바그너가 만든 인조인간 호문쿨루스의 안내를 받아 헬레나를 찾아내고, 그녀와 결합하여 오이포리온을 낳는다. 하늘을 날려 한 오리포리온이 부모의 발치로 추락해 죽자 헬레나도 사라진다. 메피스토펠레스는 그에게 다시 한 번 쾌락을 선사하려 하지만 파우스트는 그의 제안을 물리치고, 황제에게서 하사받은 해안지대를 비옥한 땅으로 만들도록 독려한다. 100세가 된 파우스트에게 접근한 ‘근심’의 영이 그의 눈을 멀게 하지만, 심안은 외려 깊어진다. 그는 마음의 눈으로 복락의 사회를 바라보면서 악마와 약속한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라는 말을 하며 쓰러진다. 메피스토펠레스는 자신이 이겼다고 믿고 파우스트의 영혼을 가져가려 하지만, 하늘의 은총을 받은 속죄의 여인 그레트헨의 사랑이 그의 영혼을 구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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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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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9년 8월 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불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을 배웠고,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학과 성경 등을 읽었다. 어린 나이에 신년시를 써서 조부모에게 선물할 정도로 문학적 재능을 나고났다.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1767년에 첫 희곡 ‘연인의 변덕’을 썼다. 1770년 슈트라스부르크(스트라스부르)대학 재학 당시 호메로스, 오시안,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에 눈을 떴으며, ‘질풍노도 운동(Sturm und Drang)’의 계기를 마련했다. 법률 사무소에서 견습생으로 있던 중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 부프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의 체험을 소설로 옮긴 것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이다. 1775년 바이마르 로 이주하여 그곳을 문화의 중심지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행정가로 국정에 참여해 다양한 성과를 거두었고, 식물학, 광물학, 지질학, 색채론 등 인간을 설명하는 모든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다. 1786년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고전주의 문학관을 확립했고, 1794년 실러를 만나 함께 독일 바이마르 고전주의를 꽃 피웠다. 1796년에는 대표적인 교양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를 썼다. 1805년 실러의 죽음으로 큰 충격에 빠지지만 이후에도 창작 활동과 연구는 끊임이 없었고, [색채론](1810),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1821), [이탈ㄹ아 기행](1829) 등을 완성했다. 스물네 살에 구상하기 시작여 생을 마감하기 바로 한 해 전에 완성한 역작 [파우스트]를 마지막으로 1832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