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닮아야 할 것을 닮았다고 말하면 바보지 사람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은 전부 다 비슷해 보일 수밖에 없다. 무학산(회원)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심장병 어린이를 안아주었다. 이에 신기한 눈썰미를 가진 민주당 의원이 어디서 구했는지, 오드리 헵번이 빼빼 마른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내놓았다. 그리고 김건희 여사가 오드리 헵번을 따라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옆집 새색시도 숨어서 웃을 일이 이 아닌가. 사람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은 전부 다 비슷해 보일 수밖에 없다 똑같은 신체 구조인 사람이 똑같은 행위를 하는데 어떻게 안 닮아 보이겠나. 이때 아이를 안은 모습이 닮았다고 말하면 도리어 낯선 말이 돼 버리고, 덜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되기 마련이다. 두어 해 전에 딱 김정은이처럼 생긴 사람이 있었다. 중국계 미국인이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가 TV 화면에 나오자 보는 사람마다 신기하다며 웃었다. 김정은만 빼고는 모두가 웃었을 것이다. 아니 김정은이도 웃기가 더 쉽다. 그렇게 세상은 닮은꼴 천지이다. 이재명이보다 더 이재명이처럼 생긴 사람도 어느 구석에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비슷한 사람을 보면 웃기 마련이지 왜 닮았느냐고 성을 내지는 않는다. 하물며 사람의 행동이 닮은 경우는 흔하디 흔하다. 그걸 갖고 남을 공격하다니. 김건희 여사는 50살이 채 안 됐지 싶다. 그렇다면 김 여사는 오드리 헵번을 잘 모를 것이다. 만약 알더라도 흠모할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배우를 흠모하는 사람은 대개가 그 배우와 동시대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동시대의 사람도 아니고, 일찍 죽었고, 또 잘 알지도 못하는 배우를 흠모할 사람은 없다. 나이가 50이나 된 사람이 배우를 흠모할 사람도 없다. 흠모를 하지도 않는데 흉내를 낼 사람은 또 어디 있겠나? 그러나 김 여사가 오드리 헵번을 따라 했다고 주장한 저 사람은 오드리 헵번을 흠모할 수 있다. 이성 간(異性間)이니까. 저 사람의 저 발언은 “제 속 짚어 남의 말한다”는 범주에서 더도 덜도 아니다. 제 속만 드러내고 만 것이다. 여기까지 써놓고 신문을 보니《김건희가 만난 심장병 소년, 한국 치료 길 열렸다…野 맹공에도 후원 쇄도》라는 기사 제목이 새롭게 떴다. 해피엔딩을 보는 듯하고 인간 존엄성을 보는 듯하다.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