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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및 자유토론방

이야말로 진정성 없는 사과(謝過)다

작성자睦園.박이환(고10회)|작성시간23.05.15|조회수34 목록 댓글 0
이야말로 진정성 없는 사과(謝過)다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하는데 변호인이 사죄를 한 꼴.
무학산(회원)     


  <청년임을 내세운다고 다 아름답지는 않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일에 사과를 하면 듣는 사람이 ‘진정성이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진정성이 없다는 이 말은 민주당 성향의 사람들이 만들어 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래서 그런지 그쪽 사람들은 그야말로 진정성 없는 사과를 잘하는 것 같다.
  
  오늘 조선일보에《정의로운 척, 가난한 척… ‘김남국 코인 파문’ 청년들의 분노》라는 기사 제목이 있고, 더민당 청년 정치인들이 허리 굽혀 사과하는 사진도 실려있다. 거기에〈더불어민주당 이동학(맨 왼쪽) 전 청년최고위원 등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이 12일 국회에서 전당대회 돈봉투, 김남국 의원 가상 화폐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저희도 책임이 있다며 사과했다”〉는 캡션이 달려 있다.
  
  이야말로 진정성 없는 사과다. 진실로 사과를 하고자 한다면 김남국이를 데려와서 적어도 옆에 세워 놓고 사과를 해야 할 일이다. 당사자 김남국이가 없는 데서 사과하는 것은 빈 하늘의 구름처럼 다만 공허할 뿐이다. 정작 김남국 본인은 “법적으로 문제없다” “한동훈 검찰 작품”이다는 말로 뻗대고 있는데 구경꾼이 사과를 하면 김남국이는 속으로 “중놈이 횟값 물어내네”하고 빈정댈 것이다. 마치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하는데 변호인이 사죄를 한 꼴이라 희극 같기도 하고 비극 같기도 하다.
  
  세상일에는 순서도 있고 절차도 있다. 김남국이가 사과를 한 후에 청년들이 사과를 해도 늦지 않는데 도리어 자기들이 먼저 사과를 한 것은 희극이다. 반면에 당사자는, 의혹과 허물이 앞다투어 드러나고 있는데도 오히려 큰소리치고 있다. 무슨 더 큰 비극을 낳으려 저럴까?
  
  물론 청년들의 사과는 청년다운 순수(純粹)에서 나왔을 것이고 허리를 깊이 굽힌 데서는 핍진함(逼眞)도 느껴진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당사자는 개기고 있는 판국에 남들끼리 사과한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볼 수는 없다. 당사자가 아닌 남이 사과한 것을 완전 진실하다고 볼 수도 없다. 문재인이가 월남에 가서 우리의 월남전 참전을 사과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또 청년들의 사과에는 이런 의미도 들어 있을 수 있다. 곧 우리가 이렇게 사과하니 국민과 언론은 이제 좀 그만해 주십시오라든지 혹은 남의 허물을 기화로 나의 존재를 내보일 기회로 보았을 텐데 아니라 100% 우길 수 있을까.
  
  게다가 지도부도 사과하지 않았고 소위 원로들도 침묵하고 있다. 이 마당에 청년들이 “민주당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저희도 책임이 있다”고 말해 버리면 지도부와 원로를 깔고 앉은 셈이 아닌가? 나아가 청년들의 순수성을 내가 이렇게 꼬집는 일도 생겨 버리지 않았는가. 청년들의 용기와 순수에는 박수쳐 마지 않지만 노력만은 모자라 보인다. 지도부와 원로들에게 사과를 하시라고 종용은 해보았나? 그렇게 해도 사과를 안 하면 그때에 청년이 기꺼이 나서서 사과를 하면 청년의 그 순수성에 누가 나처럼 흠집을 내겠나.
  
  청년들의 의기가 모여서 사과하는 용기를 보였기에 하는 말인데 나 같았으면 김남국이를 모셔오든지 끌고오든지 해서 사과를 시키겠다. 사과를 끝내 안 하려 버티면 자기들이 허리를 굽히고 사과하는 모습이라도 보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는 하지 않고 자기들만 넙죽 엎드리고 말았다 권장하는 일은 조금 모자라는 정도로 하고 반성하는 일은 지나칠 정도로 하라는 가르침이 있지 않은가. 청년의 순수를 바쳐 사과를 하면서도 왜 김남국이에게는 호통 한번 치지 않았는가. 왜 재떨이 한번 던지지 않았는가. 이래서 진정성 없는 사과로 보인다 청년만 내세운다고 해서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김대중 씨를 조상처럼 섬긴다. 그는 “행동하는 양심”을 외쳤다. 정작 사과해야 할 자는 앞에서 뻑뻑 우기고 있는데 그걸 그대로 놔두고선 남들끼리 모여 사과하는 것은 행동도 아니요 양심도 아니다. 조상에 대한 섬김도 아니다.
[ 2023-05-13, 20: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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