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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족을 위하여 430억원의 주식대박을 사양하고 은퇴하다

작성자예파 성백문|작성시간14.05.30|조회수51 목록 댓글 0
  • 430억원의 주식대박을 사양하고 은퇴한 애플 간부, 그 이유는

  • 송양민
    가천대 보건대학원장
    E-mail : ymsong@gachon.ac.kr
    신문기자 출신의 경제분석가이자 은퇴생활·실버산업 전문가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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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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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부활이 필요하다!

코카콜라 회장을 지낸 더글러스 태프트는 “인생은 공중에서 5개의 공을 돌리는 것과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태프트 회장에 따르면, 이 공들의 표면에는 각각 일, 가족, 건강, 친구, 영혼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태프트 회장은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은 ‘고무 공’과 비슷해 바닥에 떨어뜨리더라도 다시 튀어 오르지만, 나머지는 ‘유리 공’과 비슷하기 때문에 한번 깨지면 회복되기 어렵다”고 했다.

태프트 회장의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현역 시절에 일에 지나치게 매진하다가 가족과의 화목을 잃어버리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는 뜻이다. 사실 은퇴생활의 행복은 가족과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제2의 인생’이 어떻고, ‘8만 시간의 자유시간’이 어떻고 아무리 떠들어봐야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면 다 헛것이다.

따라서 평소 가족들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던 사람들은, 앞으로 가족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은퇴 후에야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 경우라면 필사적으로 노력하여 가족관계를 신속히 복원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게 잘 안 되면, 은퇴 후에 가족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심한 경우 황혼이혼에 내몰리게 된다. 인생이 비참하게 끝나는 것이다.
430억원의 주식대박을 사양하고 은퇴한 애플 간부, 그 이유는
얼마 전, 미국 애플사의 피터 오펜하이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430억 원의 ‘주식 대박’을 사양하고 51세에 은퇴를 선언해 화제를 모은 일이 있었다. 1996년 애플에 입사했던 오펜하이머는 2004년부터 CFO로 일해 왔는데, 조금만 더 오래 일하면 430억 원의 주식옵션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애플에서 18년 동안 일하는 동안 아내와 가족이 너무 많은 희생을 했다“면서 “이제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가질 때가 됐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오펜하이머의 경우, 재산이 수백 억 원에 달해 주식옵션을 포기해도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은퇴를 선언했을 지도 모르지만, 미국에서 고위공직자들이나 산업계의 유명인사들이 갑자기 은퇴선언을 하면 대부분 가족들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엔 가족과 아내 때문에 은퇴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아무래도 ‘직장생활을 할 때는 가정 일을 눈감고, 회사 일에만 몰두해야 진정한 남자’라는 한국 특유의 마초적(macho) 직장 분위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필자가 인구 고령화 시대에서 가족의 유대 강화를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현대 복지국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현대 복지국가는 오랫동안 가족이 맡아왔던 노인 부양의 1차적 책임을 국가와 사회가 맡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돌봄의 사회화(socialization of care)’ 현상이다. 이런 시대에서 노인부양을 가족들이 나눠 맡아 해결하자는 주장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알 수 있듯이, 정부가 노인들에게 해주는 복지란 겨우 최소한의 생활을 보호해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돈이 없어 굶을 지경에 몰리면 쌀을 나눠주고, 중풍에 걸려 누워 있으면 요양원에 보내주고, 집에서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고 있으면 사회복지관에 나와 소일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거의 전부이다. 돌봄의 사회화가 결코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부족한 것을 매워주는 것이 바로 가족의 역할이다. 외로운 부모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신적 지지를 보내주고, 재정 상태가 어려운 경우에는 형제들이 십시일반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다. 물론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뿔뿔이 헤어지고, 또 이 핵가족이 1, 2인 가구로 다시 쪼개지는 시대를 맞아, 가족 관계가 예전에 비해 크게 느슨해진 것은 분명하다.

통계청의 사회통계 조사에 따르면,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비율은 1998년 89.9%에서 2002년 70.7%, 2006년 63.4%, 2008년 40.7%, 2012년 35.6% 등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가족과 국가가 함께 부양해야 한다거나, 국가가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가 효도를 강조하는 유교 전통이 강한 나라라는 점이다. 아직도 그러한 문화가 상당히 남아 있다. 도시에서 사는 자식들이 명절 때마다 농촌의 부모들을 찾아가고, 또 용돈을 보내드리는 '효 문화'는 다른 나라에선 발견하기 힘든 독특한 문화이다. 그래서 한국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에 비해 부모와 자식들 간의 관계가 끈끈한 편이다.

이러한 장점을 다시 되살릴 필요가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가족 제도와 결혼 제도가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류가 존재하는 이상, 가족이라는 사회구성 단위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임은 또한 분명하다. 가족의 부활은 국가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고령 장수사회의 문제점을 따듯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자, 통로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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