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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위안화의 달러 역습

작성자예파 성백문|작성시간14.07.07|조회수70 목록 댓글 0

위안화의 달러 역습

“석유 대금 달러 결제 위해 미국, 전쟁해야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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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저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최근 영국을 방문한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운데)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오른쪽). photo 신화
세계 최대의 제조대국으로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은 요즘 고민이 많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것은 허울뿐이다. 실제로는 미국 달러 프린터의 ‘달러 찍기’ 장단에 놀아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3조9500억달러(약 4000조원)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지만 미국이 최근 5년간 3조6000억달러(약 3660조원)의 돈을 풀어 버리는 바람에 중국이 보유한 달러의 가치가 속락했다. 하지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중국은 아무 소리도 못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마음대로 돈을 인쇄해 일본으로, 중국으로, 유럽으로 보내 인플레이션을 수출해 왔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달러를 프린트로 찍어 전 세계 물건을 공짜로 가져다 썼다. 달러는 세계 각지로 흘러가 부동산, 주식, 채권, 금(金) 가격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미국이 부르면 득달같이 미국으로 달려가 각국의 외환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곤 했다.
   
   오로지 달러로 석유(石油) 대금을 결제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전 세계가 달러에 코가 꿰인 것이다. 만약 석유 대금 결제를 달러로 하지 않는 일이 벌어진다면 달러는 더 이상 기축통화가 아니다. 그런데 2008년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요즘 미국 달러 패권이 예전 같지 않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석유 거래와 무역 거래에서 달러 배제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서다.
   
   태평양을 건너 인도양과 대서양에서 ‘달러에 대한 배반’이 나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이미 러시아, 브라질, 호주, 일본, 이란, 칠레,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아프리카가 중국과의 무역 결제에서 달러 대신 위안(元)화나 자국 통화로 결제하기로 합의를 봤다.
   
   세계 경제규모 2위 중국은 무역 거래에서 세계 3위인 일본과 달러가 아닌 자국 통화 결제를 합의했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6월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人民銀行)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프랑스도 중국과 통화스와프를 할 의향이 있음을 비쳤다. 또한 산유국인 러시아와 이란과의 교역에서 중국은 달러 배제를 합의했다. 브라질도 중국과 통화스와프를 결정했다. 이외에도 인도와 일본이 통화스와프를 했고 인도와 러시아, 인도와 이란은 상호교역에서 달러를 배제하고 자국 통화로 결제하기로 합의했다.
   
   전 세계 금융위기로 미국의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중국이 세계 경제의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위안화를 사들이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009년 홍콩에 첫 번째 위안화 역외거래소가 생기면서 위안화의 세계화가 시작됐다. 지난 3월 말 독일 및 영국 중앙은행은 중국 인민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영국과 독일이 앞다투어 위안화 역외결제은행을 설치하고 경쟁적으로 유럽의 위안화 결제허브가 되려고 난리다. 중국의 최대 무역지역은 유럽이다. 자연히 중국과의 교역량이 늘어나면서 위안화 결제 업무는 영국과 독일의 금융업계 입장으로 보면 새로운 초대형 수입원이다.
   
   영국 런던은 현재 미국 달러화가 유통되는 허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유로화의 중심이다.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영국과 독일에 위안화 허브가 들어서는 의미가 크다. 또 현재 추세로는 프랑스 파리에도 역외 위안화거래소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에 대한 프랑스의 전통적인 영향력을 감안하면 아프리카에 대한 위안화의 영향력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조3000억달러(약 1326조원)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중국은 미국에 대놓고 “여차하면 미 국채를 매각하겠다”는 무언의 협박을 하고 있다. 중국은 미 의회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움직임이 보이면 미 국채를 조금씩 슬쩍 팔아 경고를 보낸다. 그리고 미국과 정상회담이나 경제회담이 있을 때는 그 직전에 미 국채를 매수해 분위기를 띄웠다가 끝나면 다시 팔아 치운다.
   
   위안화는 지금 전 세계 제8의 지불 화폐이자, 제2의 무역 결제 화폐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위안화로 결제된 국제무역 누적금액은 4조63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57% 성장했다. 2013년 각국 통화의 국제화지수는 달러화가 54.7, 유로는 24.1, 엔화와 파운드는 4.5와 4.2로 예측됐다. 위안화의 국제화지수는 2010년 17위에서 2013년 9위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머지않아 파운드 및 엔화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
   
   미국 달러의 약화는 궁극적으로 금리인상으로 이어진다. 금리인상은 채권 버블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일본과 유럽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금리가 폭탄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중국의 세계 각국과의 통화스와프, 산유국들과의 석유 거래에서 달러 배제가 나오면 ‘석유골드’인 달러의 힘은 급속도로 약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달러를 석유 대금 결제 수단으로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거기에 셰일가스 개발에 물을 쓰지 않는, ‘수압파쇄법’ 이외의 신(新)공법이 등장하는 것도 변수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셰일가스 보유국이다. 중국이 셰일가스 상용화로 석유 수입량을 20%만 줄여도 석유 시장은 바로 공급과잉으로 돌아선다. 그러면 석유 대금 결제용 달러 수요도 대폭 감소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안화의 통화스와프와 사용량이 늘 수밖에 없다. 유로도 위안화와 통화스와프를 하면 미국 달러가 무너져 내릴 위험도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게 되는 러시아도 변수다.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러시아가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의 대가를 루블화로 받고 중동에 대해서도 농산물의 수출대금을 루블화로 받겠다는 것이다. 중동과 유럽은 달러 대신 루블화를 보유해야 추운 겨울을 따듯하게 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석유가 담보된 달러의 사용량이 줄어 달러의 힘은 약해지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아시아에서는 ‘용(龍)’으로, 유럽에선 ‘사자’로 변신하는 변신의 달인이다. 미국과 아시아는 중국을 일 열심히 해서 잘살려는 ‘개천에서 난 용’으로 보지만, 중국 자신은 원래 호수를 지배하는 주인, ‘용’이라고 생각한다. 150년간 중국을 지배했던 유럽은 중국을 ‘잠자는 사자’ 혹은 ‘깨어나면 초원을 지배할 왕자’로 보았다.
   
   이미 중국은 미국과 아시아에서는 용의 위력을 보여주었고 이젠 유럽 차례다. 프랑스는 지난 3월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앵발라드광장 환영식과 엘리제궁 만찬으로 대대적으로 환대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경제불황에 허덕이는 프랑스에서 중국이 프랑스의 자랑인 에어버스 여객기 160대를 구매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180억유로(약 25조원)의 엄청난 구매 보따리를 풀었다. 금융위기 이후 유럽은 돈 앞에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위안화가 말을 하기 시작하자 프랑스는 중국이 150년 전 식민지였던 기억은 잊었다. 체면이고 뭐고 없이 위안화의 위력에 아부하고 있다.
   
▲ 중국 광동성 선전의 한 은행 창구에 쌓여 있는 위안화. photo 연합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중국을 잠든 얼굴에 앉은 파리도 못 쫓는 무기력한 사자로 보았다. 그러나 2014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나폴레옹의 말을 인용해 “이제 그 사자가 깨어났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자신이 내건 국정 어젠다인 ‘중국의 꿈(中國夢)’을 프랑스에 가르쳤다. 프랑스는 “중국의 꿈은 제국주의 건설이 아니고 세상의 평화”라고 떠벌리는 중국에 대해 별로 신뢰는 안 가지만 25조원어치 물건을 한 방에 사가는 큰손의 비위를 맞추려고 ‘중국의 꿈’을 경청하는 척했다.
   
   지난 6월 영국을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회담하고 에너지와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26개 항목, 140억파운드(약 24조원) 규모의 경제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영국은 중국 측이 국가주석이 아닌 국무원 총리의 방문에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면담을 요청하자 두말 않고 이를 수용했다. 과거 중국을 식민지로 지배했던 영국은 식당에서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라고까지 했었다. 그런 영국이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위안화 앞에 고개를 숙였다.
   
   리커창 총리의 영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목적으로 영국 런던에 위안화 청산·결제 거래소도 설립하기로 했다. 파운드와 위안화의 직거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2위 은행인 중국건설은행(CCB)이 영국의 첫 번째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됐다. 현재 위안화와 직거래하고 있는 통화는 달러, 파운드 외에 호주달러, 뉴질랜드달러, 일본 엔 등이다.
   
   신흥국들은 미국의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축소)과 이어질 금리인상에 달러 부족으로 죽어나고 있다. 중국이 3조9500억달러(약 4000조원)의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담보로 마이너스통장이든 달러 대출이든 간에 달러를 공급하면 이번 테이퍼링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 된다. 중국은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중남미에 위안화 통화스와프와 결제 통화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 경제권을 건설하는 기초를 닦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중국은 달러, 유로, 엔화, 홍콩달러 등 10여종의 통화와 위안화 간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또한 지금 중국을 중심으로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공 등 브릭스(BRICS) 5개국은 미국과 유럽 주도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에 맞대응해 2015년 사업 개시를 목표로 브릭스개발은행(BRICS Development Bank) 설립을 추진 중이다. 1000억달러의 초기 자본금은 중국이 410억달러, 러시아·인도·브라질이 각각 180억달러, 남아공이 50억달러를 출연할 예정이다.
   
   브릭스개발은행은 자본금 3695억달러의 IMF에 비하면 그 규모가 3분의 1에 못 미친다. 하지만 브릭스개발은행은 회원국 188개국이 자금 지원 요청을 하면 대응해 주어야 하는 IMF와 다르다. 브릭스 회원국이 5개 나라에 불과해 유사시의 자금 지원 규모와 효율은 훨씬 더 높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중심이 된 개도국 지원 전문 국제금융기구가 탄생하는 것이다.
   
   제조대국, 경제대국인 중국의 최종 목표는 금융대국이다. 중국은 시진핑 집권기인 오는 2022년까지 매년 7.2%대의 성장으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미국의 성장률만큼 매년 위안화를 2~3% 절상시키면 오는 2023년쯤 달러로 환산한 중국의 GDP는 미국을 넘어서 ‘G1’이 된다.
   
   그러나 실물경제에서 거래되는 화폐는 금융에서 거래되는 화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진정한 경제대국은 기축통화를 가져야 한다. 중국은 현재 2%에도 못 미치는 위안화의 국제통화로서의 지위를 30%대까지 높여 향후 10~20년 내에 달러, 유로, 위안화의 사용비율을 40:30:30으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다.
   
   위안화의 1단계 목표는 바로 아시아 기축통화 자리를 차고 앉는 것이다. 그래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과 무관세협정, 한국과 일본과의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실물거래에서 위안화의 사용비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중국의 자본시장을 개방하여 금융거래에서 위안화 사용비율을 높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중국은 상하이(上海)를 뉴욕, 런던에 이은 세계 3대 국제금융시장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상하이자유무역지구 지정을 통해 자유무역지역구 내에서 위안화의 자유 태환과 거래를 테스트 중이다. 2년 후에 이 모형을 여타 지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또한 자본시장에서도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중국 직접 투자인 QFII(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 RQFII(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와 중국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투자인 QDII(적격국내기관투자가)의 한도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4년 들어서는 중국 개인의 홍콩 투자와 홍콩 개인의 중국 본토 투자가 가능한 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상하이와 홍콩 주식 시장 간의 상호주식투자(Shanghai-Hongkong Stock Connect)를 말하는, 일명 ‘후강통(沪港通)’이 오는 10월부터 허용될 전망이다. 상하이와 홍콩 증권당국의 합의로 상호 주식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중국 자본시장 조기 개방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책당국의 자본시장 개방을 위한 내부 정비와 외국인의 매수를 이용한 중국 국내 증시의 부양의지는 강하다. 따라서 향후 ‘후강통’ 제도의 발전 방향은 투자한도의 단계적 상향조정, 그리고 해외 투자가의 범위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이번 조치하에서는 증권계좌 잔액 50만위안(약 8200만원) 이상의 중국 본토 개인투자자만이 홍콩증시 투자가 가능하지만 점차 그 기준이 낮아지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선물(先物)시장 도입시기에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한 적이 있다. 장기적으로 홍콩 이외 지역의 투자가도 일정한 규모와 자격을 갖추면 후강통제도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의 제한적 투자가 가능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미 대만의 경우 중국 본토에 거류증을 가진 기업인들은 중국 본토 주식 투자가 가능하고 이번에 홍콩 거주자들이 중국 본토 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다음 순서는 비중화권 투자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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