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기고,이야기들

尹 당선인은 박근혜를 한번 찾아보기를/강한 자가 먼저 고개 숙이고 이긴 자가 먼저 손을 내밀면 화해는 된다

작성자睦園.박이환(고10회)|작성시간22.03.12|조회수55 목록 댓글 0

尹 당선인은 박근혜를 한번 찾아보기를

강한 자가 먼저 고개 숙이고 이긴 자가 먼저 손을 내밀면 화해는 된다.

무학산(회원)

윤석열 당선인의 첫 행보는 현충원 참배였다고 한다. 잘한 일이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어찌 오늘이 있겠으며 윤석열에게도 오늘 같은 영광이 있었겠나? 그러나 현충원 참배가 무엇보다 먼저 해야만 할 일인가는 의문이다. 큰일을 치른 산 사람일수록 산 사람 가운데에 있어야 하며, 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죽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지 않겠나.

많은 수하들을 이끌고 현충원에 가서 거룩한 모습을 지어 보이는 저런 일을 이젠 그만해도 된다. 저런 일은 정치인들이 폼으로 하는 이벤트일 수 있고, 멋내는 일에 다름 아닐 수 있고, '보여주기 쇼'일 수도 있다. 실사구시의 정신대로라면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을 먼저 찾아야 한다. 아니면 전방을 먼저 찾아가든지 말이다. 죽은 대장보다 살아있는 일등병이 더 귀하듯 산 사람이 먼저 아니겠나. 대한민국은 이젠, 눈앞의 산 사람은 버려두고 죽은 이를 먼저 찾아가는 제사 같은 일은 안 해도 되는 선진국이다.

윤 당선인이 현충원보다 박근혜를 먼저 찾아보았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그림이 되었을 것이다. 칭찬과 박수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을 것이고 그 장려한 모습에 많은 사람이 “윤석열은 좋은 사람” “그야말로 통 큰 사람”이라 입을 모았을 것이다. 박근혜의 비극이 있었기에 윤석열의 영광이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데, 그래서라도 박근혜에게 “한번 찾아 뵙겠다”는 말 한 마디는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현충원에는 박정희 각하도 계시니만큼 그의 딸과 전화 통화라도 하고 갔다면 현충원에 가는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을 것이다.

문재인만큼 국민 갈라치기를 한 대통령은 없었다 자기는 그래놓고 윤 당선인에겐 '국민 통합'을 주문했다. 자기 뒷처리를 해달라는 주문 같아도 보이고 자기를 조사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 같아도 보인다. 그런데도 윤은 한껏 몸을 낮추어 "많이 가르쳐달라" 겸손히 말했다. 이런 대범한 사람이 어찌 박근혜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는가. 박근혜는 통합할 축에도 못 드는가?

'말이 좋아 불로초'라더니 '통합'만치 빛좋은 개살구도 없을 것이다. 다양성을 자랑삼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통합을 왜 하려 하나? 야당과 여당이 통합하고, 지지자와 반대자가 통합하면 나중에 뭐가 되는가? 일당독재밖에 더 안 된다. 통합은 누구도 이루지 못할 일이기도 하고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무거운 짐을 교활하게도 당선인에게 짐지우고 있다. 그럼에도 윤 당선인은 무골호인처럼 응대했다. 이런 사람이 왜 박근혜와는 만나지 못하는가.

우리는 윤석열을 만세의 원수라 말해왔고 지금도 변함없다. 박근혜는 그에게 “사람을 어찌 이리 더럽게 만듭니까?”며 피 토하듯 항의했다. 저 때부터 우리는 그를 원수로 삼은 것이다. 설혹 당사자 박근혜야 윤석열을 원수로 치지 않더라도 우리는 원수로 친다. 원래 주창자보다 지지자가 더 무서운 법이다. 윤석열이 근근이 이긴 이유도 그를 원수로 여기는 이들이 많아서였을 것이다. 선거 운동을 하면서 박근혜를 찾아보았다면 널널하게 이겼을 뿐만 아니라 이게 질풍노도 같은 정치를 해나갈 발판이 돼 줄 텐데 아쉽다. 만약 이재명이었다면 박근혜를 열 번도 더 찾아보았을 것이다.

원수와도 화해하고, 적국과도 화해하고, 역사와도 화해하고, 시대와도 화해하고, 죽은 사람과도 화해한다. 윤석열은 박근혜하고 화해할 노력을 왜 안 하나? 지금 화해하지 못하면 영영 못 한다. 강한 자가 먼저 고개 숙이고 이긴 자가 먼저 손을 내밀면 화해는 된다. 윤석열은 무척 속을 썩힌 이준석도 포용하는 대인다운 풍모를 보였었다. 왜 박근혜에게는 그러지 않나. 곧 좋은 날을 택하여 박근혜를 한번 찾아 보시라. 마음이 풀어지면 하는 일이 가볍다고 했으니 더 이를 말도 아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