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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자유 게시판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작성자가을산|작성시간15.01.29|조회수49 목록 댓글 1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들의 웅장한

기념탑을 세우자

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

이제야말로 아무 두려움 없이

그놈의 사진을 태워도 좋다

협잡과 아부와 무수한 악독의 상징인

지긋지긋한 그놈의 미소하는 사진을-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에 안 붙은 곳이 없는

그놈의 점잖은 얼굴의 사진을

동회란 동회에서 시청이란 시청에서

회사란 회사에서

××단체에서 ○○협회에서

하물며는 술집에서 개솔린 스탠드에서

책방에서 학교에서 전국의 초등학교란 초등학교에서 유치원에서

선량한 백성들이 하늘같이 모시고

아침저녁으로 우러러보던 그 사진은

사실은 억압과 폭정의 방패이었느니

썩은놈의 사진이었느니

아아 살인자의 사진이었느니

너도 나도 누나도 언니도 어머니도

철수도 용식이도 미스터 강도 유중사도

강중령도 그놈의 속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무서워서 편리해서 살기 위해서

빨갱이라고 할까보아 무서워서

돈을 벌기 위해서 편리해서

가련한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서

신주처럼 모셔놓던 의젓한 얼굴의

그놈의 속을 창자밑까지도 다 알고는 있었으나

타성같이 습관같이

그저그저 쉬쉬하면서

할말도 다 못하고

기진맥진해서

그저그저 걸어만 두었던

흉약한 그놈의 사진을

오늘은 서슴지않고 떼어놓아야 할 날이다.

밑씻개로 하자

이번에는 우리가 의젓하게 그놈의 사진을 밑씻개로 하자

허허 웃으면서 밑씻개로 하자

껄껄 웃으면서 구공탄을 피우는 불쏘시개라도 하자

강아지장에 깐 짚이 젖었거든

그놈의 사진을 깔아주기로 하자

민주주의는 인제는 상식으로 되었다

자유는 이제는 상식으로 되었다

아무도 나무랄 사람은 없다

아무도 붙들어갈 사람은 없다

군대란 군대에서 장학사의 집에서

관공리의 집에서 경찰의 집에서

민주주의를 찾은 나라의 군대의 위병실에서 사단장실에서 정훈감실에서

민주주의를 찾은 나라의 교육가의 사무실에서

4.19 후의 경찰서에서 파출소에서

민중의 벗인 파출소에서

협잡을 하지 않고 뇌물을 받지 않는

관공리의 집에서

역이란 역에서

아아 그놈의 사진을 떼어 없애 한다.

우선 가까운 곳에서부터

차례차례로

다소곳이

조용하게

미소를 띄우면서

영숙아 기환아 천석아 준이야 만용아

프레지덴트 김 미스 리

정순이 박군 정식이

그놈의 사진일랑 소리없이 떼어 치우고

우선 가까운 곳에서부터

차례차례로

다소곳이

조용하게

미소를 띄우면서

극악무도한 소름이 더덕더덕 끼치는

그놈의 사진일랑 소리없이

떼어 치우고-

------------------------

이시는

1960년 이승만 독재 정치를 끝장냈던 4.19 직후

김수영 시인이 신이나서,

신명이 나서

휘갈겨 쓴

입이 들썩들썩 신이

나는 시입니다.

우리 회원 여러분

돈번다고 고생많이 하시는데

한숨 돌리고

잠시 쉬는 기분으로

목소리 낮게 낭독하듯이

음미해보시죠.

암울했던 우리 현대사를 살면서

좀 자유롭고 싶은데

복지가 되어야 경제적 구속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울 수 있고

정치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무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데,

오로지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어

사실은

살인을 저지르고

알고보면

지자신을 비롯한 소수 특권자를 위해서

심지어 어엿한 인권체인 예쁜 텔렌트, 영화배우,

법과 제도와 국민들의 피땀인 세금과 군대와 경찰을

자기집에서 키우는 개새끼마냥

떡 주무르듯이 주물러대고 있는데,

국민들은 모르니까

곳곳에 신주모시듯 그의 사진을 걸어놓고

경제개발을 해주었느니,

독립운동을 했느니,

받들어 모시고 있으니

김수영과 같은 이들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런데

민중들이

바람만 불어도 이리 저리 흔들리던

풀같은 민중들이

풀처럼 들고 일어나서

독재정권을 엎어버렸으니

얼마나 신명이 났겠습니까.

우리도 그시절처럼,

그 엄청난 역사적 변혁을 만들수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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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진구 | 작성시간 15.01.29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시라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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