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믿는 늙은이’ 알바트로스
알바트로스 크기의 최대기록은 양 날개를 편 길이가 3.4미터이다. 녀석은 다른 어떤 새보다 더 멀리 더 오래 난다. 위성으로 추적해보니 어떤 알바트로스는 두 달 안에 지구를 일주하며, 날개를 퍼덕이지 않은 채 6일 동안 활공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녀석은 초식성 새처럼 상승 온난 기류를 타고 활공하는 대신에 바다 표면 근처에 머물면서 파도에서 비롯된 바람이 만들어내는 양력을 이용한다.
어린 알바트로스는 비행에 익숙해지자마자 땅을 떠나 번식 할 준비가 될 때까지 착륙하지 않는데, 잘 때도 날면서 잔다. 이때는 뇌의 두 반구가 교대로 작동한다. 알바트로스가 배우자를 만나면 평생 해로하며 부부만의 유일무이한 신체언어를 개발하여 오랜 헤어짐 후에 서로 만나 반길 때 쓴다. 알바트로스는 60년 동안 살 수 있지만 아주 느리게 번식하기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했다.
먼 바다에 사는 알바트로스는 비행하는 모습이 신선을 닮았다 해서 동양에서는 ‘신천옹(信天翁)’이라고 불렀고 풀이하면 ‘하늘을 믿는 늙은이’ 같은 새라는 뜻이다. 바닷새 중 가장 긴 날개를 가진 새로 독수리나 갈매기보다 더 멀리, 더 높게 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날개를 활짝 펴고 고공비행을 하면 그 어마어마한 위력에 다른 새들은 이내 기가 죽고 만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 새가 날 때나 땅에 내릴 때 허둥댄다고 하여 ‘아호도리’ 즉 ‘바보 새’라고도 부른다는 것이다. 날개가 어찌나 큰지 평소엔 도무지 날지 못하고 뒤뚱거리기만 한다. 그런데 폭풍이 몰려오면 달라진다. 모두가 폭풍을 피해 숨는 그 순간, 이 새는 바람을 향해 선다. 그리고 거센 바람에 몸을 맡기고 비상한다.
‘하늘을 믿는 늙은이, 신천옹’
우리는 땅을 믿고 살고 있고, 참새나 메추라기 같은 새는 나뭇가지를 믿고 살고 있다. 그러나 신천옹, 알바트로스는 하늘을 믿고 살아가는 새이다. 그렇다면 하늘을 안식처로 생각하는 알바트로스가 어떻게 땅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는가? 어떻게 알바트로스가 인간들의 땅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겠는가?
신천옹은 비록 바보 같아 보이지만 가장 강인한 날개를 가진 새이며, 가장 높이 나는 새요, 가장 깨끗하고 절조가 있는 새이다.
<알바트로스와 인연>
나의 20대 시절. 강남 신사동 리버사이드호텔 옆에는 ‘알바트로스’라는 호프집이 있었다. 이곳은 한 사람이 1만cc의 호프를 마시면 모든 술값이 무료였다.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밸을 울리면 그에게만 수도꼭지가 달린 1만cc의 드럼통 같은 술통이 제공되었고 2시간 안에 그 술을 다 마셔야만 했다. 그런데 ‘바보 새’라고 불리는 알바트로스처럼 ‘바보 같은 사람들’은 도전에 성공하면 안주를 포함한 모든 술값이 무료임으로 안주를 너무 많이 시켜먹어 알바트로스처럼 뒤뚱거리다 오바이트를 하고 만다. 도전 실패다. 추가로 술값만 엄청 나오게 된다.
그리고 도전에 성공하게 되면 그 호프집 한쪽 벽 ‘명예의 전당’에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나무에 이름이 새겨져 목패가 걸리게 된다. 비로소 알바트로스처럼 날개를 활짝 펴고 날개 되는 것이다. ‘나는 자랑스럽게 명예의 전당에 내 이름을 걸었다.’ 지금도 제자들에게 이 무용담을 자주 얘기한다. 이 호프집 한 쪽 벽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 또한 쓰여 있다. ‘군발이 도전금지’
※본 게시판의 글은 현재 <하늘을 향해 쏴라>라는 책으로 출판중이며 저작권은 경호무술창시자 이재영총재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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