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 중 윗방 아기가 제일
효도 중에서도 ‘윗방 아기가 제일’ 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버지에게 첩(妾)을 바친다는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장수를 위해 기를 지닌 생체(生體)를 제공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옛부터 오래 살고 젊어지기 위한 지상(至上)의 묘약으로 이칠 소음(二七少陰)이라 하여 열네 살 전후의 계집아이와 육체 마찰을 하는 양기의 기속(奇俗)이 있었다. 물론 이 동침에서 성행위는 빼놓아야 한다. 왜냐하면 ‘윗방 아기’와 육체 접촉을 할 때 행요(行妖)나 행음(行淫)을 하게 되면 오히려 기를 몇 곱절 더 상하게 된다고 알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따라서 성감대의 마찰이 진행되는 이 ‘복기법(服氣法)’에서 행음의 금단은 어지간한 참을성 없이는 지켜 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배꼽 마찰로 양기를 빨아들이다
‘종 딸년 윗방 들이듯’ 혹은 ‘윗방에 상전 모시듯’이라는 옛 속담은 지극히 당연함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이다. 그만큼 이러한 습속이 동시대에 널리 퍼져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종의 딸리 파과기(破瓜期)에 이르면 으레 상전 윗방에 들어 배꼽을 중심으로 서려 있는 젊은 기운을 바쳤는데, 그것은 종이 가지는 의리요, 본분이라 생각했다.
윗방 아기란 대체로 젊은 첩의 대명사로 알려져 왔으나, 본래 이 같은 ‘소음동침(少陰同寢)’의 기속이 변형된 것이 아닌가 싶다. 첩을 들인다는 것보다 소음 동침이 한결 명분이 서고, 비록 집에 들인 여인이 첩일지라도 소음 동침이라고 말하면 대외적으로 한결 떳떳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동지 때만 되면 안사랑을 지키던 여인이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머리를 얹어 준 그 ‘동기(童妓)’가 사랑에 있는 동안 외할머니는 왜 그렇게 좋아하셨을까?
동기는 인물도 좋고 행실도 좋았는데, 더욱이 가야금도 잘 뜯고 바느질도 잘해 매번 어른들 설 옷을 도맡아 했다. 침모(針母)보다 더 솜씨가 좋았으니 어느 사내가 반하지 않겠는가! 그러면서 할머니는 귀찮아할 것도 없고 걱정될 일도 없으니 종 딸년 윗방에 들이는 것보다 더 잘된 일이라 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딸처럼 생각했고, “외딸밖에 못 가졌던 내가 이제 딸이 둘이 되었다”며 좋아했던 것이다.
일년 중 밤 길이가 가장 긴 동지가 되면 배꼽에 서린 묘약을 드리러 서울에서 동기가 찾아왔다. 동짓날은 찹쌀로 새알심을 비벼 넣은 팥죽을 온 집 안 구석구석에 뿌려 액(厄)을 쫓아낸다. 그러면서도 이 동기는 복부에 서린 묘약을 갖고 아버지의 젊음을 몰아오는 윗방 아기였기 때문에 동지 팥죽을 뿌려 쫓아내지 않았다.
영국을 시작으로 감성 훈련(Emotion Training)이라는 성 훈련이 유럽에 번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감성 훈련이란 서로 알지 못하는 남녀가 육체를 서로 비벼댐으로써 젊음을 유지하는 기력을 연마시키는, 일종의 젊어지는 훈련이다. 이마끼리, 콧등끼리, 등, 복부, 사타구니, 두피 등 감성이 예민한 부분을 서로 마찰하는 것이었는데, 이 마찰을 통해 일종의 상징적인 기(氣)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감성 훈련의 생체 이론 전개는 바로 윗방 아기의 경우와 비슷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사람의 정기(精氣)를 먹을 줄 알았다. 먹을 수 있는 사람의 기(氣)란 동남 동녀(童男童女)의 배꼽 부분에 가장 많이 스며 있으며, 그 기는 입으로가 아니라 감성 훈련 방법처럼 접촉과 마찰로 먹는 것임을 알았다. 이 인기(人氣)를 의학에서는 원기 상화(元氣相和)라 하여 상대적인 접촉에 의해 일어나는 불로 보았으며, 불을 일으키는 접촉은 감성 훈련에서처럼 남녀간이어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한의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도 ‘이칠 이전 소음동침(二七二前少陰同㝲)’ 이라 했다. 이 말은 열네 살 이전의 어린 소녀와 동침하는 것이 그 인기를 먹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뜻이다. 젊어지고 싶은, 그리고 장수하고 싶은 우리 조상들은 소녀의 배꼽 주변에 서린 젊어지는 묘약을 먹고자 성행위를 배제한 소녀와의 동침을 자주 했다.
《수양총서유집(修養叢書類集)》에 보면 기해록기(氣海錄氣)가 가장 많이 괴어 있는 바다는 배꼽 한 치 반 아래인 단전(丹田)이고, 정이 가장 많이 괴어 있는 밭은 배꼽 아래 세 치라 했다. 기와 정이 태아를 길러 주는 태물통에 주입되니 그것이 가장 많이 괴어 있는 부위가 여자의 배꼽 근처라고 추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정액(精液)이나 정력(精力)의 분량이 개체마다 일정하게 한정되어 있다고 여겼다. 《양생서陽生書》에 의하면 남녀의 그 성역이 최소한 한 되 여섯 홉 정도 저장되어 있으며 이것은 일종의 소모품이기 때문에 남용하면 그만큼 정이나 기가 소모된다고 알았다. 이 소중한 한 되 여섯 홉이 생성되는 시기는 소양 소음 시절(少陽少陰時節), 곧 사춘기 때이므로 결혼 전의 소년 소녀들의 최대 극한의 인기(人氣)를 인정했다는 것은 합리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