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마지노선을 지켜라"
경계대상 1호 남자 회식, 여자 군것질
'허리둘레 남자 36인치(90cm), 여자 34인치(85cm)'.
성인병의 전단계인 대사증후군의 기준치다. 연세대 의대 안철우 교수팀(내분비내과)이 조사한 한국인의 허리둘레와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 발표를 계기로 복부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뱃살은 이제 미용 문제가 아닌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건강의 적이다. 대사증후군이란 무엇이며, 복부 비만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을 알아본다.
◆ 허리둘레 기준치는 건강 마지노선=대사증후군이란 음식으로 먹은 포도당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혈액 속에서 떠돌아다니는 것을 말한다. 지금 당장은 증상이 없지만 당뇨병.심장병과 같은 성인병으로 가는 길목인 것이다.
비만은 크게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뉜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살집이 피하지방이라면 내장지방은 장과 장 사이에 낀 지방을 말한다.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바로 복부비만을 의미하는 내장지방이다. 일정 기준치를 넘어서면 성인병 발병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이문규 교수는 "내장지방은 중성지방을 빠르게 증가시킬 뿐 아니라 간으로 곧바로 흡수돼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한다"고 설명한다. 세포는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빈사상태가 되고, 혈액은 걸쭉해진다. 이렇게 되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심장에 부담을 주고, 장기적으로 동맥경화의 원인이 된다.
대사증후군이 나타나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가지 성인병에 쉽게 걸린다. 예컨대 비만과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증과 고지혈증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식이다. 또 당뇨병 환자는 심장병 발생률이 정상인보다 4배 높은 것처럼 질병의 도미노 현상이 나타난다.
◆ 뱃살 관리로 성인병 해방=대사증후군 단계에선 환자 스스로 느끼는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성인병이 나타난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대사증후군이 나타난 지 15년 정도 지나면 성인병이 발생한다"며 "일단 질병이 생기면 현재 치료법으로는 정상으로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다행히 뱃살과 몸무게가 줄어들면 대사증후군이 없어진다.
뱃살 관리의 핵심은 먹는 양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 강 교수는 "남성은 회식,여성은 군것질이 뱃살의 가장 큰 적"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남성은 회식 횟수를 줄이고, 참석을 하더라도 평상시 한끼 식사양만큼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여성은 특히 조리 중 혹은 식사 후 남은 음식을 치운다는 생각으로 한두 점씩 먹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간식은 물.녹차.블랙커피 등을 마시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식사량도 현재보다 매끼 줄여(2/3 정도) 먹겠다는 노력이 필요하다. 뱃살 관리를 위해선 적어도 첫 3개월 이상은 속보.수영.자전거 타기.등산 등의 유산소 운동을 매일 1시간씩 해야 한다.
◆ 폐경 후 여성은 더 노력해야=폐경 전엔 남성이 여성보다 복부 비만이 흔하다. 여성호르몬 덕분에 지방이 복부보다는 유방.허벅지.엉덩이에 더 많이 쌓이기 때문. 하지만 폐경과 동시에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면서 복부 비만이 급증한다.
일반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체격이 작고, 근육량이 적어 똑같이 운동을 하더라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근육량이 적으면 기초대사량도 줄어들고,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해도 칼로리 소모가 적다. 강 교수는 "복부 비만 판정을 받은 여성은 성인병 예방을 위해 남성보다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세 가지 이상이면 해당
▶ 복부비만: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 여자는 80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보기도 함
▶ 혈중 중성지방:150㎎/㎗ 이상이면 비정상
▶ 혈중 HDL 콜레스테롤:40㎎/㎗ 이상이면 비정상
▶ 혈압:120/80㎜Hg 이하 정상,140/90㎜Hg 이상이면 고혈압
▶ 혈당:126㎎/㎗ 넘으면 비정상, 110㎎/㎗ 이하가 정상
# 사례 1 : 42세, 남자, 기업체 부장
▶ 병원을 찾은 이유 : 정기 신체검사에서 고혈압 진단
(지난해까지 정상 혈압이었으나 올들어 상승)
▶ 검사소견 : -173㎝, 84㎏(BMI:28.1로 비만)
(신입사원 시절 68㎏에서 15년간 매년 1㎏ 정도씩 체중 증가)
-허리둘레:96㎝(복부비만)
-혈압:140/100㎜Hg (고혈압)
-중성지방:250㎎/㎗(고지혈증)
-고밀도지단백(HDL, 좋은 콜레스테롤):38㎎/㎗로 부족
-혈당:105㎎/㎗로 정상
▶ 진단 : 대사성증후군과 동반된 남성 복부비만
▶ 경과:3개월 후 복부 비만이 없어지면서 대사증후군도 사라짐
- 체중 84→72㎏으로 12㎏ 감소(BMI:24.1)
- 허리둘레는 96→87㎝로 감소
- 혈압 132/90㎜Hg인 고혈압 전단계
- 중성지방은 114㎎/㎗로 정상
- 고밀도지단백(HDL)은 49㎎/㎗로 정상
▶ 치료 : 매일 1시간씩 평일엔 걷기, 토·일요일엔 등산
- 꼭 필요한 모임 아니면 회식을 피함
- 식사는 조금 덜 먹음(2/3 정도)
- 간식은 안 하고 출출하면 물이나 녹차 마심
# 사례 2 : 35세, 여성, 가정주부
▶ 병원을 찾은 이유 : 왠지 피로하다, 살도 빼고 싶다
▶ 검사소견
- 158㎝, 67㎏(BMI:26.8로 비만)
(처녀 때 53㎏이었으나 7년 전 출산 후 살이 쪄 14㎏ 증가)
- 허리둘레:88㎝(복부비만)
- 혈압:115/80㎜Hg (정상)
- 중성지방:217㎎/㎗(고지혈증)
- 고밀도지단백(HDL, 좋은 콜레스테롤): 29mg/㎗로 부족
- 혈당:118㎎/㎗으로 정상수치보다 조금 높음
▶ 진단:대사성증후군이 나타난 여성 복부비만
▶ 경과:3개월 후 복부 비만이 없어지면서 대사증후군 치료됨
- 체중은 67→58㎏으로 9㎏감소(BMI:23.2)
- 허리둘레는 88→78㎝로 감소
- 혈압:110/80㎜Hg
- 중성지방:86㎎/㎗로 정상화
- 고밀도지단백(HDL)은 41㎎/㎗로 정상수치로 증가
- 혈당 95㎎/㎗
▶ 치료 : 매일 1시간씩 걷기·수영·자전거타기 등을 번갈아 함
- 밥 이외에 군것질을 일절 하지 않음
- 식사량은 매끼 평상시의 2/3만 섭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