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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위한 교육

디지털 시대의 블랙홀, 무기력

작성자빠삐용|작성시간26.06.15|조회수22 목록 댓글 0

26/06/15 빠삐용 신부의 아침편지

 

디지털 시대의 블랙홀, 무기력

 

 

 

행복은, 지금 여기에!

오늘날 우리들은 기술 발전 덕분에 예전보다 몸을 덜 쓰고 생활이 많이 편리해졌어요. 그런데 정작 무기력(기운이나 의욕이 없는 상태)은 더 자주, 더 심하게 나타나요. 이 무기력은 단순히 개인의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현대의 디지털 환경이 우리 뇌가 가진 한정된 예산을 끊임없이 소진시키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에요. 이렇게 축적된 무기력은 개인의 마음속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파고들어 피로와 긴장을 확산시키는데, 오늘은 이 현상에 대해 조금 깊이 들여다봐요.

 

<과거의 무기력은 대개 이유가 보였어요. 힘든 일을 너무 오래 했거나, 슬픈 일이 있었거나, 몸이 아프거나 등. 원인이 있었으니 쉬면 나아졌지요. 그런데 지금 시대의 무기력은 달라요. 딱히 힘든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지치고, 쉬었는데도 회복이 안 돼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라는 느낌! 이게 바로 이 시대 특유의 무기력이에요.

 

우리의 뇌는 매일 아침 주의결정 에너지라는 한정된 예산을 손에 쥐고 하루를 시작해요. 여러분도 아침에는 머리가 맑고 생각이 빠르게 돌아가다 저녁이 되면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경험을 해보지 않았나요? 최근의 신경인지과학 연구를 보면, 사람들이 느끼는 무기력은 단순히 기분 문제가 아니라, 뇌의 에너지가 실제로 고갈된 결과라는 사실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뇌의 예산을 공부나 일 · 의미 있는 관계 · 충분한 휴식처럼 꼭 필요한 곳에 쓰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정보에 써버리고 있지 않나요?

 

하루를 지내다 보면 소셜 미디어 · 뉴스 · 메시지 · 각종 알림이 쉴 새 없이 밀려오는데, 우리의 뇌는 그 정보를 걸러내는 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사용해요. 이런 순간이 쌓이면 결국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되지요. 게다가, 디지털 플랫폼은 쉬지 않고 선택을 요구해요. 어떤 영상을 볼지, 이 알림을 확인할지 말지, 어떤 사진을 올릴지 등. 이런 사소한 선택과 실행이 하루에도 수백 번 반복되는데, 이런 선택의 순간이 쌓이면 정작 중요한 일을 결정하고 실행할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게 되어요. 그러다 보면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도 손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 작은 일조차 하기 싫은 상태에 빠져요.

 

이렇게 주의력이 바닥나면 집중이 어려워지고 결정 에너지가 고갈되면서 아주 사소한 선택조차 버거워져요. 정서가 고갈되면 마음은 쉽게 꺾이겠죠. 바로 그 지점에 이르면 사람들은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없지?”라는 자기 비난에 빠지곤 해요. 그리고 이 자기 비난이 다시 무기력을 강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요. 스스로를 문제의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순간, 남아 있던 에너지마저 사라지고 무기력은 더 깊고 오래 지속되는 감정으로 굳어져 버려요.

 

이렇게 무기력해진 사람은 마음의 회복력이 약해져 사소한 말에도 쉽게 상처받아요.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을 상황도 불안해하거나 예민하게 반응해요. 그 상태가 지속되면 하루를 계획하고 움직이는 일 자체가 버거워져요.

 

문제는, 이 무기력이 결코 개개인의 문제로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에요. 이 상태는 결국 주변 사람들까지 지치게 만들어요. 누군가 무기력한 상태에 반복해서 빠질 경우, 가족은 조심스러워지고 긴장하며, 친구나 동료는 상대의 감정적 피로를 같이 떠안게 되어요. 곧 그와 함께하는 사람들 모두가 무기력의 파동에 휩쓸리면서 활력을 잃어가죠. 여러분은 이렇게 무기력한 삶을 원하나요?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다시 말해, ‘디지털 시대의 블랙홀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원은정, 스마트폰을 멈추면 일어나는 일, 105-110쪽 편집)

 

 

. 묵상 :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요. 그것은 바로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는 것! 그다음 호흡을 고르고, 의미 있는 관계와 활동으로 다시 뇌의 예산을 돌려놓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우리를 짓누르는 무기력은 천천히 그리고 분명하게 회복의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거예요. 그때 우리는 하루의 소중한 예산을 다른 사람에게 온전히 사용할 수 있게 되어요.

 

무기력은 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소진된 뇌가 우리에게 보내는 자연스럽고 정직한 신호이며, 도움을 요청하는 하나의 방식이에요. 무기력해질 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의지를 짜내기 위한 결심이 아니라, 자신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게 주의와 에너지를 회복하는 작은 루틴(routine. 규칙적으로 하는 일련의 행동이나 과정)을 만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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