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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위한 교육

사랑이 먼저 다가갈 때, 하느님은 이미 그곳에 계셨습니다

작성자빠삐용|작성시간26.06.15|조회수26 목록 댓글 0

+ 예수성심성월

 

 

가난한 나라에서 선교를 하는 분에게 선교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니, 그분은 선교는 내가 무엇을 하는 일이기보다, 이미 그 자리에 와 계신 하느님을 발견하는 여정인 것 같다고 합니다. 선교는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고, 서둘러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주는 것이며, 내가 뭔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이렇듯 선교가 이미 그 자리에 와 계신 하느님을 발견하는 여정이라면, 우리 또한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교육 활동 가운데 이미 와 계신 하느님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나날 되기를!

 

..

 

 

26/06/15 살레시오 선교

 

사랑이 먼저 다가갈 때,

하느님은 이미 그곳에 계셨습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하고 있는 선교 생활로 인해 나는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선교란 무엇입니까?” 처음 이곳에 오기 전에 나는 선교를 무언가를 가르치고 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더 나은 삶으로 이끌어야 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선교는 내가 무엇을 하는 일이기보다, 이미 그 자리에 와 계신 하느님을 발견하는 여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인내를 가지고 가세요

파푸아뉴기니에 오기 전에, 이미 이곳에서 오래 사목하셨던 이탈리아 살레시오회 선교사 발레리아노 신부님께 여쭤본 적이 있다. “신부님, 제가 파푸아뉴기니에 갈 때 무엇을 가지고 가면 좋겠습니까?” 그때 신부님께서 웃으시며 아주 짧게 대답하셨다. “인내, 인내, 인내!”

 

그때는 그 말이 그저 좋은 조언처럼만 들렸다. 그런데 이곳에서 생활하면 할수록, 사람들을 만나고 학교를 운영하고, 예기치 않은 일을 겪고, 문화의 차이와 행정의 어려움, 관계의 복잡함 속을 지나가면서 나는 그 말의 뜻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선교지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대단한 능력이나 대단한 계획이 아니라 기다려 주는 마음, 쉽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사람을 있는 그대로 품어 주는 인내라는 것을!

 

이곳의 젊은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나는 더욱 분명히 느꼈다. 겉으로는 거칠고 무심해 보여도, 그 안에는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과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하는 갈망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선교는 누군가를 서둘러 바꾸는 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 사람 안에서 이미 시작하신 일을 믿고 기다려 주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새로운 문을 통해 꿈꾸는 희망

나는 오랜 시간 까리따스 기술중고등학교 안에서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 왔다. 학업을 중단했다가 다시 돌아온 학생들, 가정 형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자신감이 없어 늘 뒤로 숨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자주 느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너는 할 수 있다.”, “너는 소중하다.”, “다시 시작해도 된다.”라는 희망을 심어 주는 마음의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마음으로 학교에서 일하는 중에, 하느님께서는 또 다른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다. 중고등학교에 이어 대학을 열게 된 일도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후에 대학교에서 공부를 더 하고 싶어도 대학교가 없어 배움의 길이 막혀 있던 젊은이들에게, 특히 우리 직업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 과정을 새롭게 연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기관을 더 세우는 의미뿐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너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단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일이었다. 선교는 이렇게 때로는 교실 하나를 마련하는 일로, 때로는 새로운 교육의 문을 여는 일로 이어졌다.

 

 

믿어주고 기다려 준 사랑

선교 생활 안에서 내가 특히 감사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는, 이 땅에서 현지 성소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 안 수련원에서 청원자와 수련자가 함께 생활하고 있고, 지원 자매들은 임시 숙소에 머물면서 거의 공사가 마무리되어 가는 지원원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지내고 있다. 처음 파푸아뉴기니에 왔을 때만 해도 이런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제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자신의 삶을 봉헌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을 볼 때마다 나는 참 깊은 감동을 느낀다.

 

선교는 외부에서 무언가를 가져와 심는 일만이 아니라, 이 땅에 이미 심겨 있던 하느님의 씨앗이 자라나는 것을 함께 지켜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학생이 성장하여 사회의 여러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때는 학업을 멈추었던 학생이 다시 공부를 마치고 사회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속으로 조용히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된다. 그들을 여기까지 이끈 것은 단지 교육프로그램만이 아니라, 누군가 끝까지 믿어주고 기다려 준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지난 여정을 돌아보며 깨닫게 된 선교라는 단어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싶다. “선교는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선교는 서둘러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 주는 것입니다. 선교는 내가 무언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먼저 와 계시는 하느님

파푸아뉴기니에서 나는 많은 것을 가르쳤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가 더 많이 배웠다. 가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힘, 상처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 그리고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또한 그 모든 배움의 자리에는 언제나 하느님께서 먼저 와 계셨다.

 

지금도 나는 매일 기도한다. “주님, 오늘도 제가 당신을 발견하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주님께서는 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당신을 보여주신다. 학생들의 웃음 속에서, 조용한 기도 속에서, 함께 애쓰는 선생님들과 수녀님들의 수고 속에서 그리고 때로는 가장 힘들고 답답한 순간 속에서도 말이다.

 

선교지의 삶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삶에 빛을 비추어 주는 분명한 사실 한 가지가 있다. 사랑이 먼저 다가갈 때, 하느님은 이미 그곳에 계셨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선교는 더욱 깊은 기쁨이 된다.

 

 

- 최경옥 수녀, SALESIO 가족(20265월호), 18-21면 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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