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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시

작성자세헤라자드|작성시간26.06.07|조회수23 목록 댓글 0

   남자 팬티 입고 쓰는 시

 

 

  줄무늬 브리프를 입었다

  남자 팬티인 줄 모르고 입었는데 별 느낌이 나지 않아서 나는 별 느낌이 나지 않는 느낌을 모으고 싶다.

 

  현관에 반려 돌을 두고 기르는 사람이 다녀올게,라고 말할 때 돌에 새겨지는 진동

  헐값에 파는 통조림을 사서 생존 배낭을 꾸릴 때 들리는 지퍼소리

  남자 속옷과 여자 속옷을 잘 개킬 때 나는 나와 결혼한 것 같다

  우리 헤어지자고 말할까

  종신형을 받은 죄수가 부르는 가스펠을 듣는다 이 노래를 녹음할 때는 잠시 창살 밖으로 나와 있었을 흑인의 어깨, 노래는 가두어지지 않는구나 생각할 때 스쳐 지나던 날벌레의 비행

  나와 평행하듯 기어가는 큼직한 사슴벨레를 보며 사람의 길과 벌레의 길은 어떻게 같고 다른가 헤아리는 저물녘

  씬지로이드정을 평생 먹어야 하나요? 정기검진에서 물었을 때 나와 모니터를 번갈아 보던 의사 선생인믜 눈빛

  뼛가루에서 탄소를 추출해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흑연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군 한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탄소로 약 240자루의 연필을 만들 수 있대* 그럼 나는 다이아몬드와 연필 중 무엇을 고를까? 돌잡이를 할 때처럼 진지해진 오후

  사람을 알고 지낸다는 건 그만큼 많은 그늘과 연루되는 일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 여름, 바람에 흔들리는 미루나무와 밑동으로부터 흘러나온 그림자에 발을 내디뎌보는 한낮

 

  근데 남자 팬티는 좀 거치적거리네 뭐가 이렇게 튀어나왔냐? 그냥 노팬티로 잠들었다가 바지 입고 그대로 나와버렸는데

  슬슬 나와 재결합하고 싶은 하오

 

*김지승, <아무튼, 연필>, 제철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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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나, 문학과사회 2025여름호

 

헨리 키신저,에릭 슈밋,크레이그 먼디, <새로운 질서>

로렌 군더슨, <사일런트 스카이>

곽아람, <탁월한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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