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시딘(Fusidic acid, Fucidin)
후시딘의 주 성분인 후시딘산 나트륨(sodium fusidate)은 피부와 점막에 작용하는 항생제다. 후시딘은 쉽게 말하면 항생제인 마이신 가운데 하나라고 보면 된다. 후시딘산 나트륨은 그람양성균과 그람음성구균에 다 효과가 있지만, 음성간균에는 효과가 없는 광범위 항생제다.
후시딘 제조사에서 만든 설명서를 보자. 설명서는 후시딘의 적응증을 농피증(농가진, 감염성 습진양 피부염, 모낭염, 부스럼 및 부스럼증, 화농성 한선염, 농가진성 습진), 화상, 외상, 여드름(심상성좌창), 봉합창, 식피창에 의한 2차 감염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용어들이다.
농가진(膿痂疹, impetigo)은 전염성 농가진(Impetigo contagiosa)이라고도 하는데, 고름집(膿疱, 농포)이 생겼다가 딱지(痂皮, 가피)가 앉는 화농성(化膿性) 피부병이다. 주로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해 생긴다. 감염성 습진양(濕疹樣) 피부염(皮膚炎, dermatitis)은 세균 감염으로 인한 짓무른 형태의 피부 염증이다. 모낭염(毛囊炎)은 피부의 털구멍이 포도상 구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화농성 염증이다.
부스럼(瘻, boil)은 피부에 나는 종기(腫氣, boil)로 피부의 털구멍에 화농성 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염증이다. 화농성 한선염(汗腺炎, hidradenitis)은 땀샘에 화농균이 침입해서 생기는 염증이다. 봉합창(縫合瘡)은 외상이나 수술 후 상처가 생겼을 때 꿰맨 상처, 식피창(植皮瘡)은 피부 이식 후에 생긴 상처를 말한다.
이처럼 후시딘은 모든 피부병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후시딘은 마이신의 한 종류라고 했다. 그렇다면 마이신의 효능은 무엇일까? 마이신의 효능은 항균. 즉, 세균 감염 방지다.
무슨 뜻인가? 후시딘은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거나 상처를 말끔하게 낫게 해서 흉터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말이다. 후시딘은 상처에 세균이 침투하여 2차 감염이 된 것을 치료하거나, 세균 감염이 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 본래의 목적이다. 한편 임상 사례에 따르면 후시딘이 항균효과보다 상처 치유 효능이 더 두드러진다는 보고도 있지만..... 글쎄다.
후시딘의 장점은 우선 침투력이 매우 높아 피부 안쪽까지 성분이 잘 도달한다는 것이다. '피부에 바르면 뼈까지 침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후시딘 구강투여제는골수염 치료에도 사용된다.
후시딘은 침투력이 좋아 딱지가 생긴 뒤에 발라도 성분이 딱지층을 뚫고 침투하여 효과를 발휘한다. 다만 자극이 심한 편이어서 안면부, 특히 눈 주위에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약한 피부에 후시딘을 듬뿍 바르는 것도 좋지 않다.
후시딘의 적용 범위가 좀더 광범위하게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후시딘이 결코 모든 상처의 통치약은 아니고, 부작용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2. 마데카솔(Madecassol)
마데카솔은 마데카솔과 복합마데카솔 두 가지가 있다. 일반인들은 두 약의 차이점을 잘 모른다. 그러나 두 약은 엄연히 다른 약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먼저 마데카솔의 성분은 센텔라 아시아티카(centella asiatica) 추출물로 이루어져 있다. 인도양 마다가스카르 섬이 원산지인 센텔라 아시아티카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한국에서는 병풀(말굽풀, 조개풀)이라고 부른다.
병풀에는 아시아티코사이드(asiaticoside), 아시아틱 에이시드(asiatic acid), 마데카식 에이시드(madecassic acid)가 들어 있다. 마데카솔이란 이름은 바로 마데카식 에이시드(madecassic acid)에서 따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마데카솔의 성분은 후시딘의 후시딘산 나트륨(sodium fusidate)과 전혀 다르다. 따라서 효능·효과도 전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설명서에는 마데카솔의 효능·효과는 궤양성 상처, 화상, 피부이식, 외상상처, 해상종(비후성 반흔, Keloids), 반흔, 욕창, 누공, 피부병변, 피부·점막병변 등 후시딘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후시딘과 마데카솔은 같은 약인가? 아니다! 그럼 뭐가 다른가?
상처가 생기면 우리 몸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상처를 치유하고 새살을 만들어 낸다. 새살이 돋는 과정에서 세포들끼리 혼란이 생겨 세포의 재생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처의 피부가 얼룩지거나 피부 위로 불거져 올라오는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반흔(瘢痕), 즉 흉터다.
마데카솔 성분은 피부세포의 재생 과정에서 세포들간에 혼란이 오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서 마데카솔은 흉터를 방지하는 데 목적을 두고 만든 약이다. 마데카솔 사용시 상처 회복 속도는 다른 연고에 비해서 조금 늦은 편이다.
마데카솔을 다른 연고와 혼용하면 마데카솔 본래의 흉터 복원 효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마데카솔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 상처가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상처의 세포 복원이 핵심이기 때문에 마데카솔 사용시엔 반창고 보다 붕대나 솜이 좋고,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자주 갈아줘야 한다.
세균 감염 위험성이 있는 상처에는 마데카솔만 발라서는 별 효과가 없다.
3. 복합마데카솔
마데카솔의 단점은 무엇일까? 마데카솔에는 상처에 세균이 침투하여 2차 감염이 된 것을 치료하거나 세균 감염이 되지 않도록 하는 항생제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데카솔에 항생제가 첨가된 제품이 바로 복합마데카솔이다.
복합마데카솔의 성분은 센텔라 아시아티카의 정량 추출물(titrated extract of centella asiatica), 초산 히드로코르티손(hydrocortisone acetate), 황산 네오마이신(neomycin sulfate)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데카솔에 들어 있는 센텔라 아시아티카의 정량 추출물에 초산 히드로코르티손과 황산 네오마이신이 더 들어 있다.
초산 히드로코르티손은 부신피질호르몬의 일종으로 항염증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다. 스테로이드 약물이 들어 있으니까 가려움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황산 네오마이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항생제 마이신 성분이다.
그렇다면 후시딘도 마이신 가운데 하나이니까 후시딘 대신에 복합마데카솔을 쓰면 될까? 천만에! 당연히 아니다. 왜? 후시딘이 잘 막는 세균과 복합마데카솔이 잘 막는 세균이 다르기 때문이다.
복합마데카솔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렇다. 먼저 황산 네오마이신은 상처 부위의 세균 감염을 치료하면서 동시에 예방하고, 초산 히드로코르티손은 상처에 생긴 염증을 빨리 가라앉도록 하며, 센텔라 아시아티카 정량 추출물은 상처 회복이 잘 되록 해준다.
복합마데카솔은 마데카솔보다 효능이 좋아진 반면에 내성(耐性, tolerance)이 있어서 자주 사용하면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나아가 피부 면역력을 떨어지게 할 수도 있다. 가격도 마데카솔보다 비싸다.
4. 박트로반(Bactroban)
박트로반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약이다. 박트로반은 무프로신(mupirocin) 계열의 항생제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프로신의 약리작용은 isoleucyl transfer-rna synthetase에 가역적으로 특이결합함으로써 세균의 단백합성을 억제한다. 쉽게 말하면 세균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트로반은 감염 치료 전문 약물, 세균 전용 약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이신이 주 성분인 후시딘과 박트로반은 적용 범위가 같을까? 박트로반은 후시딘보다 자극성이 약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좀더 넓게 발라도 된다. 실제 임상에서도 대부분의 의사들은 후시딘보다 박트로반 연고를 처방한다. 항균력도 후시딘보다 좋다. 그래서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는 상처에는 박트로반이 효과가 좋다.
박트로반도 부작용이 있다. 사실, 부작용이 없는 연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박트로반은 절대로 점막부위에 사용하면 안된다. 그리고, 박트로반은 한 번 개봉하면 연고 자체가 오염될 가능성이 다른 연고보다 높아 사용 후 남은 것을 버리는 것이 가장 정확한 사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