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란 이래저래 욕을 먹어가며 살아야 하는가보다. 강론을 길게 하면
성인군자 같다하여 야단이고, 짧게 하면 준비하지 않았다 하여 야단이다.
목소리를 높이면 강론 시간에 야단친다고 불평이고 은근한 목소리로
강론하면, 못 알아듣겠다고 불평이다. 화를 내고 야단을 치면 무슨 신부가
저따위냐 쑥덕거리고, 화를 내지 않으면 얕보고 말을 듣지 않는다.
늘 집에 있으면 가정방문 않는다고 비난하고, 가정방문 하느라 사제관을
비우면 집에 붙어있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희사금을 내라 하면 신부가
돈만 밝힌다고 야단이고, 그래서 아무 소리도 하지 않으면 도대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야단이다. 고해성사 때 친절하게 지도하면 너무 길게
훈계한다고 짜증내고, 간단히 짧게 하면 성사주기를 싫어하는 신부라
못 박는다.
차를 굴리면 세속적 인물이 되어간다고 비난하고, 그렇지 않으면 융통성이
없는 신부라고 비난한다. 성당이나 사제관을 수리하기 시작하면 돈
낭비한다고 야단이고, 그냥 두면 망가져가는 성당을 그냥 내버려둔다고
야단이다. 신부가 젊으면 경험이 없다하여 훈계하려 들고, 늙으면 어서
빨리 은퇴하라 야단이다.
아는 여자와 웃으며 이야기하면, 그 여자만 좋아한다고 야단이고
무뚝뚝하게 그냥 이야기하면 재미없는 신부라고 평한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모두 아는 척 하고 인사하지만, 죽으면 아무도
신부를 위해 울지 않는다. 이것이 사제의 외로운 인생인가보다.
영명축일을 앞둔 분도신부님을 위한 기도를 하던 중 세례 받은 지 얼마 안되었을 떄 읽었던 이 글이
생각이 나서 옮겨 보았습니다. 그땐 의아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해서, 신부님을 위한 기도를 더욱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나름의 각오를 가졌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