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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지훈(IBO 수퍼페더급 챔피언) 스토리 4

작성자아어뽁서|작성시간09.11.17|조회수88 목록 댓글 0

시합 이틀전에 텍사스 라레도로 갔다. 마약거래가 많아 살인사건이 수도없이 일어난다는 살벌한 소문과는 달리 그냥 멕시코의 시골읍내 같았다. 그냥 멕시코다. 백인도 흑인도 거의 보이지 않고 멕시칸 뿐이다. 호텔 바로 건너편에 멕시코 누에보 라레도가 보이고 사람들이 걸어서 멕시코를 왔다갔다 한다. 그런데 지훈이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않아 보인다. 정말 자존심 상하게도 김정주 에게 져서 베이징 올림픽 메달을 놓쳤던 디미트리어스 안드라데가 Co-Feature 인데 김지훈은 TV 중계가 없다. 안드라데는 시종 쾌활했다.

 

다음날 아침 김관장님과 함께 라레도 시내 (시내라기 보단 시골읍내) 돌아 다니며 계체량후 갈 식당을 찾고 있었다. 김관장님은 ‘그래도 한국식당 하나쯤은 있을거다'란 믿음을 버리질 않는다. 그러다 우연히 젊은 한국인 목사님 부부를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 에게 한국 사람들을 소개 받았다. 그러나 내일이 구역예배 날이라 시합장에 오지는 못한단다. ‘금요일 구역에배 대신 라레도 생기고 처음으로 한국선수가 이 멀리까지 시합하러 왔는데 시합장에 좀 와주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후 한국서 권투를 했다는 정상현 이란 분을 만났다. 홍수환 챔프가 미국살때 같이 있었다고 하신다. 그분이 세컨까지 자청 하셨다.

 

그리고 계체량, 살리나스 보니 운동을 많이 한 몸이다. 눈빛도 날카롭다. 그런데 분명 계약서 상에 한계체중이 135 파운드 이고 136까지는 허용한다고 되어 있는데 김지훈이 135.5가 나오자 살리나스 측에서 이의를 제기했고 텍사스 커미션 에서 체중을 더 빼라고 한다. 그러나 이때 싸우기 위해 그간 아트 펠룰로의 무성의함도 참아온 나다. 강력히 항의했다.  펠룰로가 결국 계약서를 가지고 왔고 내가 이겼다. 게체량을 무사히 통과했다. 그런데 지훈이가 음식을 섭취하고도 회복이 안되고 있다. 정말 걱정이다.


 

 


가볍게 계체량을 통과한 길버트 살리나스

 

 

 

힘이없이 축 늘어진 모습의 김지훈

 

다음날 시합을 했다. 오프닝 시합이 지훈이의 8회전 시합 이란다. 시간도 부족한데 지훈이가 자꾸 화장실을 들락 거린다. 같은 드레싱룸에 살리나스와 같은 체육관 트레이너 들과 선수들이 득실 거리는데…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겨우 붕대를 감아 놨더니 또 화장실을 갔다. 그리고 글러브를 끼고 몸도 못풀었는데 또 화장실을 갔다. 도저히 시합할 몸이 아니다. 불안했다. 그리고 선수는 화장실에 있는데 프로모터가 드레싱룸 까지 뛰어와서 ‘빨리 입장하라’며 소리친다. 우여곡절 끝에 그래도 미리 준비한 입장곡 Rage Against the Machine의 People of the Sun과 함께 링에 올라섰다. 그리고 시합이 시작되었다.

 

몸을 풀지 못하고 링에 올라 고전을 했다. 쓸데없는 펀치를 다 맞고있다. 상대도 시합 하기가 매우 짜증나는 여우같은 스타일 이다. 도데체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같은 드레싱룸을 쓰던 살리나스와 같은 체육관원들중 누가 일러 줬는지 살리나스 녀석이 아예 작정하고 김지훈의 복부만 두들긴다. 김관장님은 한국식으로 일어서서 소리 지르다가 커미셔너 에게 경고를 받았다. 한번만 더 일어나서 소리 지르면 퇴장 시키겠단다 (참고로 미국에선 코너맨 들은 한국처럼 의자에서 일어나 떠들며 선수에게 지시하는것은 금지 되어있다. 그나마 작전지시는 커미셔너에 따라 눈감아 주는 경우가 많으나 의자에서 일어나는건 절대 못하게 되어있다. 이젠 김관장님도 원정을 많이 다니셔서 거기에 익숙하다).

 

 3회전에 KO찬스를 잡았다. 그런데 살리나스 이 여우같은 자식이 마우스피스를 뱉어 버렸다. 심판이 마우스피스를 다시 물려 주는동안 살리나스가 위기를 빠져 나갔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자 또 다시 답답한 경기를 하는 김지훈, 관장님의 ‘어퍼컷 턱에’란 주문이 쩌렁쩌렁 울린다. 하지만 살리나스의 교묘한 디펜스에 턱은 포인트를 맞출수가 없다. 관자놀이를 노리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살리나스는 수시로 양손으로 김지훈 에게 꿀밤을 때리며 약을 올린다. 관중들이 폭소한다. 그러나 집중력이 뛰어난 지훈이가 거기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컨디션이 안좋아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하지만 그나마 시합은 유리하게 이끌고 있었다.

 

그러다 맞이한 최종회 8회, 아직도 KO 를 기대하며 코너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지훈이의 콤비네이션이 턱에 작렬하고 백스텝을 밟는 살리나스 , 한바퀴 돌며 쫒아간 김지훈이 투원 양훅으로 공격하자 살리나스가 비틀 거린다. 멕시코 관중들이 “볼케이노, 끝장내라” 라고 소리 지른다. 그걸 로프로 몰아 전매특허인 라이트 어퍼컷 한방을 걷어 올리자 살리나스가 눈동공이 뒤집혀지며 거품을 물고 다리가 꺾이며 쓰러진다. 주심이 카운트 없이 바로 스톱 시키고 닥터가 급히 링위로 올라갔다. 관중들이 흥분하고 난리다. 자기 선수를 KO 시켰는데 어쩌면 저렇게도 좋아할까?

 

그런데 시합후 드레싱룸에 들어가 김지훈은 관장님께 오히려 혼났다. 기대이하의 경기내용을 보였기 때문이다. 세계 챔피언 목표가 아니라 진정한 챔피언이 목표인 이유다. 그후 김지훈은 또 화장실을 갔다. 그때 이게 누군가? 환 마누엘 마르케즈가 우리 드레싱룸 으로 들어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본인과는 구면이다. 김지훈과 대면시켜 주고 싶은데 지훈이가 화장실 에서 나올줄을 몰라 포기하고 관장님만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내가 “야, 오늘 이 선수는 널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라고 했더니 식 웃는다. 이해간다. 오늘 시합 내용이 엉망 이었기 때문에 그말이 우스울 것이리라. 나중에 지훈이 에게 마르케스가 우리 룸에 왔었단 얘기를 해주니 마르케스 앞에서 너무 못 싸웠다며 속상해 한다. 이후 링에 오른 배너 프로모션 소속의 안드라데와 루슬란 프로보드니코프 등의 유망주 들은 100% 자신들의 기량을 발휘해 김지훈의 고전이 더욱 안타까웠다.

 

 

격전을 치룬후 양선수들 서로를 격려한뒤 포즈를 취하다. 살리나스는 다섯명의 자녀를 둔 가장 이었다.

 

 

 

시합후 드레싱룸 에서 환 마누엘 마르케즈와 함께한 김관장님

 

그후 시합날 아침식사를 사주시며 자신의 밴으로 이동을 해주셨던 정상현 씨의 차량으로 호텔로 돌아가 호텔 정문앞 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날 시합 해설을 맡았던 버나드 합킨스가 택시에서 내렸다. 그러다 지훈이를 보더니 “오늘 수고 많았다. 열심히 해서 반드시 니꿈을 이루기를 바란다” 라며 격려를 해줬다. 그후 합킨스와 사진을 찍고 호텔안에 들어가서 지훈이는 관장님께 한시간 이상 더 혼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관장님과 나는 호텔바에 가서 맥주 한잔과 간단한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관장님이 “그래도 그런 컨디션 으로 고전 하면서도 KO승을 거둔건 대단한 거야. 훈련량이 많지 않았으면 불가능 한 결과 였다고 생각해” 라는 말씀을 하셨다.

 

 

 

 

다음날 공항에서 아침식사를 한후 같은 소형 비행기를 타고 휴스톤에 가서 헤어졌다. 다음엔 반드시 큰 시합 잡아 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그리고는 이내 마음이 무거워 졌다. ‘프로모터가 김지훈이 이번 시합에 좋지않은 경기모습을 보여줬다며 계속 얘기했었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 줬어도 다음 시합이 잡힐까 말까한 판국에 시합을 망쳐 버렸다. 이제 또 얼마나 더 길게 기약이 없는 시간을 기다려야 할까? 그리고 이번 역시 한국에 방송되지 못했다. 일주일 뒤 마랄리가 현 IBF 주니어 라이트급 챔피언 로버트 게레로를 꺾은바 있는 멕시코의 가말리엘 디아즈를 완벽한 판정으로 물리치고 IBO 챔피언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후 나는 지훈이 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또 다시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그 기간 동안 김지훈은 코리안 콘텐더 8강전과 준결승을 치렀다. 미국 원정후 불과 한달만에 링에 올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염형주를 2회 KO 시켰고 또 다시 발전한, 그러나 서둘지 않는 모습으로 여인수를 4회에 KO 시켰다. 그러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김형열 관장님은 자신의 모든걸 걸고 김지훈 지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그를 따르는 김지훈의 정신무장도 미국 선수들 에게선 절대 찾아볼수 없는것 이었다.

 

일과중 시간이 날때마다 배너 프로모션을 방문하고 전화하고 나중엔 김형열 관장님을 시켜 이메일을 보내게 하는 작전까지 쓰던 어느날 이었다. 김형열 관장님 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현석씨, 이메일 봤어?” “뭐 말씀 입니까?” “지금 빨리 이메일 열어봐!”

 

배너 프로모션 에서 나와 김관장님 에게 보내온 이메일 이었는데 9월 12일에 요하네스버그 에서 졸라니 마랄리의 IBO 주니어 라이트급 타이틀 방어전 상대로 시합을 뛰겠느냐는 내용 이었다. 순간 만세를 불렀다. 그간 라이트급 으로 뛰어온 지훈이의 감량이 걱정이 되었으나 김관장님이 체중은 자신에게 맡기라고 하신다. ‘그래, 가자 남아공 으로!’

 

http://blog.naver.com/hs0413lee/70072430887 

[출처] 김지훈 스토리 IV|작성자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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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의 허가를 맡고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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