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호 구로문학 원고 / 시 2편/구행자

작성자고선자|작성시간26.06.22|조회수12 목록 댓글 0

양심을 수거하며

구행자

고요를 깨우는 첫 알람 소리
새벽의 어둠이 몸을 일으킨다
거리의 바람은 스산하고 낙엽은 허공에서 제 그림자를
잃는다

오늘은 버려진 것들 목소리에
귀 를 기울이기로 했다
바람에 밀려 춤추던 휴지,
땅에 닿자 한숨이 되었다

쓰이고 버려진 존재의 하소연
주인보다 더 인간적인
한 목소리 였다

하수관 속에 갇힌 빛,
악취 속에서도 하늘을 꿈꾼다
땅의 넋두리를 들으며 떨어진
양심을 조심스레 주워 담는다

낙엽은 가지에 매달린채
빛나고,
떨어지는 순간 '빛을 반납'한다

소멸과 생성의 숨결 속에서
빛 한 줄기따라 새로운 길의
문턱에 서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인동초 ( 忍冬草 )

구행자

눈보라 모진 강풍 불어 와도
그 자리 떠나지 않는 푸른 잎
나는 오래 그 이름을 불러 왔다

삶이 아무리 메말라도
얼어붙은 땅속에서
봄을 떠받치는 줄기 하나

세상 풍파 견뎌 내며
하얀 꽃에서 노랑꽃으로
시간을 건너는 동안
인연은 스스로 풀지 않았다

비록 환지통을 겪는다 해도
내 몸 하나 타올라
다른 생을 데을 수 있었 다면

노을이 길어지는 언덕에서
비로서 알게 된다
꽃은 견딘 시간의 깊이로
피어난다는 것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프로필

시: 수필 작가
한국 구로지회윈
MBC 수필당선
치유의 숲속길
시집 출판
수필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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