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신문 창간호 논설
1896년 4월 7일에 한국 최초의 민간 신문으로 한글 3면, 영문 1면으로 구성됐다. 서재필이 중심이 된 독립협회의 기관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독립 신문이 독립 협회보다 먼저 창간되었다. 사실 독립 협회에는 대조선 독립 협회보라는 공식 기관지가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건 월간이고, 인지도 바닥.
처음에는 주 3회 300부 발행하였다. 1897년 1월 5일부터 영문판을 4면짜리 The Independent로 분리했다. 1898년 7월 1일 일간으로 바꾸었다. 독립 협회가 해체된 이후, 윤치호, 헨리 아펜젤러 등이 잠시 맡았으나 정부에서 인수한 뒤 폐간시켜버렸다.
사진에 보면 아래아가 남아 있는데, 독립 신문이 나온 지 한참이나 지나서 1933년에 아래아가 폐지되었기 때문. 또 한글에 띄어쓰기를 정착시키게 한 신문이기도 하다. 이전까지는 한글을 쓸 때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서재필은 독립 신문에서 자신의 영문 이름인 필립 제이슨의 한역인 피제손으로만 기록하였고, 대한 제국에서 축출되었던 1898년에는 애초에 독립 신문을 일본이나 러시아에 팔아넘기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재와 윤치호의 만류로 넘어갔다고 하는데, 독립 신문이 니꺼가? 결국 윤치호가 운영을 이어받는다.
네이버에서 독립 신문의 원문과 원문을 현대 한글로 표기해놓은 한글 현대문, 영문판 전부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뉴스 라이브러리가 아닌 지식백과에서 볼 수 있다. 링크 신문을 보면 재밌는게 상당히 많은데,어떤 사람이 구독료가 너무 비싸다고 항의하는 편지글을 독립신문에 써서 보내자, 신문의 장점을 쭉 설명하면서 택도 없는 소리라고 대놓고 말하는 기사도 있으며, 논설기사에는 '시방'이라는 다소 구수한(...)표현이 있는 경우도 있다. 해외토픽이나 갖가지 광고, 가십기사들도 재밌는게 상당히 많다.
1가지 더, 개신교계 미션 스쿨이었던 이화학당과 같이 한민족 역사에서 최초로 성탄절을 기념한 곳이 독립신문이었고. 당시 크리스마스를 휴무로 했다.
우리가 독립신문을 오늘 처음으로 출판하는데 조선 속에 있는 내외국 인민에게 우리 주의를 미리 말씀하여 아시게 하노라.
우리는 첫째 편벽되지 아니한고로 무슨 당에도 상관이 없고 상하귀천을 달리 대접아니하고 모든 조선 사람으로만 알고 조선만 위하며 공평히 인민에게말할 터인데 우리가 서울 백성만 위할게 아니라 조선 전국인민을 위하여 무슨 일이든지 대언하여 주려함.
정부에서 하시는 일을 백성에게 전할터이요 백성의 정세를 정부에 전할터이니 만일 백성이 정부일을 자세히 알고 정부에서 백성의 일을 자세히 아시면 피차에 유익한 일만이 있을터이요 불평한 마음과 의심하는 생각이 없어질 터이옴. 우리가 이 신문 출판하기는 취리하려는게 아닌고로 값을 헐하도록 하엿고 모두 언문으로 쓰기는 남녀상하귀천이 모두 보게 함이요 또 귀절을 띄어 쓰기는 알아보기 쉽도록 함이라. 우리는 바른 데로만 신문을 할터인고로 정부 관원이라도 잘못하는 이 있으면 우리가 말할터이요 탐관오리들을 알면 세상에 그 사람의 행적을 폐일터요 사사백성이라도 무법한 일 하는 사람은 우리가 찾아 신문에 설명할터이옴.
우리는 조선 대군주폐하와 조선정부와 조선인민을 위하는 사람들인고로 편당있는 의논이든지 한쪽만 생각코 하는 말은 우리 신문상에 없을 터이옴. 또 한쪽에 영문으로 기록하기는 외국인민이 조선 사정을 자세히 모른즉 혹 편벽된 말만 듣고 조선을 잘못 생각할까 보아 실살 사정을 알게하고저 하여 영문으로 조금 기록함.
그러한즉 이 신문을 똑 조선만 위함을 가히 알터이요 이 신문을 인연하여 내외 남녀 상하 귀천이 모두 조선일을 서로 알터이옴. 우리가 또 외국사정도 조선 인민을 위하여 간간이 기록할터이니 그걸 인연하여 외국은 가지 못하더라도 조선인민이 외국사정도 알터이옴. 오늘은 처음인고로 대강 우리 주의만 세상에 고하고 우리신문을 보면 조선인민이 소견과 지혜가 진보함을 믿노라. 논설 그치기 전에 우리가 대군주페하께 송덕하고 만세를 부르나이다.
우리신문이 한문은 아니쓰고 다만 국문으로만 쓰는것은 상하귀천이 다 보게 함이라. 또 국문을 이렇게 귀절을 떠여 쓴 즉 아무라도 이 신문 보기가 쉽고 신문 속에 잇는 말을 자세히 알아보게 함이라. 각국에서는 사람들이 남녀 물론하고 본국 국문을 먼저 배워 능통한 후에야 외국 글을 배우는 법인데 조선에서는 조선국문은 아니 배우드라고 한문만 공부하는 까닭에 국문을 잘 아는 사람이 드물도다. 조선국문하고 한문하고 비교하여 보면 조선 국문이 한문보다 얼마가 나은 것이 무엇인고하니 첫째는 배우기가 쉬우니 좋은 글이요 둘째는 이글이 조선글이니 조선인민들이 알아서 백사를 한문 대신 국문으로 써야 상하귀천이 모두 보고 알아보기가 쉬울터이라 한문만 늘 써 버릇하고 국문은 페한 까닭에 국문만 쓴 글을 조선인민이 도리어 잘 알아보지 못하고 한문을 잘 알아보니 그게 어찌 한심치 아니하리요, 또 국문을 알아보기가 어려운건 다름이 아니라 첫째는 말머리를 떼이지 아니하고 그저 줄줄 내려쓰는 까닭에 글자가 위부터인지 아래부터인지 몰라서 몇 번 읽어본 후에야 글자가 어디부터인지 비로소 알고 읽으니 국문으로 쓴 편지 한장을 보자하면 한문으로 쓴 것보다 더디 보고 또 그나마 국문을 자주 아니 쓰는고로 서툴어서 잘못봄이라.
그런고로 정부에서 내리는 명령과 국가 문적을 한문으로만 쓴 즉 한문못하는 인민은 남의 말만 듣고 무슨 명령인줄 알고 이편이 친히 그 글을 못보니 그 사람은 무단이 병신이 됨이라. 한문못한다고 그 사람이 무식한 사람이 아니라 국문만 잘하고 다른 물정과 학문이 없는 사람보다 유식하고 높은 사람이 되는 법이라.
조선 부인네도 국문을 잘하고 각색 물정과 학문을 배워 소견이 높고 행실이 정직하면 물론 빈부 귀천간에 그 부인이 한문은 잘하고도 다른 것 모르는 귀족 남자보다 높은 사람이 되는 법이라.
우리 신문은 빈부 귀천을 다름없이 이 신문을 보고 외국물정 내지 사정을 알게 하려는 뜻이니 남녀 노소 상하 귀천간에 우리 신문을 하루걸러 몇달간 보면 새 지각과 새 학문이 생긴 걸 미리 아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