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시소혜(擲施小惠)
(적에게) 작은 미끼를 물게 해야 한다.
擲 : 던질 척
施 : 베풀 시
小 : 작을 소
惠 : 은혜 혜
척(擲)이란 무엇인가를 던진다는 뜻이다.
노름할 때 자기 패를 던진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므로,
성공 가능성을 기대하고 어떤 행위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큰 승부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이라고 한다.
단판 승부를 가리킨다.
최고의 승부사는 작은 소척대탐(小擲大貪)에 능하고,
대부분 패자는 소탐대실(小貪大失)에 연연한다.
소척은 혜택이나 이익을 가장하므로
소혜(小惠) 또는 소리(小利)이다.
척시소혜(擲施小惠)는 상대를 유인하기 위해 나의 군사,
경제, 물질, 인력, 명분과 같은 것들을
상대에게 던져주는 것을 가리킨다.
무조건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물지 않을 수 없도록
교묘하게 포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이면 더 좋다.
상대의 심장을 노리려면,
내 팔 하나 정도는 줄 수 있어야 한다.
춘추시대 말기 남방의 초는 주변 소국을
병탄하면서 강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교(絞)라는 작은 나라는 만만치 않았다.
몇 달이나 대치했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초무왕(楚武王)은 무력이 아니라 계략이 필요했다.
대부 막오(莫傲)와 굴하(屈瑕)가 상황을 분석한 후
'척시소혜(擲施小惠)'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근거는 오랫동안 고립된 교군진영에게
땔감이 떨어졌다는 정보였다.
실제로 교군의 진영에서는
이미 상당 기간 연기가 오르지 않았다.
땔감이라는 작은 이득을 주면
교군은 성을 나와 미끼를 물 것이다.
초왕은 일부러 군사들에게
땔감을 마련해 돌아오라고 명했다.
적이 그것을 빼앗으려고 성을
나오게 유인하려는 속셈이었다.
땔감을 마련하는 병력은 대부분 비전투요원이었다.
만만하게 보여야 빼앗으려고 할 것이다.
정예 병력은 교군의 퇴로에 매복했다.
오랫동안 고립된 교후(絞侯)는
정말 땔감이 없어서 고통스러웠다.
갑자기 초군이 먼 산에서 땔감을 마련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물론 땔감을 마련하는 초군이 주로
노약자라는 사실도 알았다.
그는 초군을 습격하고 땔감을 탈취하라고 명했다.
첫날은 땔감을 하던 초군 30명을 생포했다.
교군은 적지 않은 땔감과 의복,
군량미를 부수적으로 얻었다.
이 성과에 흡족해진 교후는
다음 날도 초군을 습격하라고 명했다.
며칠 동안 같은 일이 반복되자,
성안에는 어느 정도 땔감이 풍족해졌다.
자신감이 생긴 교후는 6일째 되는 날
더 많은 병력을 출전시켰다.
대규모 부대가 나타나자,
겁을 먹은 초군은 깊은 산속으로 도망쳤다.
많은 땔감을 빼앗은 교군은 초군을
추격해 깊은 산중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천지를 진동하는 함성과 함께
초군의 복병이 나타났다.
혼비백산한 교군은 전투력을
상실하고 황급히 성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성으로 돌아가는 길목에는
또 다른 초군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군은 교군을 포위해 교국에
잡혀간 포로보다 더 많은 포로를 잡았다.
교후는 도저히 초군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성에서 나와 항복했다.
이 전투로 교국은 멸망했다.
교후는 작은 이익을 탐하다가 나라를 잃었고,
초왕은 땔감이라는 낚싯밥을 던져
결정적인 승리를 얻었다.
승패와 득실은 대조적이다.
초왕에게 이러한 계책을 제출한 막오와 굴하는
정치적 두뇌와 모략의 고수들이었다.
실현 가능성을 놓고 토론할 때 굴하가 주장했다.
“이익으로 유인해야 합니다.
먼저 적에게 작은 미끼를 물게 해야 합니다.
적이 경계심을 풀고 마음대로 성을 나와 행동하면
매복했다가 일시에 섬멸할 수 있습니다.
교성 바깥은 산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이 계략을 시행하기에 적합합니다.”
“교군을 성 밖으로 끌어낼 수 있겠는가?”
이번에는 막오가 대답했다.
“교국은 약소국이고 사람들의 성질은 조급합니다.
성질이 조급한 사람들은 계략이 없습니다.
좋은 냄새가 나는 낚싯밥을 던져주면,
반드시 위장이 동해서 그것을 물게 됩니다.”
이후 과정은 그들의 생각대로 진행됐다.
크고 작음을 구분하는 것이 승부사의 능력이다.
-옮긴 글-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김일희 작성시간 24.09.05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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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빛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06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고
환절기에 건강하세요 -
작성자dnjfvlehd 작성시간 24.09.05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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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빛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06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고
환절기에 건강하세요 -
작성자물래방아 작성시간 24.09.06 교후는 작은 이익을 탐하다가 나라를 잃었고,
초왕은 땔감이라는 낚싯밥을 던져 결정적인 승리를 얻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