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이 가르쳐준 노년의 지혜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번지는 시간,
나는 커피가 가득 찬 컵을 손에 들고 조심스레
걸음을 내디뎠다.
막 내린 커피의 온기가 손바닥에 전해졌고,
그 따스함을 느끼며 첫 발을 내밀었다.
그러나 겨우 두 걸음 컵 속의 커피가 넘실거리며
흔들리자 내 몸도 같이 흔들렸다.
가득 찬 커피는 마치 세월이 지나며 약해진 내 균형 감각을
시험하듯 조금의 놀림도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멈춰 섰다.
그리고 조용히 커피를 1센티미터쯤 마셔 보았다.
다시 걸음을 떼자 이번에는 5미터를 걸을 수 있었다.
커피는 여전히 조금 흔들렸지만 넘칠 것 같은 위태로움 이었고,
내 마음도 함께 안정 되지 못했다.
나는 커피를 두어 센티미터 더 마셔 보았다.
그리고 걸었다.
이번에는 마침내 흔들림 없이 내가 목표한 자리까지
떳떳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작은 컵 속에서 내 인생이 보였다.
가득 채울 때는 두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던 내가
조금 덜어내자, 멀리까지 걸을 수 있었다.
덜어낸 것은 커피였지만 실은 마음의 무게였고,
세월이 일러 주는 조용한 지혜였다.
살아보니 무엇이든 넘치면 흔들리고 적당히 비워야
길이 보인다. 젊을 때는 힘으로 버텼지만
노년이 되니 덜어낼 줄 아는 것이
더 큰 힘이 된다.
오늘, 커피 한 잔은 내게 또 하나의 진실을
가르쳐 주었다.
덜어낼 줄 아는 사람이 멀리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세월이 남겨 준 가장 부드럽고
깊은 가르침이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