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 <문화를 담은 공양> 영화 <컵(The Cup)> : 스님들, 축구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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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 : 월드컵이 뭔가?
게코스님 : 공을 사이에 두고 두 나라가 싸우는 것입니다.
주지스님 : 전쟁은 언제 벌어지나?
게코스님 : 오늘 밤 자정입니다.
주지스님 : 묘한 시간에 시작하는군. 싸워서 이기면 얻는 건 무엇인가?
게코스님 : 컵입니다.
주지스님 : 부녀자를 해치는 일도 일어나나?
게코스님 : 그런 건 없는 듯합니다.
- 영화 <컵(The Cup)> 대상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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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 반대편에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뜨거운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 대표팀도 불과 이틀 전, 유럽의 강호 체코를 상대로 2대 1의 짜릿한 신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첫 단추를 꿰었는데요. 덕분에 새벽잠을 설쳐가며 축구에 몰입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 요즘입니다.
이 뜨거운 축구 열기를 지켜보다 보니, 문득 마음을 달궈주는 축구 영화 한 편이 떠오릅니다. 바로 부탄의 승려 감독 키엔체 노르부가 연출한 실화 영화 <컵(The Cup)>입니다.
영화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 한창이던 시절, 인도의 한 한적한 티베트 망명 사찰을 배경으로 합니다. 엄격한 규율이 흐르던 조용한 사원에 월드컵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축구에 푹 빠진 동자승들은 결승전을 라이브로 보기 위해 위성 안테나와 TV를 구하려는 좌충우돌 대작전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영화 속 동자승들은 캄캄한 밤, 사찰을 몰래 빠져나가면서까지 축구를 보기 위해 애를 씁니다. 처음에는 "공 하나를 두고 두 나라가 싸우는 이상한 경기"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축구 시청을 막아서던 노승들도, 결국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에 동화되어 함께 안테나를 세우고 화면 속으로 빠져들고 맙니다.
마침내 온 사찰 식구가 방 한 칸에 옹기종기 모여 프랑스와 브라질의 결승전을 관람하며, 다 함께 환호하고 아쉬워하는 장면들은 이 영화의 거듭되는 백미입니다.
예전만큼은 아니라 해도, 지금 우리가 마주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다가오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도, 영화 <컵> 속의 사찰처럼 국경과 세대를 넘어 다 함께 마음을 모아 유쾌하고 뜨거운 응원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나무아미타불